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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1부/제18장 혼자서 걸어갈 수 있어6

제 6화 꿈꾸던 세상 [피가로] 앞으로 50년인가…… 아니면 5년. 내년일지도 모르겠네. 마법사는 여명을 알 수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알 수 있네. 치렛타도 자기가 죽을 시기를 알고 있었어. [파우스트] ………… 거짓말이야…… [피가로] 아쉽지만, 진짜야. 아직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 줘. 너한테 말하는 게 처음이야.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은 눈치채셨을지도 몰라. 오즈는 둔한 면이 있으니까 어떠려나…… 아무튼, 나는 돌이 될 거야. [파우스트] ……어째서, 나에게 이야기하는 거지. [피가로] 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나서, 너와 알렉이 꿈꾸던 세상을 드디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했어. 인간과 마법사가 평화롭게 사는 세상…… 그 세상을 아이들에게 남겨주고 가고 싶어. 그러기 위해 네 힘이 필요해. [파우스트] …….. 2021. 3. 2.
제 5화 친구가 되고싶어 [아키라] ………… 현자의 서를 읽다 보니, 어느새 내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도 마법사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 가족 같은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도 괜찮다. 처음에는 내 모습을 보고 바로 도망치던 길고양이들이 야옹 울며 다가와준 것처럼. 아주 작은, 신뢰를 쌓고 싶다. 만약 그것이 비 오는 날의 거미줄과 같이 가늘고 의지할 수 없는 인연이었다 해도…… 손끝에 잡히는 것이 있다면, 이 넓은 세상에 혼자 남겨져도 걸어 나갈 수 있으니까. [파우스트] ………… [피가로] 이런 야심한 밤에 뭐 하고 있어? [파우스트] 피가로…… [피가로] 혼자 조용히 사라질 생각이야? [파우스트] ………… 너와는 관계없잖아. [피가로] 파우스트. 알렉이 죽고 나서 이미 몇 대나 그랑벨 왕조는 이어지고 있어.. 2021. 3. 2.
제 4화 마법사에 대해서 마법사(舎)에 돌아온 나는 혼자 내 방을 서성거렸다. 여러 사람들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외롭고, 한결같고, 애처로운, 여러 분노와 소원…… 문득, 현자의 서에 눈이 갔다. 왠지 모르게 꺼내 들어서, 나는 페이지를 넘겼다. 그곳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아키라] ……마법사에 대해서…… 『마법사에 대해서』 『마법사들에 대해 여러 모로 생각해 봤다. 처음엔 그 녀석들을 슈퍼맨처럼 생각했었다.』 『아니면 바라는 게 많은, 귀찮은 요괴나 토착신 같은 거라고.』 『기적 같은 마법의 힘을 갖고 있어서 어떤 일이든 쉽게 해낼 수 있으니, 분명 인생의 승리자겠구나, 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 녀석들은 나랑 똑같았다.』 [아키라] ………… ……똑같아…… 『일 년에 한 번 찾아오는 을 무찔러야 한다는.. 2021. 3. 1.
제 3화 루틸의 기분 고개를 떨구고 있는 루틸을 걱정하며 레녹스가 말을 걸었다. 루틸은 작게 끄덕이고는 발밑에 펼쳐지는 거리를 천천히 가리켰다. [루틸] ……중앙의 거리는, 사람이 참 많구나 해서요…… [브래들리] 뭐? 무슨 소리야. 남쪽 마법사는 느긋하구만. 루틸은 곤란한 듯 살짝 웃었다. [루틸] 남쪽 나라에는 이렇게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산이나, 숲이나, 황야뿐이어서…… 해가 지면 아주 깜깜해졌죠. 그러니까, 긴 길을 걷다가 드디어 사람의 모습이 보일 때에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기뻐져요. 인간이라도 마법사라도 기뻐요. 날씨가 좋네요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곤란에 빠졌다면 도와드려요. 루틸의 말이 상냥하게 노을 바람에 흘러갔다. 모두 조용히 듣고 있었다. 누군가는 불만스럽게, 누군가는 신기한 얼굴로. 마법사들이 저녁 하늘.. 2021. 3. 1.
제 2화 산산조각난 마음 [루틸] 미틸… [미틸] 상냥하게 대해도 되잖아요. 다 함께 힘을 합쳐도 되잖아요. 죽는 것도 아닌데. [미스라] 필요 없습니다. 몇 명이 오든 쫓아버리면 되잖아요. [미틸] 그러니까……! [미스라] 나는 상처 받을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내 주변의 누군가가 상처 받을 각오도. 내가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 만신창이가 될 각오를 하고 살고 있습니다. [미틸] …… [미스라] 너희들이 상처 받는 게 싫으니까 내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 해도 네, 라고 대답할 수는 없어요. [미틸] ……소중한 사람이 상처 받는다 해도요? [미스라] 그런 사람은 없고, 생길 예정도 없습니다. [미틸] 그럼 당신은, 불쌍한 사람이에요. [미스라] …… [미틸] 아무튼, 리케. 그만둔다느니 그런 말 하지 말아 주세요. 함께 힘내요! .. 2021. 3. 1.
제 1화 수수께끼를 남기고 이렇게 해서, 우리는 중앙의 성을 뒤로했다. 이 곳에 올 때와는 반대로, 쫓겨나듯이. [스노우] 결국, 오웬은 찾지 못했구나… [화이트] 배웅 하나 없다니… 월식의 관에 대한 것도 마음에 걸리지만, 지금은 심기일전하자꾸나. [시노] 이대로 돌아가는 건가? 정말로? [아키라] 시노… [시노] 묘지의 무덤이 파헤쳐져 있던 일은? 아까 들은, 월식의 관에서 있었던 의식과도 관계가 있을 거다. 서임식도 한다고 했으면서. 아서와 교섭하지. 그 녀석이라면 말이 통할 거야. [카인] 이 이상 아서 전하를 복잡한 입장으로 만들지 마. 아서 전하가 가장 괴로우실 거야. [시노] 누가 가장 괴로울지, 네가 어떻게 알아. [카인] 가장이라고 한 건, 좀 성급했을지도 모르지만… [시노] 너는 기사니까 상관없겠지. 나는 아무것.. 2021.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