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
앞으로 50년인가…… 아니면 5년.
내년일지도 모르겠네.
마법사는 여명을 알 수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알 수 있네.
치렛타도 자기가 죽을 시기를 알고 있었어.
[파우스트]
………… 거짓말이야……
[피가로]
아쉽지만, 진짜야.
아직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 줘.
너한테 말하는 게 처음이야.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은 눈치채셨을지도 몰라.
오즈는 둔한 면이 있으니까 어떠려나……
아무튼, 나는 돌이 될 거야.
[파우스트]
……어째서, 나에게 이야기하는 거지.
[피가로]
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나서,
너와 알렉이 꿈꾸던 세상을 드디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했어.
인간과 마법사가 평화롭게 사는 세상……
그 세상을 아이들에게 남겨주고 가고 싶어.
그러기 위해 네 힘이 필요해.
[파우스트]
…………
……거짓말이야. 난 믿지 않아.
질 나쁜 거짓말로 속이려는 게 분명해.
[피가로]
그럴지도 모르겠네.
이것도 뭐, 저주 같은 거야.
[파우스트]
…………
[피가로]
잘 자, 파우스트.
[리케]
…………
[네로]
아직도 깨어있는 거야?
어린이는 잘 시간이잖아.
[리케]
네로……
[네로]
출출해졌어?
[리케]
어째서, 저를 막은 건가요.
마법사는 누구와도 함께 있을 수 없다고 말했으면서……
[네로]
대단한 이유는 아니야.
그저, 제대로 된 밥을 먹이지 않는 곳에 돌아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
[리케]
…………
[네로]
내 밥은 맛있었잖아.
[리케]
네……
[네로]
내일 아침은 빵 푸딩이야.
[리케]
빵 푸딩……?
[네로]
헤헤……
바삭바삭하고, 폭신폭신한 단 것.
[리케]
맛있겠다……
[네로]
그렇지?
내일을 기대하면서 자라고.
어린이는 그걸로 되는 거야.
내일 밥을 생각하면서, 즐거운 꿈을 꾸며 잠들면 돼.
잘 자, 리케.
[리케]
안녕히 주무세요, 네로.
……그리고, 하나만.
[네로]
뭔데?
[리케]
당신은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게 맞지 않는다고 했는데……
저는 네로와 지내는 시간이 좋아요.
[네로]
…………
[리케]
귀찮은 듯, 아무것도 아닌 듯, 네로가 내어주는 식사는 저에게 있어 항상 꿈같은 기적이었어요.
오늘, 붙잡아준 말도.
신의 사도로서가 아닌, 저 자신을 향해서 말을 건네주었습니다.
이걸 드세요 가 아니라, 어떤 게 좋아? 라고 당신이 물어봐주었기에 저는 제 취향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는 걸 알고……
무섭지만 두근두근해서, 다음을 아는 것이 기대되기도 해요.
[네로]
리케……
[리케]
내일, 꼭 일찍 일어날게요.
내일, 눈을 뜨는 게 기다려져요.
고마워요, 네로.
내일의 기대를 주어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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