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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2부/제 1장 세상은 신기함으로 가득 차 있어

9화 좋아한다는 기분

by camirin 2022. 3. 18.

리케는 특이한 성장과정을 갖고 있었다.

세상에 접할 때마다 그가 믿고 있던 것이 조금씩 흔들렸다.

리케에게 있어서는 모르는 세상에 떨어지는 것과 같은 공포일 것이다.

그런 불안을 느낄 때, 아서가 곁에 다가와줘서 안심하는 것 같았다.

아서는 상냥하게 리케의 손을 감싸 쥐었다.

 

[아서]

앞으로 리케와 함께 세상을 배워갈 날들 속에서,

나는 리케가 좋아하는 걸 알고 싶어.

 

[리케]

제가 좋아하는 것이요?

 

[아서]

그래.

올바르니까 선택한 게 아니라 좋아하니까 선택한 것.

올바름을 기준 삼아 선택을 하게 되면, 나와 다른 사람들은 모두 틀린 것처럼 보이지만……

좋아서 선택을 하게 되면 나와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도 취향이 다를 뿐인 친구가 될 수 있어.

 

[리케]

……좋아서 선택……

 

[아서]

오즈 님이 말씀하신 건 그런 거야.

정령의 왕이든 신이든,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면 돼.

그건 리케의 신념이나 정의를 우습게 여기는 게 아니야.

무슨 뜻인지 알겠어?

 

[리케]

…………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아서]

다행이다.

 

리케의 머리를 쓰다듬고 아서는 미소 지었다.

 

[아서]

이 세상에서 누군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누군가를 상처 입히지 않고,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건 아주 어려워.

올바른 게 정해져 있어서 항상 그걸 고를 수 있다면, 다들 안심할 수 있고 간단할 거야.

하지만 좀처럼 그렇게 잘 풀리지는 않지.

다들 언제나 흔들리고 있어.

 

[리케]

……아서 님도요?

 

[아서]

물론이지.

북쪽 나라에 있었을 때, 중앙국에 돌아왔을 때, 내 세상은 몇 번이나 덧씌워졌어.

잘못 생각한 것도 많았고, 내 상식이 뒤집히는 일도 아주 많았어.

 

[리케]

무서웠나요……?

……틀렸던 자신이 부끄러웠나요……?

 

[아서]

그랬지.

무서웠고, 부끄러웠어.

의지할 것을 잃어서 불안했어.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었어.

새로운 것을 접할 때, 누구라도 모르는 건 당연한 거야.

분명 리케에게도 같은 순간이 오겠지.

그때 떠올려줘.

우리가 곁에 있다는 것을.

 

[리케]

네…… 알겠습니다.

불안하기도 하지만……

조금 안심됐어요.

이런 비참한 기분은 다들 똑같은 거군요.

그렇다면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서]

그렇지.

특히 중앙국은 대륙의 한가운데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장소니까.

나만의 올바름만으로 대화하려 하면 여기저기서 싸움이 일어날 거야.

 

리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서는 희미하게 시선을 올렸다.

빈센트 씨를 보고 있다.

빈센트 씨는 아서와 같은 푸른 눈을 느리게 찡그렸다.

 

[빈센트]

…………

 

[아서]

그러니까 좋아하는 걸 이야기하자.

리케가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지 않는 것도 이야기하자.

분명, 달라도 우리는 그대로 친한 친구일 테니까.

 

[리케]

……네, 아서 님.

감사합니다.


[카인]

……하아. 긴장했어.

빈센트 전하는 다음 시찰을 하러 가셨나.

 

[아서]

그런 것 같아.

 

[카인]

오늘은 분쟁이 없으면 좋겠는데.

리케랑 오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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