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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에피소드/티코 호수

티코 호수 6화

by camirin 2021. 4. 2.

[아키라]

혹시…… 시를 읽어서가 아닐까요?

 

[루틸]

'별의 호수'요?

 

[아키라]

네.

시인이 '별의 호수'라는 시를 읽어준 상대는 그 아름다운 인어였을지도……

 

[루틸]

…………

 

루틸은 빛나는 호수를 돌아보았다.

호수면은 잠잠한 채였고, 불어오는 바람에 잔물결만이 일고 있었다.

 

[루틸]

……영원의 사랑으로 그대를 바라보리라.

그 사람을 위한 시였던 거군요.

그 사람은 믿어주었을까요……

어머니도 믿었을까요?

인간 쪽이 먼저 죽어버린다는 걸 알고 있어도, 인간이 주는 영원의 사랑을……

 

어딘가 애달프게, 그리고 어딘가 사랑을 하는 듯, 루틸은 상냥하게 미소를 뗬다.

 

[루틸]

어머니가 아버지께서 낭독해주시는 것을 듣고 황홀해하셨던 것처럼, 자신을 향한 시를 오랜만에 듣고……

황홀한 느낌에 얼굴을 내밀어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아름다운 인어 씨도.

 

남쪽 마법사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피가로도 레녹스도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

루틸도 미틸도 분명 긴 시간을 살아가겠지.

자신들의 운명과, 영원의 사랑을 인어에게 맹세한 시인에 대해

생각할만한 것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피가로]

……그럼, 슬슬 돌아갈까.

다들 제대로 조사했어?

 

[미틸]

네!

돌아가서 알아볼 것도 있지만, 신경 쓰이는 건 채집했어요.

 

[레녹스]

저도 표본을 채취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다 돌아보지 못해서 조만간 다시 한번 와보려고 합니다.

 

[루틸]

찬성이에요!

현자님, 그때는 꼭, 또 같이 조사하러 와요.

 

[아키라]

네!

그 인어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루틸]

네. 그때까지 이 아름다운 장소에 재앙이 찾아오지 않도록 기도해요.

어머니와 아버지가 만난 장소가, 멋진 사랑의 시가 태어난 장소가

부디 영원히 이 반짝임을 잃지 않도록.

《오르토닉 세트마오제》

 


+[無垢(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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