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팟 에피소드/티코 호수

티코 호수 4화

by camirin 2021. 4. 2.

[아키라]

(……멋지다……

얼굴이 붉어질 만큼 직설적인 사랑의 시지만……)

 

[루틸]

어머니는 이 시를 좋아하셔서, 자주 아버지께 낭독해달라 하셨어요. 그걸 듣고 황홀해지는 시간이 더욱 좋았어요.

 

[아키라]

사랑스럽네요.

정말 좋아하는 남편이 읽어준다면 황홀할 만할지도……

 

[루틸]

미스라 씨께 이야기했더니, 미스라 씨도 부탁받은 적이 있었다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귀찮아서 읽어주지 않으셨대요.

 

[아키라]

아하하. 미스라 답네요.

 

[루틸]

만약, 미스라 씨가 귀찮아하지 않고 『별의 호수』를 어머니께 읽어드렸다면……

제 아버지는 미스라 씨였을 지도 모르겠네요.

 

[아키라]

(대……대답하기 곤란하네……)

 

[루틸]

가끔 생각해요.

어머니는 어째서 마법사인 미스라 씨가 아니라, 인간인 아버지와 결혼하셨을까 하고요.

인간에 대한 편견 이야기 같은 게 아니라……

마법사는 언젠간 몸이 나이를 먹는 것을 멈추고, 긴 수명을 살아가잖아요.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일찍 돌아가셨지만, 보통이라면 인간 쪽이 일찍 죽을 가능성이 높아요.

외로울 거라 생각하지 않으셨던걸지……

 

[아키라]

……확실히, 그렇네요.

루틸은 그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세요?

 

[루틸]

모르겠어요…… 조금 무섭기도 해요.

인간을 굉장히 사랑하게 되었을 때, 제 육체만이 시간을 멈추고, 오랫동안 살아가게 된다면.

지금은 아직, 제 육체의 성장이 멈춘 느낌은 들지 않지만……

언젠간, 그렇게 되었을 때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

 

조용한 루틸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법사가 가지는 고민 중 하나에 닿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간과 마법사는, 지내는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해도 시간의 흐름에 있어 미쳐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얼마나 웃음을 나눠도, 여행길에 오르는 기차를 배웅하는 것처럼 이별이 찾아온다.

소중하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괴로운 이별이.

 

[아키라]

……그래도, 루틸의 어머님께서 루틸의 아버님을 사랑한 것처럼, 다들 특별한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루틸]

현자님……

 

'스팟 에피소드 > 티코 호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티코 호수 6화  (0) 2021.04.02
티코 호수 5화  (0) 2021.04.02
티코 호수 3화  (0) 2021.04.02
티코 호수 2화  (0) 2021.04.02
티코 호수 1화  (0) 2021.04.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