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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에피소드/레이타 산맥

레이타 산맥 6화

by camirin 2021. 3. 26.

금색 숫양의 정체는 <거대한 재앙>의 영향을 받은 월광수(月光樹)의 열매였다.

월광수의 열매를 먹으면 몸이 일정 시간 동안 은은하게 빛나는데, 그 효과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었던 것 같다.

마법을 걸자, 금색 숫양은 평범한 숫양으로 돌아와 버렸다.

 

[피터]

뭐야……

그럼 일확천금의 꿈은 환상인가.

 

[존]

그런 거야.

꾸준히 성실하게 일하는 게 제일이지.

 

어깨를 축 늘어뜨린 피터 씨에게 아버지인 존 씨는 쓴웃음 섞인 위로를 건넸다.

잠든 채인 숫양을 쓰다듬으며 레녹스는 두 사람에게 고했다.

 

[레녹스]

나쁜 얘기만은 아니야.

이 산에 이 정도로 듬직한 숫양이 있다면 늑대나 여우는 다가오지 못하겠지.

당신들의 가축을 지켜줄 거야.

 

레녹스의 말에 피터 씨와 존 씨는 얼굴을 마주 보고 기쁜 듯 웃었다.

 

[피터]

그거 정말 최고다!

이렇게 훌륭한 숫양은 처음 봐.

우리 양들도 안심하겠지.

 

[존]

그래.

산의 수호신으로서 소중히 여기자.

너희들, 배는 고프지 않느냐.

 

[루틸]

배고파요!

 

[피터]

그럼 우리 집에서 식사라도!

구름 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어요?

현자의 마법사의 모험담도!

 

[미틸]

와아, 감사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까.

재밌는 이야기가 잔뜩 있어요!

 

[피터]

고마워!

우리 아이들이 기뻐할 거야!

모험담을 정말 좋아하거든.

 

[피가로]

아이들은 다들 그렇지.

 

미소를 주고받으며 우리는 양들과 함께 정상에서 내려갔다.

레녹스의 가방에서 작은 양이 얼굴을 내민다.

 

[레녹스]

너도 고원의 부드러운 풀이 먹고 싶은 거야?

 

그가 마법 주문을 읊자 양은 원래 크기로 돌아왔다.

활기 넘치게 초원을 달려 나간다.

양을 지켜보는 레녹스의 시선은 레이타 산맥처럼 태평하고 상냥하며 믿음직했다.

금색 숫양과 맞붙었던 레녹스를 떠올리고, 그의 뒷모습을 향해 고했다.

 

[아키라]

아까 레녹스, 멋졌어요.

상냥하고 힘도 세서 멋있어요.

 

왠지 그는 부끄러워서 황송해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보면서 레녹스는 한쪽 눈을 감아 보였다.

 

[레녹스]

영광입니다, 현자님.

 

당황해서 부끄러워진 건 내 쪽이었다.

처음으로 금색 숫양을 봤을 때와 같은 기분이 되었다.

이 생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온화하고, 얌전하고, 순종적인 것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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