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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에피소드84

시공을 뛰어넘는 목소리(5)/時を超える声(5) 오웬과 시간의 동굴을 걷고 있자, 예스툴므의 날개소리와 물방울 소리에 섞여 시공을 뛰어넘은 대화가 들려왔다. [젊고 낮은 남자의 목소리] 어이, 좀 더 신중하게 해. 열쇠를 못쓰게 되면 어쩔거야. [젊고 밝은 남자의 목소리] 괜찮다니까. 지하실에 마법사를 가둬뒀다니, 마을 녀석들을 겁주기 위한 거짓말이야.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말이 사실이라면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100년 정도 여기에 있다는 소리잖아. 아무리 마법사라도 불사신이 아니야. 정말 있다 해도 진작에 돌이 됐겠지. ……읏차, 봐, 열렸어! [젊고 낮은 남자의 목소리]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이네…… 진짜 아무것도 없…… [사신 같은 남자의 목소리] 누구야. [젊고 밝은 남자의 목소리] ……윽!? [사신 같은 남자의 목소리] 나, 밖에 나가도 돼.. 2021. 4. 6.
위험한 장소/危険な場所 [아키라] 어라, 동굴 안쪽에 빛이…… 와…… 저기, 녹색으로 빚나고 있네? 돌이나 이끼인가? 환상적이고 예뻐.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오웬] 현자님. [아키라] 우앗……?! 오웬……있었군요. 깜짝 놀랐다…… [오웬] 그거, 벌레야. [아키라] 네? [오웬] 빛나고 있는 거. 작은 벌레야. 돌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거야. 잘 봐, 움직이잖아. [아키라] …………… 진짜다…… 오웬은 벌레와도 얘기할 수 있나요? 이 쪽으로 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 주지 않을래요? [오웬] 벌레는 얘기 안 해. 하지만, 현자님의 눈이 빛나면, 널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 저 녀석들, 태양이 아닌 빛에 몰려드는 습성이 있어. 마법으로 반짝반짝하게 해 줄게. [아키라] 네? 눈을? 잠…… 잠깐 기다려주세요……!! [오웬].. 2021. 4. 6.
스팟에 얽힌 이야기(1)/スポットゆかりの話(1) [아키라] 이 근처는 인간이 전혀 없다고 하셨죠. 역시, 인간과 함께 사는 건 싫은가요? [브래들리] 인간이 좋고 싫고에 따라서 사는 곳을 정하진 않아. 북쪽은 일단 마법사의 영역이 있어서, 그 녀석의 비호를 받는 인간이 살지. 강한 마법사가 있고, 거기서부터 마을이나 거리가 생겨서, 그게 여럿 있으니까 승강이질하는 거야. 두목 격이 지면, 전원 몰살되는 경우도 있지. [아키라] 상상 이상으로 살벌한 느낌이네요…… [브래들리] 넌 꽤나 평온해빠진 세계에서 왔었지. 북쪽만 그런 게 아니라, 그런 느낌으로 바깥 걸어 다니다간 금방 죽는다. [아키라] 북쪽 나라에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선, 마법사가 지켜줘야 하는 거군요. 브래들리를 따르던 인간도 있었나요? [브래들리] 이 몸은 필요한 건 스스로 빼앗거든. 좋.. 2021. 4. 6.
시간의 동굴 6화 브래들리는 잔해에 손을 대고, 마법의 주문을 읊었다. [브래들리] 《아드노포텐숨》 희미한 빛을 띠며 잔해에 균열이 가더니, 산산조각 나 부서져 내렸다. 굉음 속에서 무수한 날개소리가 울렸다.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그때부터 긴 시간이 지나서, 내 동료는 네놈들 밖에 없게 됐구나, 박쥐들아. 오늘 밤은 〈거대한 재앙〉이 다가오는 날이지. 보스가 현자의 마법사로 선택받았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진짜일까…… 보고 싶구만, 보스…… 만나고 싶구만, 모두와…… ……시간을 거슬러서, 옛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이, 예스툴므. 보스의 목소리를 들려줘. ……응? …………?! 뭐야?! 지진……?! ……윽, 으아아악……! 브래들리가 잔해를 치우자, 그 앞에 거대한 공간이 나타났다. 어둠 속에는, 넝마 조각 같.. 2021. 4. 6.
시간의 동굴 5화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보스, 멋지구먼…… 쓰레기 같은 우리들을 돌봐주고, 공을 세우는 법도 알려주고. 살 가치같은 건 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 사람이 『네놈은 겁대가리가 없지. 용감하고 믿음직한 부하다』라고 말해줄 때마다…… 나 같은 놈도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하고, 그런 생각이 들게 돼서…… [나른한 남자의 목소리] 하하, 박쥐 자식이 듬직해졌네. 아…… 또 몰려온다. 예스툴므가.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진짜다…… 성가시구만! 저리 가! 훠이, 훠이! 어두운 우주의 무수한 별들의 빛처럼, 수많은 녹색 눈이 빛났다.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보스가 잡혔다고?! 왜 마법사가 마법사를 잡아가는 거야! 이건 다른 놈들 본보기로 당한 거잖아! 중앙국까지 쳐들어가서 보.. 2021. 4. 6.
시간의 동굴 4화 [아키라] 방금 건……? [브래들리] 이게 그 속임수야. 예스툴므는 들었던 소리를 기록해서 무리끼리의 교신에 사용해. 소리만이 다음 세대로 쭉 계승되지…… 그래서, 태고의 옛날의 대화까지 들리는 거야. [아키라] 박쥐가 내는 소리였군요. 그래서 인간의 말을 할 수 있는 소형 익룡이라고 불린 거네요…… [브래들리] 생태를 모른 채라면, 이 동굴이 과거의 차원에 이어진 거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 [아키라] 정체불명의 생물이라고 했었고, 쌍둥이들도 몰랐던 것 같아요. 희귀한 생물일지도 모르겠네요. 브래들리는 어째서 예스툴므의 생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건가요? 아지트가 가까워서? [브래들리] 그것도 있지만, 왠지 예스툴므를 좋아하던 부하가 있었어. 그 녀석에게 들었지. 반항적이고 귀여운 구석도 없는 놈이었지.. 2021. 4. 6.
시간의 동굴 3화 브래들리를 보자, 그는 오웬을 노려보며 머리를 털고 있었다. [브래들리] 하여튼,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현자, 괜찮냐? [아키라] 아, 네. [브래들리] 그래서, 뭐랬지? 시간의 동굴에서만 볼 수 있는 전설의 생물이 어쩌고…… [아키라] 네. 상세 불명의 생물인데, 예스툴므라는 이름으로 사람 말을 하는 소형 익룡이라고…… [브래들리] 예스툴므라면, 그렇게 소란 피울 것도 아냐. 너도 아까 봤잖아. [아키라] 네? [브래들리] 아까 그 박쥐. 나는 동굴 안을 둘러봤다.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박쥐가, 녹색의 눈동자를 빛내고 있었다. [아키라] 이게 예스툴므……? 우리는 흩어져서 동굴 안을 탐색했다. 나는 브래들리와 함께 갔다. [아키라] (예스툴므의 정체가 박쥐란 건 알았어. 하지만……) (시간.. 2021. 4. 6.
시간의 동굴 2화 [아키라] 여기가 시간의 동굴…… 상상했던 것 보다도 넓은 공간이네요. 저 안쪽까지 이어져있어…… ▶다른 시공으로 이어질 것 같아…… +해피 더보기 [아키라] 다른 시공으로 이어질 것 같아…… [화이트] 만일 소문대로, 시간을 초월한다면 세계 창생부터 개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먼. 무르는 태어나는 순간에 돌로 만들어 둘까. [스노우] 호호호. 우리가 쌍둥이인 이상, 결말은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만. 브래들리 쨩은 어떤고? [브래들리] 뻔하잖아. 나를 잡은 네 녀석들과 피가로를 병에 가둬서 바다에 흘려보낼 거다. ▶괴물이 나올 것 같아…… +패션 더보기 [아키라] 괴물이 나올 것 같아…… [오웬] 괴물말이지. 케르베로스보다 강할 것 같으면 잡아서 가방 속에 넣어둘까. [브래들리] 서로 잡아먹는.. 2021. 4. 6.
시간의 동굴 1화 [아키라] 북쪽 탑에 도착했어요. 오늘은 북쪽 마법사 여러분께서 시간의 동굴에 가주셨으면 해요. [스노우] 시간의 동굴? 북쪽 나라에서도 인간들이 전혀 접근하지 않는 곳이구먼. [화이트] 시간을 초월해 낯선 시대로 데려가진다는 무서운 소문이 있는 곳이니까 말이지. [아키라] 시간을 초월해서……? 그 소문은 진짜인가요? [미스라] 글쎄요…… 잘은 모르겠지만 기묘한 이야기는 들려옵니다. 다른 차원으로 떠돌게 된다든지. [오웬] 먼 옛날 죽은 마법사가 살아 돌아온다든지. 아주 오래전에 있던 인간들의 대화 소리가 들린다든지. [브래들리] 가짜야. 나는 그 속임수를 알고 있지. 옛날에 그 근처에서 살았으니까. [미스라] 그런가요. [브래들리] 그래. 도적단의 아지트가 있었어. 그 시간의 동굴에 무슨 일 있나? [.. 2021. 4. 6.
화백의 즐거움/画伯の楽しみ [루틸] 티코 호수에는 신기한 조개가 있는데, 조개껍질을 부숴서 가공하면 독특한 색조의 물감을 만들 수 있어요 가루는 새하얗지만, 사용할 때 여러 가지 색이 나타난답니다. [아키라] 와아. 조개껍질이 물감이 된다니 재밌네요. [루틸] 전에 왔을 때 주워갔었어요. 조금뿐이어서 한 번 쓸 양밖에 안됐었지만요…… 오로라 같은 색이 됐었어요! 그것도, 호수의 마법의 힘일까요. [아키라] 그럼, 오늘은 많이 찾았으면 좋겠네요. 저도 찾는 것 도와드릴게요. [루틸] 감사합니다, 현자님! 많이 주우면 같이 그림 그려요! [아키라] 그렇게 귀중한 마법의 물감이라니, 아까워서 쓰기 긴장될 것 같은데…… 그래도, 재밌을 것 같아서 좋네요! [루틸] 신기한 물감이니까 신기한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무르 씨의 마법이라던가, .. 2021. 4. 3.
루틸에 대한 인상(4)/ルチルへの印象(4) [아키라] 미스라는 루틸의 어머니와 아는 사이였죠. 루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스라] 별생각 없는데요…… 뭐, 처음엔 약한 마법사 주제에 무턱대고 말 걸지 말라고 생각했어요. 보통은 아무도 저한테 다가오질 않아서요. 치렛타의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보고 있으면, 닮았을지도 모르겠다고는 생각해요. ▶어떤 표정이 닮았나요? 더보기 [아키라] 그건…… 얼굴이 닮았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표정이 닮았나요? [미스라] ………… 칭찬하는 듯 웃는 얼굴일까요. +[愛情(애정)] ▶어떤 행동이 닮았나요? 더보기 [아키라] 그건…… 언행이 닮았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행동이 닮았나요? [미스라] ………… 들떠서, 뭔가를 시작하고 조만간 질려서 그만두는 부분일까요. +쿨 [미스라] 그런 행동을 보면, 치렛타가 이젠 .. 2021. 4. 3.
루틸에 대한 인상(1)/ルチルへの印象(1) [아키라] 피가로는 루틸이 태어났을 때부터 루틸에 대해 알고 있죠. 루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피가로] 착실하고 상냥하고 착한 아이구나 하고 생각해. 그런 아이로 자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왜, 얼굴이 엄마를 닮았으니까 다소 걱정했단말이지. 그래도 성격은 아빠를 닮은 게 아닐까. [아키라] 걱정인가요……? 루틸의 어머님은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었나요? [피가로] 무섭지는 않지만, 특별히 상냥하지는 않았어. 내 앞에서는, 이지만. 아, 그래도, 밝고 적극적인 면은 닮았으려나. [아키라] 확실히 루틸은 모든 일을 밝고 좋은 방향으로 받아들여주죠. 그런 점 덕에 항상 기분이 나아져요. [피가로] 나도야. 옛날에 루틸에게 왜 끙끙대거나 주눅이 들거나 하지 않는지 물어봤던 적이 있어. 그랬더니, 저는.. 2021. 4. 3.
스팟의 명물(2)/スポットの名物(2) [아키라] 미틸. 호수에 들어가서 뭘 찾고 있나요? [미틸] 티코 호수에는 신기한 수초가 있어요. 하얗고 눈 같은…… 으음…… 앗! 찾았어요, 현자님! [아키라] 와……! 정말이다, 동그랗고 하얘서 눈덩이 같은…… [미틸] 예쁘죠! 이걸 연못이나 수조에 넣어놓으면, 물을 깨끗하게 해 준다고 해요. 병에 넣으면 둥실둥실 떠오르거나 가라앉거나 하면서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인다고 해요. [아키라] ……뭔가 기념품으로 굉장히 좋아 보이네요.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것 같아서 조금 그리운 느낌이 들어요…… [미틸] 현자님의 세계에도 있었나요? 리케는 분명 본 적 없겠죠. 주면 좋아하려나. 작은 것도 찾았어요! 현자님도 드릴까요? [아키라] 괜찮다면 부디…… [미틸] 알겠습니다! 동글동글한 것, 찾아올게요! +[上品(.. 2021. 4. 3.
스팟에서의 발견(3)/スポットでの発見(3) [아키라] 어라, 슬슬 돌아갈 생각인데, 무르의 모습이 보이질 않네……? 이렇게 훤히 트였는데, 어디에…… [무르] 현자님! [아키라] 와앗, 무르 ……!! 다행이다, 눈을 뗀 사이에 어디론가 가버린 줄 알고…… [무르] 난 어디도 안 가! 계속 여기 있어! 봐봐! 갖고 싶던 돌이 잔뜩! 보고 싶던 생물이 잔뜩! 봤어? 눈이 돌 것 같아! [아키라] 와…… 돌을 굉장히 많이 주워오셨네요…… 별의 돌이 떨어질 때 생긴 호수라고 하니, 그 탓일까요? [무르] 그럴 거야! 이 돌은 본 적 없는 소리! 이 돌은 들은 적 없는 빛! 이건 인어의 돌! 느껴본 적 없는 힘! 특별히 현자님한테 줄게. 그러니까 봐줘. [아키라] 인어의 돌…… 이건 마나석인가요? 하지만, 봐달라니 뭘…… 어라? 무, 무르? 어디로 간 거.. 2021. 4. 3.
스팟의 인상(4)/スポットの印象(4) [러스티카] 여기가 ‘별의 호수’ 시에서 유명한 티코 호수군요. 서쪽 나라의 예술가들 사이에서도 한 번은 보고 싶은 경치라 소문이 나 있어요. [아키라] 예쁜 곳이네요. 러스티카가 기뻐해 주셔서 다행이에요. [러스티카]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현자님. 당신과 방문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담아서 한 곡, 연주하겠습니다. 《아모레스트 비에쎄》 러스티카가 주문을 외우자, 아무것도 없는 초원에 쳄발로가 나타났다. 등을 꼿꼿이 편 러스티카가 의자에 걸터앉았다. [러스티카] 현자님. 괜찮으시다면, 연주하기 전, 제 곡에 제목을 붙여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아키라] 에! 지금 여기서? 제가요? 으음…… 조용한 호반의 현자라던가, 파도 타는 현자라던가, 어떨까요…… [러스티카] 그렇군요. 현자님의 노래가 좋겠네요. 알겠습.. 2021. 4. 3.
티코 호수 6화 [아키라] 혹시…… 시를 읽어서가 아닐까요? [루틸] '별의 호수'요? [아키라] 네. 시인이 '별의 호수'라는 시를 읽어준 상대는 그 아름다운 인어였을지도…… [루틸] ………… 루틸은 빛나는 호수를 돌아보았다. 호수면은 잠잠한 채였고, 불어오는 바람에 잔물결만이 일고 있었다. [루틸] ……영원의 사랑으로 그대를 바라보리라. 그 사람을 위한 시였던 거군요. 그 사람은 믿어주었을까요…… 어머니도 믿었을까요? 인간 쪽이 먼저 죽어버린다는 걸 알고 있어도, 인간이 주는 영원의 사랑을…… 어딘가 애달프게, 그리고 어딘가 사랑을 하는 듯, 루틸은 상냥하게 미소를 뗬다. [루틸] 어머니가 아버지께서 낭독해주시는 것을 듣고 황홀해하셨던 것처럼, 자신을 향한 시를 오랜만에 듣고…… 황홀한 느낌에 얼굴을 내밀어준 것일지.. 2021. 4. 2.
티코 호수 5화 [루틸] 그렇죠…… 분명, 그런 행복이 있어서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걸 찾은 거겠죠. 루틸의 미소에 나는 어렴풋이 상상했다. 호반에 멈춰 서있는 남쪽 나라의 남자와, 그에게 다가가는 빗자루에 탄 마녀의 모습을. 그것은 분명, 매우 아름다운 만남이었음에 틀림없었다. '별의 호수'를 쓴 시인이, 반짝이는 호수처럼 한결같은 사랑을 찾은 듯이. [아키라] 그러고 보면 '별의 호수'의 시인은 누구를 생각하고 이 시를 쓴 걸까요? [루틸] 그게 수수께끼예요. 평생 독신으로 사신 분이셨다는 것 같아서, 아내분이라던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때. 호수면에서 파도가 일렁였다. [루틸] 앗…… 루틸의 목소리에 이끌려 고개를 들었다. 환상적인 은색의 아름다운 수면 저편, 희미하게 보인 그림자에 나는 숨을 멈췄다. 눈처럼.. 2021. 4. 2.
티코 호수 4화 [아키라] (……멋지다…… 얼굴이 붉어질 만큼 직설적인 사랑의 시지만……) [루틸] 어머니는 이 시를 좋아하셔서, 자주 아버지께 낭독해달라 하셨어요. 그걸 듣고 황홀해지는 시간이 더욱 좋았어요. [아키라] 사랑스럽네요. 정말 좋아하는 남편이 읽어준다면 황홀할 만할지도…… [루틸] 미스라 씨께 이야기했더니, 미스라 씨도 부탁받은 적이 있었다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귀찮아서 읽어주지 않으셨대요. [아키라] 아하하. 미스라 답네요. [루틸] 만약, 미스라 씨가 귀찮아하지 않고 『별의 호수』를 어머니께 읽어드렸다면…… 제 아버지는 미스라 씨였을 지도 모르겠네요. [아키라] (대……대답하기 곤란하네……) [루틸] 가끔 생각해요. 어머니는 어째서 마법사인 미스라 씨가 아니라, 인간인 아버지와 결혼하셨을까 하고요. .. 2021. 4. 2.
티코 호수 3화 [루틸] 현자님은 저와 함께 가요! 호반 위쪽에서 호수를 조사할까요? [아키라] 호반 위에서? 빗자루에 타서 말인가요? [루틸] 스노우님과 화이트님께 마법 구두를 빌려왔어요! 이걸 신고 호수 위를 걸어서 가요! [아키라]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마법 구두……!? 시, 신어봐도 될까요? [루틸] 네! [아키라] …………! 정말이다……! 물 위를 걸을 수 있어요! 굉장하다, 물 위를 걷고 있어! [레녹스] 현자님, 감격하고 계시네요. [아키라] 감격하죠! 그야, 저, 마법사 같아요! [루틸] 아하하! 현자님이 기뻐해 주셔서 다행이에요! [아키라] 와아…… 계속 호수 위를 걸어갈 수 있어…… 반짝반짝해서 꿈같은 세상이야…… [루틸] 하아…… 예쁘죠. 고민도 피로도 두둥실 날아갈 것 같아요. ▶정말이네요…… 더.. 2021. 4. 2.
티코 호수 2화 [아키라] 남쪽 탑에서 빗자루로 하늘을 날아온 지 꽤 됐는데, 슬슬 티코 호수에 도착할까요? [피가로] 곧 도착할거야. 땅을 내려다봐. 건너편에 보이는 접시 같은 산을 중심으로 방사선형으로 산맥이 뻗어있지? [아키라] 정말이네…… 해바라기의 꽃잎과 풍차의 날개처럼 저 쪽을 향해서 산이 나란히 줄지어있어요. [루틸] 티코 호수는 먼 옛날, 불타는 별의 돌이 떨어져서 그 흔적에 빗물이 모여서 만들어진 호수에요. [아키라] 별의 돌…… 운석이란 말인가요? [루틸] 네. 그러니까, 신기한 고형종(固形種)도 많고, 굉장한 힘이 있는 땅이래요.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미틸] 아! 보이기 시작했어요! 반짝반짝, 거울처럼 태양을 반사시켜 빛나고 있어요. 접시 같은 산의 가운데가 티코 호수에요. [아키라] 가까이서 .. 2021. 4. 2.
티코 호수 1화 [아키라] 남쪽 탑에 도착했어요. 오늘은 남쪽 마법사 여러분께서 티코 호수에 가주셨으면 해요. [루틸] 티코 호수? 남동쪽 끝의 평원에 있는 티코 호수 말씀이신가요? [아키라] 네. 지도에서 보는 한, 그런 것 같아요. [미틸] 티코 호수는 어머니께서 좋아하셨던 곳이죠. 아버지와 만난 것도 티코 호수라고 들었어요. [아키라] 멋진 추억이네요! 젊은 연인들이 가는 데이트 스팟…… 그러니까, 관광지 같은 곳인가요? [피가로] 뭐, 예쁜 곳이지만 도착할 때까지의 거리가 있으니까, 인간이 가볍게 관광하러 가는 건 힘들겠지. [레녹스] 중앙국의 유명한 시인이 남쪽 나라를 방문했을 때 '별의 호수'라는 제목으로 티코 호수를 시로 썼습니다. 치렛타의 남편은 교사였기에, 시로 읽었던 장소를 한 번 보고 싶어서 여행을 .. 2021. 4. 2.
과거의 마도구/過去の魔道具 [아키라] 어라, 바위 그늘에 뭔가 있어요. 이건……? [레녹스] 망치군요. 누가 잊어버리고 간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농기구의 일종으로 바위를 깰 때 쓰는 것입니다. 그립네. 저도 첫 마도구는 이 녀석이었어요. ▶태어난 고향에 있었을 때인가요? +패션 더보기 [레녹스] 네. 고향의 탄광에서 일을 할 때 썼습니다. 조금 더 큰 것이었지만요. 매일 쓰다 보니 어느새 마도구가 되어있었던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탄광에서는 저 이외의 마법사를 만날 시회가 없었기에, 마법 지식은 소문으로 아는 정도였습니다. [아키라] 그럼 스승님 같은 사람은 없었던 건가요? [레녹스] 일의 스승은 아버지와 탄광 동료들입니다. 몸을 단련하거나 싸움에 관해서는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마법의 구조를 자세히 .. 2021. 3. 26.
레녹스에 대한 인상(6)/レノックスへの印象(6) [브래들리] 아무것도 없는 곳이구만. 대륙의 정반대에 있는 곳인데 눈이 녹으면 북쪽 풍경이랑 비슷할 것 같아. [아키라] 레녹스는 여기서 양치기를 했다고 해요. 브래들리는 레녹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브래들리] 남쪽 마법사 주제에 겁이 없는 건 마력이 약해서 상대의 강함을 측정하지 못하는 것뿐인지…… 아니면, 피가로랑도 알고 지냈다고 하고, 강한 상대에게도 태도가 변하지 않는 녀석인지. 어느 쪽이든, 북쪽이면 바로 죽어버릴 타입이네. [아키라] 그런가요? [브래들리] 생트집이라도 잡히면 약한 놈들은 사과밖에 할 수 없는 게 북쪽 나라야. 그 녀석, 속은 완고할 것 같잖아. 뭐, 부디 라면서 부탁한다면 이 몸의 수완으로 도적단에 자리를 마련해줄 수도 있지만. [아키라] 도적, 레녹스에게 어울릴까요….. 2021. 3. 26.
레녹스에 대한 인상(4)/レノックスへの印象(4) [아키라] 파우스트는 레녹스와 오래 알고 지냈죠. 레녹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우스트] 네가 알고 있는 대로 마법사야. 성실하고 정직하고, 좋은 청년이고, 반면에 의지가 강하고 고집도 세고, 양보하지 않는 면도 있어. ……처음 만났을 때 그대로네. ▶처음 만났을 때라면…… +[堅実(견실)] 더보기 [아키라] 처음 만났을 때라면…… [파우스트] 400년 정도 된 옛날이야기야. 내가 있던 군대에서 사람이 늘기 시작했을 무렵, 탄광부(炭鑛夫)인 동료와 함께 찾아왔어. 난폭한 자들이 모인 집단이 아닌가 해서 살짝 경계했었지만, 다들 성실했지. 그만이 마법사여서 나에게 붙는 종자가 됐어. 나보다 연상에 덩치도 크고, 처음에는 내쪽이 황송해했을 정도야. 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고 충의를 다해주어서…… 애.. 2021. 3. 26.
레녹스에 대한 인상(5)/レノックスへの印象(5) [존] 내가 아직 어린아이였을 적부터, 레녹스에겐 번번이 신세를 지고 있어. 레이타 산맥의 양치기는 다들 그렇겠지. 아들인 피터가 태어났을 때에도 레녹스에게 도움을 받았어. [아키라] 레녹스에게요? [존] 산기가 돈 아내의 상태가 나빠져서 의사를 부르러 산을 내려갔더니, 날씨가 거칠어지기 시작해서 오도 가도 못하고 있었어. 빗속에서 망연자실하고 있었더니 레녹스가 빗자루를 타고 와줬어. '당신이 부르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라면서. [아키라·피가로] 멋있어~ [피가로] 그런 걸 알 수 있는 힘이 있었어? [레녹스] 아뇨, 어쩌다 보니 그랬습니다. 마력이 아닐 거예요. [아키라] 굉장해요! 그럼 육감이라는 걸까요? [피가로] 뭐야 그게. 내가 죽을 것 같으면 그때도 달려와줄래? [레녹스] ……피가로 님이라면.. 2021. 3. 26.
레녹스에 대한 인상(3)/レノックスへの印象(3) [미틸] 레노 씨를 보고 있으면 곧 겨울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아키라] 레녹스한테 계절을 느끼는 건가요? [미틸] 네. 에헤헤…… 조금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요…… 레노 씨는 매년 봄이 되면 양을 데리고 고원에 나가 있다가 가을이 되면 돌아왔었어요. 그래서…… [아키라] 양치기 일은 몇 개월동안 고원에서 여행한다고 했었죠. [미틸] 네. 옛날에 약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고원에서만 피는 꽃으로 만드는 약이 있어서 레노 씨께 부탁했던 적이 있어요. 혹시 발견하시면, 이라고 했는데 그 해 가을에 캐와주셨어요. 그런데 나중에 피가로 선생님께 듣기론 좀처럼 찾기 힘든 꽃이라고 알려주셔서…… 아마도 엄청 열심히 찾아주신 것 같은데, 레노 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어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굉장히 .. 2021. 3. 26.
레녹스에 대한 인상(2)/レノックスへの印象(2) [아키라] 루틸은 어렸을 때부터 레녹스와 면식이 있었죠. 레녹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루틸] 레노 씨는 상냥한 형! 이라는 느낌이에요. 과묵하고 덩치가 커서 조금 무섭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이야기라도 전부 들어주시고, 어떤 일에도 어울려주세요. 싫다고 거절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요. 안될 때는 안될 때대로 이유를 말해주시니까, 레노 씨한테 거절당했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아키라] 확실히 뭐든지 받아준다는 느낌이죠. 포용력이 있다고 할지…… [루틸] 그렇죠! 역전의 용사라는 걸 마법사에 와서 처음으로 들었는데, 그런 점도 멋있어요! 그냥 그대로도 멋진데, 전투에도 강하다니 어쩜 좋아! 라고 생각했어요. [아키라] 아하하, 왠지 레녹스의 팬 같네요. [.. 2021. 3. 26.
즐거운 장소/楽しい場所 [아키라] 아, 여기 꽃이 피어있어요. 꽃잎이 반쯤 투명하게 비쳐 보이네…… 잎도 꽃 같다. 예쁘네요. 이런 형태는 처음 봤어요. 이 꽃 이름이 뭔지 아시나요? 루틸에게 보여주면 기뻐하려나. [레녹스] 이건…… 린도우의 한 종류인데 붉은 꽃은 드물어요. 저도 처음 봤습니다. [아키라] 그런가요? 레녹스가 오랫동안 지나온 길인데…… 그럼 희귀한 꽃이네요. [레녹스] 네. 꽃잎이 반투명한 건 빛을 모으기 쉽게 하기 위해서예요. 높은 산에 피는 꽃은 낮에 열을 모아서 밤의 추위에 대비해요. 보통은 푸른 꽃이 핍니다만…… 꽃을 피우는 것 자체도 드문 종류니까 정말 귀중합니다. 아니면 지금까지 다른 꽃이라고 생각해서 지나쳤던 건가…… [아키라] ……레녹스는 식물에 대해서도 아는 게 많죠. 좋아하나요? 꽃이나 그런.. 2021. 3. 26.
레녹스에 대한 인상(1)/レノックスへの印象(1) [아키라] 피가로는 레녹스와 오래 알고 지냈죠. 피가로가 보는 레녹스는 어떤 사람인가요? [피가로] 시대별로 여러 가지 있는데. 내가 말하면 혼나지 않을까? [아키라] 레녹스는 화내진 않을 것 같지만…… 시대에 따라 다른가요? [피가로] 아니, 레녹스 자체는 변하지 않아. 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 분위기가 변하는 것 같은 점은 있지. 일단 기본적으로 완고해. 최종적으로는 말하는 걸 들어주지만. 그리고 체념하지 않아. '뭐 어쩔 수 없잖아'라는 게 없어. 못하는 걸지도. 유형적으로는 오즈랑 닮았어. [아키라] 체념하지 않는 타입이요……? [피가로] 그래그래. 체념하는 법을 안다면 400년이나 사람을 찾지도 않고, 세계 정복 같은 것도 안 하지! 그래도 뭐, 좋은 녀석이야, 엄청. 처음엔 착실하기만 한 군.. 2021. 3. 26.
위험한 장소/危険な場所 [아키라] 어라…… 저 바위가 있는 쪽에 빨간 표시 같은 게 있네. 뭐지……? [레녹스] 현자님! 그쪽은……! [아키라] 우와앗……!? [레녹스] ……윽! 바위에 다가간 순간, 강렬한 돌풍이 불어왔다. 날아갈 것 같은 충격에 비틀거리다가, 몸이 둥실 공중에 떠올랐다. [레녹스] 《포세타오 메유바》! 주문과 동시에 레녹스의 손이 빛나고, 커다란 후크가 달린 긴 지팡이가 나타났다. 지팡이를 요령 있게 조종하자, 내 뒷덜미에 후크가 걸려 끌어당겨졌다. [레녹스] …… 앗…… ▶덕분에 살았어요! +[再生(재생)] 더보기 [아키라] 고마워요, 레녹스! 덕분에 살았어요……! [레녹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위험한 장소에는 저렇게 다 같이 표시를 해 놓습니다. ▶날아가는 줄 알았어요……! +쿨 더보기 [아키라] 고.. 2021.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