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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1부/제18장 혼자서 걸어갈 수 있어

제 4화 마법사에 대해서

by camirin 2021. 3. 1.

마법사(舎)에 돌아온 나는 혼자 내 방을 서성거렸다.

여러 사람들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외롭고, 한결같고, 애처로운, 여러 분노와 소원……

문득, 현자의 서에 눈이 갔다.

왠지 모르게 꺼내 들어서, 나는 페이지를 넘겼다.

그곳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아키라]

……마법사에 대해서……

 

『마법사에 대해서』

『마법사들에 대해 여러 모로 생각해 봤다. 처음엔 그 녀석들을 슈퍼맨처럼 생각했었다.』

『아니면 바라는 게 많은, 귀찮은 요괴나 토착신 같은 거라고.』

『기적 같은 마법의 힘을 갖고 있어서 어떤 일이든 쉽게 해낼 수 있으니,

분명 인생의 승리자겠구나, 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 녀석들은 나랑 똑같았다.』

 

[아키라]

…………

……똑같아……

 

『일 년에 한 번 찾아오는 <거대한 재앙>을 무찔러야 한다는 사명을 짊어지고,

이 곳의 마법사들은 살아가고 있다.』

『샐러리맨이던 시절의 나도 비슷한 처지였다. 바보같이 웃으면서도, 계속 고민했다.』

『변하지 않는 생활에 출구는 있을까?』

『기대받지도 않는데 활약해 봤자 의미가 있을까?』

『다른 사람을 도와 칭찬받는다고, 정말 행복해지는 걸까?』

『내 희망은, 누가 들어주는 걸까?』

『다른 사람과는 어떻게 교류하면 좋을까?』

『고맙다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건, 내가 무가치한 인간이기 때문일까?』

『만일 내가 마법사라고 한다면……』

『마법의 힘을 제외하면, 누가, 나를, 필요로 할까.』

『……지금도, 대답을 낼 수 없다. 그 녀석들도 대답을 찾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적어도……』

『나는 그 녀석들의 친구가 되고 싶다.』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상대가 되어주고 싶다.』

『실패를 웃어넘길 수 있는 곳이 없으면, 무언가를 시작할 용기는 나지 않는다.』

『책임만 물어대면, 그런 책임은 아무도 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세계에서 나 정도는, 그 녀석들에게 '뭐 하는 거예요?'라고 웃으며 말해줄 수 있는 친구로 있고 싶다.』

『'신경 쓰지 말아요', '잘했는걸요'라고. '한 숨 돌리고 다시 힘내요.'라고.』

『그렇게 말해 줄 수 있는 친구로 있고 싶다.』

 

[아키라]

……현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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