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라]
방금 건……?
[브래들리]
이게 그 속임수야.
예스툴므는 들었던 소리를 기록해서 무리끼리의 교신에 사용해.
소리만이 다음 세대로 쭉 계승되지……
그래서, 태고의 옛날의 대화까지 들리는 거야.
[아키라]
박쥐가 내는 소리였군요.
그래서 인간의 말을 할 수 있는 소형 익룡이라고 불린 거네요……
[브래들리]
생태를 모른 채라면,
이 동굴이 과거의 차원에 이어진 거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
[아키라]
정체불명의 생물이라고 했었고, 쌍둥이들도 몰랐던 것 같아요.
희귀한 생물일지도 모르겠네요.
브래들리는 어째서 예스툴므의 생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건가요?
아지트가 가까워서?
[브래들리]
그것도 있지만, 왠지 예스툴므를 좋아하던 부하가 있었어.
그 녀석에게 들었지.
반항적이고 귀여운 구석도 없는 놈이었지만, 일은 잘하는 남자였지.
박쥐 자식이라고 놀리면 화냈었고.
[아키라]
어째서요?
[브래들리]
박쥐는 얍삽함의 대명사잖아.
내가 때려눕힌 다른 도적단의 생존자였거든.
깊은 상처를 입고 죽어가던 걸 우리 도적단에 넣어줬는데,
금방 배신하고 도망갈 거라고들 생각했거든.
[아키라]
브래들리도 그렇게 생각했나요?
내 질문에 브래들리는 웃기만 한 채 대답하지 않았다.
어두운 동굴 아래로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예스툴므의 날개소리와, 물방울 소리가 섞여 시간을 뛰어넘은 대화가 들려왔다.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도 섞여있었다.
그중에서도 귀에 꽂힌 것은 고먼이라는 남자에게 말하는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난폭하고 위압적이었지만, 때론 상냥하고, 때론 친숙했다.
[관록 있는 남자의 목소리]
신경 쓰지 마, 고먼.
이 정도 부상은 금방 나을 거다.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죄송합니다, 보스.
내가 실수한 탓에……
이 은혜는 공을 세워서 반드시……
[관록 있는 남자의 목소리]
으하하!
박쥐 자식 고먼이 보스라고 하다니!
이거 죽을 뻔 한 보람이 있는데!
박쥐가 날개를 진동시켰다.
그때마다 잃어버린 시간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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