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 스토리 1부/제18장 혼자서 걸어갈 수 있어

제 2화 산산조각난 마음

by camirin 2021. 3. 1.

[루틸]

미틸…

 

[미틸]

상냥하게 대해도 되잖아요.

다 함께 힘을 합쳐도 되잖아요.

죽는 것도 아닌데.

 

[미스라]

필요 없습니다.

몇 명이 오든 쫓아버리면 되잖아요.

 

[미틸]

그러니까……!

 

[미스라]

나는 상처 받을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내 주변의 누군가가 상처 받을 각오도.

내가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 만신창이가 될 각오를 하고 살고 있습니다.

 

[미틸]

……

 

[미스라]

너희들이 상처 받는 게 싫으니까 내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 해도

네, 라고 대답할 수는 없어요.

 

[미틸]

……소중한 사람이 상처 받는다 해도요?

 

[미스라]

그런 사람은 없고, 생길 예정도 없습니다.

 

[미틸]

그럼 당신은, 불쌍한 사람이에요.

 

[미스라]

……

 

[미틸]

아무튼, 리케.

그만둔다느니 그런 말 하지 말아 주세요.

함께 힘내요!

 

[리케]

……미틸이 말하는 대로, 모두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면…….

현자의 마법사의 책무가,

성자 파우스트 님이 행하셨던 것처럼, 마법사가 인간에게 봉사하는, 훌륭한 일이라면……

 

[파우스트]

훌륭한 일이라.

나는 그쪽이야말로 사양이야.

 

[리케]

……

 

[피가로]

어디 가는 거야, 파우스트?

 

[파우스트]

동쪽 나라로 돌아갈 거야.

<거대한 재앙>이 습격해 올 때는 마법사(舎)에 돌아가지.

그럼 된 거잖아.

나는 지쳤어.

기대받고, 환영받는 것도.

실망해서, 쫓겨나는 것도.

 

[레녹스]

파우스트 님…

 

[스노우]

오즈여. 뭐라 할 말 없는 게냐.

 

[화이트]

현자의 마법사들을 이끄는 데에, 그대 외의 적임자는 없어.

 

[오즈]

…………

너희들을 힘으로 복종시키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너희의 의지를 하나로 모으는 건 불가능하지.

할 필요도 없잖는가.

 

[카인]

하지만 이대로라면, 우리들은 뿔뿔이 흩어져버려.

흩어지게 되는 건 상관없어.

나도 자유롭게 행동하는 쪽이 성미에 맞고.

하지만, 이런 식으로 흩어지게 되는 건, 기분이 별로잖아.

 

[네로]

무리야, 기사님.

결국 우리들은,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없어.

 

[카인]

네로……

 

[네로]

마법사는 손가락질당하는 존재야.

긴 시간 동안, 그래 왔고.

혼자 살아가는 방법은 얼마든지 익혔어.

그 반대는, 배운 적도 배울 기회도 없었지.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금방 그 한계를 보이고, 잘못되지.

다들 그런 경험 있잖아.

불쌍하단 소리를 들어도, 자기 자신이 불쌍한 밤이 있더라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어울리지 않는 거지…

이 세계랑 연결되어 살아가는 것이.

 

쓸쓸한 침묵이 하늘을 나는 마법사들을 감쌌다.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고독한 시간을 보내왔겠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레녹스]

……루틸, 괜찮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