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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에피소드/시간의 동굴

시간의 동굴 4화

by camirin 2021. 4. 6.

[아키라]

방금 건……?

 

[브래들리]

이게 그 속임수야.

예스툴므는 들었던 소리를 기록해서 무리끼리의 교신에 사용해.

소리만이 다음 세대로 쭉 계승되지……

그래서, 태고의 옛날의 대화까지 들리는 거야.

 

[아키라]

박쥐가 내는 소리였군요.

그래서 인간의 말을 할 수 있는 소형 익룡이라고 불린 거네요……

 

[브래들리]

생태를 모른 채라면,

이 동굴이 과거의 차원에 이어진 거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

 

[아키라]

정체불명의 생물이라고 했었고, 쌍둥이들도 몰랐던 것 같아요.

희귀한 생물일지도 모르겠네요.

브래들리는 어째서 예스툴므의 생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건가요?

아지트가 가까워서?

 

[브래들리]

그것도 있지만, 왠지 예스툴므를 좋아하던 부하가 있었어.

그 녀석에게 들었지.

반항적이고 귀여운 구석도 없는 놈이었지만, 일은 잘하는 남자였지.

박쥐 자식이라고 놀리면 화냈었고.

 

[아키라]

어째서요?

 

[브래들리]

박쥐는 얍삽함의 대명사잖아.

내가 때려눕힌 다른 도적단의 생존자였거든.

깊은 상처를 입고 죽어가던 걸 우리 도적단에 넣어줬는데,

금방 배신하고 도망갈 거라고들 생각했거든.

 

[아키라]

브래들리도 그렇게 생각했나요?

 

내 질문에 브래들리는 웃기만 한 채 대답하지 않았다.


어두운 동굴 아래로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예스툴므의 날개소리와, 물방울 소리가 섞여 시간을 뛰어넘은 대화가 들려왔다.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도 섞여있었다.

그중에서도 귀에 꽂힌 것은 고먼이라는 남자에게 말하는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난폭하고 위압적이었지만, 때론 상냥하고, 때론 친숙했다.

 

[관록 있는 남자의 목소리]

신경 쓰지 마, 고먼.

이 정도 부상은 금방 나을 거다.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죄송합니다, 보스.

내가 실수한 탓에……

이 은혜는 공을 세워서 반드시……

 

[관록 있는 남자의 목소리]

으하하!

박쥐 자식 고먼이 보스라고 하다니!

이거 죽을 뻔 한 보람이 있는데!

 

박쥐가 날개를 진동시켰다.

그때마다 잃어버린 시간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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