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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에피소드84

스팟에서의 발견/スポットでの発見 [아키라] 앗, 저기 봐요 파우스트. 저쪽 풀 그늘에 고양이가 있어요! [파우스트] 고양이? 이런 곳에 고양이가 있을 리가…… [아키라] 그치만, 봐요 저 움직임. 약간 통통하지만 고양이예요! 앗, 이쪽 봤다! 귀여워! [파우스트] 아니, 저건 삵의 동료야. 통통한 게 아니라 골격이 두꺼운 거고. 아직 어리지만 송곳니가 있지. [아키라] 네!? 야생동물이라는 건가요? [파우스트] 그래. 어딘가 부모가 있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아. [아키라] 하,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부모같은 동물은 아무 데도 없는 것 같은데요. 혹시 떨어졌을지도…… [파우스트] ………… 《서틸크나트 물크리드》 약간이지만 행운을 받는 마법을 걸었어. 비록 한 마리라도, 당분간은 살아남을 수 .. 2021. 3. 26.
스팟의 명물/スポットの名物 [미틸] 현자님! 이것 좀 보세요! [아키라] 와아, 알록달록하고 예쁜 천이네요. 튼튼한 천이라 겉옷으로 만들면 따뜻하겠다. [미틸] 양털이래요! 이 근방은 천이 전통 공예래요. 모양이 특징적이죠. 이 무늬는 산맥에 피어있는 꽃을 표현했다는 것 같아요. 이쪽은 양, 이쪽은 새의 무늬네요. 동물무늬는 최근에 새롭게 만들어봤다고 기슭 마을의 장인분이 말씀하셨어요. [아키라] 귀엽네요. 쿠션이나 러그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미틸] 그렇네요! 클로에 씨의 선물로 사가면 기뻐해 주실까요? [아키라] 좋네요, 분명 기뻐할 거예요! 서쪽 마법사는 개성적인 것을 좋아하니까 이 무늬도 마음에 들어 할 것 같아요. [미틸] 다행이다! 이 무늬, 아버지가 갖고 계시던 모자의 무늬랑 무척 닮았어요. 어쩌면 옛날에, 이.. 2021. 3. 26.
스팟의 인상(3)/スポットの印象(3) [아키라] 샤일록. 오늘은 같이 와줘서 고마웠어요. [샤일록] 이런. 전 당신의 귀여운 부탁이라면 언제든지 들어드릴 거예요. 부탁하지 않으시는 건 현자님 쪽이 아닐까요? [아키라] 아하하, 으음…… 샤일록에게 귀여움 판정을 받을 자신이 없어서…… [샤일록] 후후, 무정하신 분. 오늘 오후는 휴가를 냈답니다. 레녹스에게 밤하늘이 예쁜 곳이라 들었기에. 밤을 기다리면서 한잔 하고 들어갈까 해요. [아키라] 그거 좋네요! 남쪽 나라의 풍경은 느긋하게 쉬기 좋은 것 같아요. [샤일록] 동감입니다. 이 풍경이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고 있어 준다면 좋겠는데요…… 남쪽도 개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람이 살기에는 불편한 곳이겠지요. [아키라] 그렇네요…… 마법을 쓸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살기 힘든 땅일 수도.. 2021. 3. 26.
스팟의 인상(1)/スポットの印象(1) [루틸] 레이타 산맥도 남쪽 나라 안에서는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장소예요. 어떠신가요? 현자님. [아키라] 구름과 하늘이 가깝네요. 이렇게 높은 산의 고원엔 와본 적이 없었어요. [루틸] 커다란 산의 정상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감동스럽죠. 하지만 역시 약간 추우려나? 추우시면 말씀해주세요. [아키라] 감사합니다. 레녹스한테 듣고 속에 따뜻한 걸 입고 와서 괜찮아요. [루틸] 밤이나 겨울엔 더 추워진다고 하고, 예쁘긴 하지만 경사가 가파른 절벽도 많고…… 이 근방에 사는 사람들은 다들 씩씩하네요. [아키라] 그렇네요. 저도 이 세계에 온 후로 꽤 단련됐는데, 특히 지형이 험한 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학교나 일을 하러 거리로 나오는 사람도 힘들겠네요. [루틸] 확실히 기슭 쪽 마을에도 학교가 있.. 2021. 3. 26.
스팟의 인상(2)/スポットの印象(2) [아키라] 파우스트도 이 근처에 오는 건 처음인가요? [파우스트] 그렇군. 아름답고, 평온하고…… 그 사건 이후, 너에게 구해지고 치료를 받은 장소와 닮았어. [레녹스] ………… 예. [파우스트] 뭐지. [레녹스]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당신을 계속 찾고 싶었습니다. 그게 제 성의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후회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에 자리를 잡아버렸습니다. [아키라] ………… [파우스트] 나도 그 사건 후로 인간을 계속해서 저주하는 게 내 증오라고 생각했어. 그래도 떠올리지 않고 넘어가는 날도 있었지. 후회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레녹스] ……저에겐 기쁜 일입니다. 진심으로요. [파우스트] 나도 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 네가 평온하게 지내고 있었다.. 2021. 3. 26.
스팟에 있던 마법사/スポットにいた魔法使い [아키라] 이 근방은 레녹스 외에도 마법사인 양치기가 있나요? [루틸] 레노 씨가 처음 양치기가 되었을 때에는 몇 명 있었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어떨까요? 레노 씨가 일을 이어받은 양치기님도 피가로 선생님께서 아는 분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 [아키라] 그렇군요. 그럼, 양치기는 마법사들이 많이 가지는 직업일까요? [루틸] 인간이 하기에는 힘든 일이니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마법사가 없으면 불편한 땅에서는 특히 의지 받는 것 같고요. [아키라] 확실히 마법으로 하늘을 날거나 불을 피울 수 있는 건 산에서 살기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루틸] 곤란해하는 사람이 많아서 마법으로 도와줄 수 있는 곳에 가주고 싶어지는 마음도 이해해요. 저도 구름 거리의 학교가 커지면 학교가 없는 곳에서도 선생님을 하고 싶다고 어.. 2021. 3. 26.
<거대한 재앙>에 대해서/<大いなる厄災>について [아키라] 현자의 마법사가 되기 전에 이 오는 밤에는 어떻게 지냈었나요? [레녹스]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계절이나 날씨처럼 일상의 하나로 저와는 연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왠지 터무니없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저는 세상의 구조 같은 것에도 흥미가 없어서요. 제가 연관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네요. 남쪽 나라에 온 후로 현자의 마법사를 처음 만났습니다. 저와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마법사였었는데 뭐라고 말하면 좋을지, 그걸로 겨우 그때까지보다 가까이 생각하게 된 정도일까요. [아키라] 그렇군요…… 저는 현자의 마법사 쪽이 익숙한데 사실은 레어한 존재죠. [레녹스] 현자님 입장에서 보면 그렇네요. 하하, 왠지 재밌네요. [아키라] 이 다가오면 컨디션이 나빠지는 사람도 있다던데 레녹스는 영향은 없나요? .. 2021. 3. 26.
스팟의 사람들/スポットの人々 [미틸] 레이타 산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제가 살았던 구름 거리도 도시처럼 느껴져요. 도시의 마법사님이라는 말을 들어서 쑥스럽지만 조금 기뻤어요. [아키라] 구름 거리에는 마법 과학인 엘리베이터가 있는 탑도 있으니까요. [미틸] 구름 거리에서도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은 다들 가족이라는 느낌이었지만…… 이 근방에 사는 사람들은 그 연이 더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키라] 가족끼리 일을 하고 있고, 가족 각자도 서로 협력하고 있어서 그럴까요? [미틸] 그럴지도 몰라요. 이 근방에 사는 사람들은 거의 가족과 같은 일을 한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랑 비슷한 나이인 아이도 10년 이상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다들 전문가처럼 된대요. 남쪽 나라의 사람들은 부지런한 사람들이라고 피가로 선생.. 2021. 3. 26.
남쪽 나라에 대해서/南の国について [레녹스] 여러 나라를 여행했습니다만, 남쪽 나라가 제일 안정됩니다. 여행하면서 지친 탓도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온화하고 편안해지는 시간이 흐르고 있어요. [아키라] 원래 기질과도 상성이 좋았다고 생각돼요. 레녹스는 남쪽 나라의 마법사라는 게, 알면 알 수록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레녹스]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기뻐요. 매일 아등바등 생활해가면서, 주위 사람들과 가족끼리 있는 생활은 탄광에 있던 때와도 조금은 비슷해요. [아키라] 그렇구나, 레녹스는 탄광에 있는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고 했죠. [레녹스] 탄광 쪽이 더 폐쇄적이고 남성 사회였지만요.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동물과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저도 필요한 만큼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그렇게 모두가 매일 일하는 것으로 생활이 성립되고, 이 .. 2021. 3. 26.
브레이크 타임(1)/ブレイクタイム(1) [레녹스] 죄송합니다, 현자님. 해가 뜨기 전부터 도우시게 해서. [아키라] 아뇨, 한 번쯤 이른 아침에 산에 와보고 싶었어요. 원래라면 중장비가 아니면 올 수 없는데 빗자루로 오니까 눈 깜짝할 새였네요. [레녹스] 네. 추우시면 말씀하세요. [아키라] 괜찮아요! 그런데 안개가 굉장하네요. 이런 곳에서 일을 했다니 굉장하다…… 주변에 깔린 짙은 안개를 둘러보며 말하자, 레녹스는 약간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나를 바라보았다. [아키라] ……왜 그래요? [레녹스] ……아뇨, 조금 놀라게 해드리고 싶어져서. 조금 있으면 일출입니다. 새벽의 어슴푸레함과 깊은 안갯속, 흐릿하게 밝아져 오는 저편을 가리키며 레녹스는 발을 멈췄다. 바람이 불어 희미하게 안개가 옅어진다. 그러자 안개와 아침노을 사이로 둥실둥실 주황색.. 2021. 3. 26.
브레이크 타임(2)/ブレイクタイム(2) [레녹스] 저기…… [아키라·파우스트] ? [레녹스] 아, 아뇨…… 역시 괜찮습니다. [아키라] 별일이네요. 레녹스가 말을 머뭇거리다니. 무슨 일이에요? [레녹스] 사실 두 분께 보여드리고 싶었던 경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셔야하고, 자기만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키라·파우스트] ………… [파우스트] 그런 부탁을 거절하진 않아…… 이상한 배려는 하지 않아도 돼. [아키라] 맞아요! 꼭 보고싶어요! [레녹스] ……감사합니다. [아키라] (이 두 사람, 역시 아직 서로 삐걱대는 점도 있는 것 같아. 과거에 여러 가지 일이 있으면 힘들어 보이네……) ▶화제를 고조시킨다. +[冷静(냉정)] 더보기 [아키라] 레녹스가 파우스트의 종자였을 때 이야기라던가, 괜찮으시다면 이것저것 듣고.. 2021. 3. 26.
스팟의 추억(2)/スポットの思い出(2) [레녹스] 옛날에 레이타 산맥의 경치가 좋아서 기슭에 레스토랑을 연 사람이 있었습니다. '히우카오'라는 가게였는데 커피가 정말 맛있었어요. 봄에 나갈 때와 가을에 돌아올 때 지날 때마다 반드시 들렀었어요. [아키라] 좋네요! 절경을 바라보면서 마시는 커피라니, 각별하게 맛있을 것 같아요. [레녹스] 맞습니다. 노을에서 해가 지기까지 그 사이에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는 걸 매년 기대했었는데요. 1대에서 없어져버렸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었다면 현자님도 모시고 가고 싶었는데요. [아키라] 아아…… 그랬군요. 아쉽네요. [레녹스] 점주랑도 친하게 지냈어서 계속해주지 않겠냐 했는데, 그렇게 말한다면 뒤를 이어달라며 웃었죠. [아키라] 농담이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레녹스는 카페의 마스터가 어울리는 느낌이에요. .. 2021. 3. 26.
스팟의 추억(1)/スポットの思い出(1) [아키라] 레녹스가 기르던 목양견은 어떤 아이였나요? [레녹스] 아아…… 그렇네요…… 제 생일과 같은 날에 태어난 개였습니다. 처음엔 입양받는 것을 망설였지만, 어쩐지 운명적인 걸 느껴서요. [아키라] 그랬군요! 그건 확실히 인연이 있어 보여요. [레녹스] 네. 똑똑하고, 천성도 온화했고, 무엇보다 마음이 맞았습니다. 눈을 보면 서로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줬으면 하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결혼을 생각한 적이 있다면 그 녀석뿐일까요. [아키라] ……연애를 했었나요? [레녹스] 하하, 사랑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만큼 소중한 상대였습니다. 저 근방의 경사면을 좋아해서 자주 뛰어다녔어요. 여기를 지날 때면 역시 생각이 나네요. +릴랙스 2021. 3. 26.
스팟에 얽힌 이야기(3)/スポットゆかりの話(3) [아키라] 피가로는 이 근방에 와본 적이 있나요? [피가로] 있어. 심심해졌을 때, 레노, 지금 뭐 하고 있으려나 하고 얼굴 보러 오고 그랬지. [레녹스] 네? 아뇨…… 항상 뭔가의 겸사겸사라던가 볼일의 도중이라고 하셨는데요. [피가로] 아하하. 그랬던가. [아키라] 사실은 어느 쪽인가요? [피가로] 얼굴을 보러 왔었어. 그래도 얼굴을 마주보고 말하기엔 왠지 좀 부끄럽잖아? [레녹스] 그런가요. [아키라] 지금 얘기하다 들킨 건 괜찮은가요? [피가로] 방금 건 말하면 어떤 표정 지을까 해서. 그쪽이 더 궁금했어. 좀 더 놀랄거라 생각했는데. 보람이 없는 녀석이네. [레녹스] 놀랐습니다. [아키라] 얼굴에 드러나지 않네요…… +[奔放(얽매이지 않음)] 2021. 3. 26.
스팟에 얽힌 이야기(1)/スポットゆかりの話(1) [아키라] 양을 무리 지어 이동시키며 키운다는 건 뭔가 의미가 있나요? 힘들어 보이는데…… [레녹스] 같은 장소에 머물러있으면 어떻게 해도 먹이로 쓸 풀이 모자라게 됩니다. 양들은 영양이 있는 짧은 풀밖에 먹지 않아서요. 제가 표고(標高)가 높은 곳을 고른 건, 전염병에 걸리기 어렵기 때문일까요. 다른 루트를 다니는 양치기도 있습니다. 양들은 무리 짓는 것을 좋아해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으니까 돌보기 쉬워요. 수십 마리라면 수고는 그렇게까지 변하진 않네요. [아키라] 그렇군요…… 확실히 전부 레녹스의 양인 건 아니라고 했죠. [레녹스] 네. 몇 집에서 모아서 맡고, 봄부터 가을에 걸쳐서 대신 방목을 합니다. 살림살이나 생명줄을 맡는 것과 같은 것이라, 만에 하나 없어졌을 때에는 찾아낼 때까지 필사적으로 찾.. 2021. 3. 26.
레이타 산맥 5화 그것은 훌륭한 숫양이었다. 어깨까지 닿는 커다란 뿔을 기르고, 듬직한 사지(四肢)로 정상에 서있다. 레녹스가 키우는 사랑스러운 양들과는 다르게, 조용한 시선에는 위엄마저 느껴졌다. 양이라는 생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온화하고, 얌전하고, 순종적인 것뿐만이 아니다. [아키라] 금색의 양…… [레녹스] 마물류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기묘한 마법에 걸린 것인지…… 잡아오겠습니다. [아키라] 네!? 레녹스는 발을 딛고서 언덕을 슥슥 올랐다. 금색 숫양도 그를 알아채고 도전자를 내려다보는 왕자(王者)의 관록으로 앞발로 땅을 찬다. 도도도 하는 소리를 내며 금색 숫양은 풀을 휘날리며 뛰어내려왔다. 머리를 숙이고 멋진 뿔로 위협하고 있었다. [아키라] 위험해, 레녹스……! [레녹스] ….. 2021. 3. 26.
레이타 산맥 6화 금색 숫양의 정체는 의 영향을 받은 월광수(月光樹)의 열매였다. 월광수의 열매를 먹으면 몸이 일정 시간 동안 은은하게 빛나는데, 그 효과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었던 것 같다. 마법을 걸자, 금색 숫양은 평범한 숫양으로 돌아와 버렸다. [피터] 뭐야…… 그럼 일확천금의 꿈은 환상인가. [존] 그런 거야. 꾸준히 성실하게 일하는 게 제일이지. 어깨를 축 늘어뜨린 피터 씨에게 아버지인 존 씨는 쓴웃음 섞인 위로를 건넸다. 잠든 채인 숫양을 쓰다듬으며 레녹스는 두 사람에게 고했다. [레녹스] 나쁜 얘기만은 아니야. 이 산에 이 정도로 듬직한 숫양이 있다면 늑대나 여우는 다가오지 못하겠지. 당신들의 가축을 지켜줄 거야. 레녹스의 말에 피터 씨와 존 씨는 얼굴을 마주 보고 기쁜 듯 웃었다. [피터] 그거 정말 최고.. 2021. 3. 26.
레이타 산맥 4화 [아키라] 레녹스가요? 사람들의 한가한 생활을 어지럽혔나요? [레녹스] 네. 제가 세계를 여행한 마법사라는 걸 알자 존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같이 데려가 줘. 서쪽에서 한밑천 잡고 중앙에서 출세해서 동쪽에 커다란 목장을 만들겠어. [아키라] 금색 양을 원하는 아들 피터 씨 같아…… 레녹스는 어떻게 했나요? [레녹스] 데려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존은 포기하지 않았죠. 부모님 몰래 양을 훔쳐서 산을 내려가서는…… 그걸 돈으로 바꿔서 여행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결혼 사기꾼에게 돈을 빼앗겨 구름 거리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 같아요. [아키라] 그랬군요…… [레녹스] 모르는 세상을 만나서 꿈을 동경하고, 배신당하고, 실망한 사람은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에 신중해지게 돼요. 노화란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2021. 3. 26.
레이타 산맥 2화 [피터] 레녹스 씨? 레녹스 씨다……! 와아, 그대로야……! [레녹스] 오랜만이네, 피터. 전엔 미틸보다 작았는데. 이제 몇 살이지? [피터] 벌써 서른이 됐어요. 아이도 둘이나 있어요. 이 아이들은 레녹스 씨의 아이들인가요? [루틸] 구름 거리의 마법사 루틸과 미틸이에요. 레녹스 씨는 어머니의 친구분이세요. [피터] 구름 거리의 마법사! 굉장하다, 도시의 마법사님이야. 여러분, 세련된 분위기가 있어요! [미틸] 후후, 저희가 도시의 마법사래요. 서쪽 마법사가 된 기분이에요! [피가로] 이 근처 사람들이 보기엔 역마차가 다니는 구름 거리는 충분히 도시겠지. [레녹스] 피터. 이 근처에 마물이 나타난다며? [피터] 마물? 마물이라뇨 말도 안돼요! 일확천금의 기회라고요! 피터라 불린 청년은 눈을 반짝반짝 빛.. 2021. 3. 26.
레이타 산맥 3화 [피터] 아무튼 아빠는 끼어들지 마! 레녹스 씨, 금색 양을 찾으면 저한테 알려주세요! 피터 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양들을 데리고 요령 있는 발걸음으로 산 정상으로 올라가버렸다. 레녹스는 피터 씨의 뒷모습을 바라보고는 살짝 웃으며 존 씨를 돌아보았다. [레녹스] 젊었을 적 당신이랑 똑같네요. [존] 말하지 말게, 레녹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잘 알고있어. 부끄러운 듯 모자를 둥글게 구부리며 존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레녹스는 소년을 대하듯 존의 등을 쓸 고 그에게 모자를 씌워주었다. [레녹스]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아. 옛날의 당신도 지금의 당신도. 피터도. [피가로] 일단, 금색 양을 찾자. 레이타 산은 굉장히 넓으니까 흩어져서 찾아볼까. [레녹스] 알겠습니다. 피가로 선생님, 루틸과.. 2021. 3. 26.
레이타 산맥 1화 [아키라] 남쪽 탑에 도착했어요. 오늘은 남쪽 마법사 여러분께서 레이타 산맥에 가주셨으면 해요. [미틸] 레이타 산맥? 레이타 산맥이라면 여름이 되면 레노 씨가 가있던 곳이죠? [레녹스] 그래, 방목을 하러. 현자님, 레이타 산맥에서 어떤 이변이 있었던 건가요? [아키라] 레이타 산맥의 기슭에 사시는 주민에게 온 보고인데요…… 산 정상에 기묘한 마물이 나타났다고…… [루틸] 마물이라니 무섭네요…… 한시라도 빨리 해결해드려야겠어요. [피가로] 레이타 산맥은 그 지방 사람들에게 있어선 생명의 원천과도 같은 산이야. 안심하고 오를 수 있도록 해 주자. [아키라] 그렇네요. 어서 출발하죠. [레녹스] 그렇지, 현자님. 레이타 산맥에서 방목을 하고 있으면 가끔 양이나 소의 수가 늘어나는 일이 있습니다. [아키라].. 2021. 3. 26.
파우스트에 대한 인상(4)/ファウストへの印象(4) [아키라] 레녹스는 파우스트와 오래 알고 지냈죠. 옛날의 파우스트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레녹스] 파우스트 님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셨습니다. 처음에는 이름만 알았습니다. 인간과 손을 잡은 마법사 혁명가가 있다고. 실례인 걸 알면서도 직접 뵙기 전까지는, 젊은 피에 기염을 토하는 기세 그대로 대군을 이끄는 위험한 인물인가 상상했습니다만…… [아키라] 예상이 빗나갔나요? [레녹스] 네. 늠름하고 고지식하지만 어떤 사람의 이야기라도 귀를 기울이는 유연함을 지닌 분이셨습니다. 그저 제가 만나 뵈었던 시기는 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탓인지 잘 웃지 않으시는 인상이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하시거나 고민하시거나 회의에 나가시고, 아직 젊었기에 어른의 방식에 그대로 상처 입으시거나 하셨습니다. 지켜보는 마음으로 곁.. 2021. 3. 25.
파우스트에 대한 인상(5)/ファウストへの印象(5) [아키라] 피가로와 파우스트는 옛날부터 면식이 있었죠. 파우스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피가로] 으음, 이 얘기 길어질 텐데 전부 들어줄래? 밤새도록 걸리니까 마시면서 얘기할게. [아키라] ……오늘은 맛보기 정도만…… ▶처음 만났을 때에 대해. +[熱血(열혈)] 더보기 [피가로] 파우스트의 이름은 소문으로 들었었어. 혁명가라니, 어떤 틀에 박힌 녀석이 가르침을 청하러 왔구나 했더니…… 솔직하고 착실하고 젊은 데다 겉모습도 괜찮고, 그럭저럭 강하고, 시대를 뒤흔드는 유명인이고. 아, 괜찮네, 했지. [아키라] 그래서 파우스트를 제자로 들였군요…… 그전까지는 따로 마법을 배우러 온 사람은 없었나요? [피가로] 부탁은 받았었는데. 모처럼 내가 가르치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뭘 위해 배우고 싶다던가가 있.. 2021. 3. 25.
스팟의 인상(4)/スポットの印象(4) [레녹스] 이 약초는 진통제에 쓰는 겁니다. 남쪽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종류로…… 그립네. 누군가 부상을 당하면 옛날에는 자주 파우스트 님께서 달여주셨습니다. ▶옛날 혁명군 시절 동료인가요? +패션 더보기 [아키라] 옛날 혁명군 시절 동료인가요? [레녹스] 예. 알렉 님 같은 경우는 특히 부상이 많았던 편이라, 치료하며 자주 화를 내셨습니다. [아키라] 알렉 씨라면, 파우스트의 소꿉친구였던 사람이죠. 어떤 사람이었나요? [레녹스] 글쎄요…… 아서 님처럼 용맹하고 과감함과 무구함이 있고, 시노 님처럼 야심과 결단이 빠른 점이 있고…… 피가로 님이나 브래들리처럼 지모(智謀)와 전략에 풍부하고 머리가 맑은 분이셨습니다. 심리전에 강했어요. [아키라] ……엄청 하이 스펙 아니에요……? [레녹스] 한 나라를 세.. 2021. 3. 25.
오즈에 대한 인상(1)/オズへの印象(1) [아키라] 굉장한 균열이네…… 오즈의 마법은, 정말 대단하네요…… [아서] 그렇죠? 현자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저까지 기뻐지네요. [아키라] (단순하게 칭찬만 한 건 아닌데……) 아서는 오즈의 마법을 항상 좋아하죠. 이런 경치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아서] 강하고 멋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어서 오즈 님 같은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도요. [아키라] 그렇군요…… 오즈의 마력이 무섭거나 하진 않아요? [아서] 무섭다고요? 아뇨, 오즈 님을 무섭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아키라] 그렇군요…… 어렸을 때부터 보면 동경하게 되는 걸까요. [아서] 동경심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분명 오즈 님의 상냥한 인품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법을 이유도 없이 무턱대고 휘두를 분은 아니라는 걸.. 2021. 3. 24.
질병의 늪 6화 [루틸] 피가로 선생님, 다녀왔습니다. 주변 마을 사람들께 물어봤는데 어린 과일 상인은 없다고…… [질병의 늪 주민] ……어서 오세요, 여러분…… [루틸] 일어나실 수 있나요! 다행이다……! [미틸] 피가로 선생님의 슈가가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에요! 피가로 선생님의 진찰로는, 병의 정체도 철새가 옮겨온 병원균이 아닐까 싶대요. [피가로] 그러니까, 물가를 마법으로 정화시켜놨어. 잠시 상황을 지켜보고, 새로운 환자가 나오지 않으면 괜찮겠지. [레녹스] 다행입니다. 다들, 안심하고 살 수 있겠군요. [피가로] 그렇네. [미틸] 저기, 피가로 선생님. 진정되면 조금 놀다 돌아가요. 마을 사람들이 예쁜 장소를 알려주셨어요! [루틸] 저도 신기한 새와 동물을 볼 수 있다고 들었어요. 악어라고 아세요? 왠지, 미스.. 2021. 3. 19.
질병의 늪 5화 [과일 파는 아이] ……라~ 라라라~…… [아키라] 피가로…… 저기 과일을 바구니에 넣는 아이가…… 독조 젠을 아는가 물어볼까요? [피가로] 저게 젠이야. [아키라] 어……? [피가로] 예쁘고 귀여운 아이네. 큰 눈에 동그란 볼, 햇빛에 탄 피부. 살해당하지 않도록 잘 흉내 냈어. 불쌍하지만, 퇴치하고 오자. 현자님은 눈을 돌리고 있어도 괜찮아. [아키라] 자…… 잠시만요. 아무것도, 죽이지 않아도…… [피가로] 여기서 쫓아내도, 다른 물가로 이동해서 독을 뿌릴 뿐이야. 그게 마을이라면 대참사가 일어나지. 사랑스러운 겉모습에 속으면 안 돼. 저 아이는 독거미나 독뱀과 마찬가지야. 그 녀석들은 바로 때려죽이잖아? [과일 파는 아이] ……라~ 라라라~…… [아키라] ……이 쪽으로 오고 있어…… [과일 파는 .. 2021. 3. 18.
질병의 늪 4화 [아키라] 피가로, 어디까지 가는 건가요……? 늪을 따라 걸어온 지 꽤 됐는데…… [피가로] 저 증상은 아마 병이 아니야. 독이다. [아키라] 독……? [피가로] 그래. 여긴 병이 돌기 쉽지만, 질병의 늪이라 불리게 된 계기도 병이 아니라 독이었던 거야. [아키라] 누군가 독을 마을 사람들에게 먹였다는 건가요……? [피가로] 독을 다루는 건 인간과 마법사에 한정되지 않아. 동물도 같아. 벌레, 뱀, 물고기, 화초…… 그리고, 새. 먼 옛날, 이 늪에 젠이라는 전설의 독조(毒鳥)의 둥지가 있었어. 그들의 독은 굉장히 강해서 말이야. 그 날개를 물에 담가놓는 것만으로, 한 방울로 사람을 즉사시킬 독을 만들 수 있었어. 남쪽 나라에 온 마법사도, 개척하러 온 인간들도, 젠의 독으로 픽픽 죽어갔어. [아키라] .. 2021. 3. 18.
질병의 늪 3화 [질병의 늪 주민] 으으…… 죄송합니다, 선생님…… 먼 곳에서 와주셨는데 시원한 과일수도 내어드리지 못하고…… [피가로] 괜찮아, 누워있어. 이 마을에서 가장 먼저 발병한 게 당신이지. 뭔가 이상한건 있었어? [질병의 늪 주민] 평소대로 배를 내어서, 고기를 잡고…… 과일 상인과 물고기를 교환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피가로] 과일 상인은 다른 마을 사람인가? 상태는 안좋아보였어? [질병의 늪 주민] 아뇨, 혈색 좋은 꼬마였습니다…… 계속 콧노래를 부르며 일을 했고…… [레녹스] 지금도 건강하다면 좋겠는데…… 피가로 선생님. 만약을 위해 가까운 마을의 상황을 보고 오겠습니다. [루틸] 저도 같이 다녀올게요. 미틸과 현자님은 선생님과 같이 여기 있어주세요. [미틸] 알겠습니다. [질병의 늪 주민] ….. 2021. 3. 18.
질병의 늪 2화 [피가로] 그렇지, 현자님. 일단 걱정되니까, 질병의 늪에 도착하면 간단하게 진료해볼게. [아키라] 질병 예방을 위해서군요. 알겠어요. [피가로] 사실은 다른 마법사들도 건강검진을 해서 기록해놓는 편이 좋은데 말이야. 어디서 이상한 저주나 병에 걸려올지 모르니까. 그래도, 북쪽 마법사들이 얌전히 내 청진기를 받아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고…… 매 번, 질병의 늪에 데려가서 진료하는 걸로 할까. [아키라] 병이 많은 곳에 간다면, 북쪽 마법사들도 몸 상태가 신경 쓰일지도 모르고 말이에요. [피가로] 그럼, 진료하고 나면 리포트에 남겨놓을게. 가끔 들여다봐줄래? [아키라] 레포트 확인이군요. 알겠어요. 모두의 건강 관리도 중요하니까요. [아키라] 여기가 질병의 늪…… 신선하고 생기 있는 녹빛과 물이 많아서 .. 2021.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