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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20/달밤의 성의 쇼콜라트리

달밤의 성의 쇼콜라트리 5화

by camirin 2021. 3. 23.

마법사(魔法舎)의 탑의 엘리베이터 앞에 가자, 선생님들이 모여있었다. 
오즈와 쌍둥이, 피가로와 파우스트다.
 
[피가로]
아, 왔다 왔다.
 
[아키라]
여러분도 함께 가시나요?
 
[파우스트]
샤일록과 단 둘이 나가고 싶었던 건가?
그렇다면 지금 그렇다고 하는 게 좋아.
난 이대로 방에 돌아갈 수 있을테니.
 
[아키라]
아뇨, 임무 이외의 일로 파우스트가 외출이라니 드문 일이다 싶어서요……
 
[피가로]
오즈가 간다는데 안 간다고 할 수 있을 리 없지.
파우스트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연장자를 모시고 있으니까 말이야.
 
[파우스트]
시끄럽네.
 
가벼운 농담을 하는 피가로와 파우스트의 옆에서는 오즈와 쌍둥이가 이동 수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오즈]
해가 지기 전이라면 내가 데려가지.
 
[스노우]
그대의 마법이라면 한 순간에 도착하겠지만, 샤일록의 말로는 로맨틱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하지 않느냐.
 
[화이트]
노을에서 초저녁의 어스름으로 변하는 하늘을 밤바람을 맞으며 빗자루로 날아가는 것으로 하지.
무드 있고 멋지지 않느냐.
 
[오즈]
해가 떨어지면 마법을 쓰지 못해.
조금이라면 쓸 수 있기는 하나 지속할 수 있을 거란 보장은 없어.
 
[스노우]
오즈 쨩 정도는 빗자루 뒤에 태워준다니까~
 
[화이트]
화이트 님~ 뒤에 태워주세여~ 하고 말해보려무나.
 
[오즈]
절대 싫군.
너희도 해가 지면 그림 속에 갇히지 않나.
 
[아키라]
……로맨틱한 장소?
대체 어디로 가는 건가요?
 
[샤일록]
그건……
 
샤일록이 설명하려 한 순간, 마법사의 엘리베이터에 새로운 그림자가 나타났다.
 
[미틸]
피가로 선생님!
 
[시노]
파우스트.
 
[피가로]
미틸, 시노.
 
[파우스트]
너희들, 무슨 일이지?
 
[미틸]
선생님들께서 다 같이 탑으로 가시는 게 보였어요.
무슨 일이 있는 건가 해서……
 
[피가로]
아아, 불안하게 해 버렸네.
미안해, 미틸.
 
[시노]
아니, 몰래 빠져나갈 셈인가 했다.
뭔가 맛있는 거라도 먹으러 가는 거겠지.
어른은 그런 짓을 해.
 
[파우스트]
…………
반은 정답이지만 반은 틀렸어.
현자님을 에스코트하러 가는 거야.
 
[아키라]
저, 에스코트받나요?
 
[피가로]
샤일록, 얘기 안 한 거야?
 
[샤일록]
기대하게 해드리고 싶어서요.
그런 거라면, 여러분도 같이 가시겠어요?
 
[미틸]
가도 되나요?
 
[샤일록]
그럼요.
하지만, 도착할 때까지 장소는 비밀이에요.
 
[시노]
재밌군. 내 낫이 울고 있어.
 
[아키라]
낫이 울 만한 곳인가요……?
 
[샤일록]
비밀입니다.
힌트가 있다면, 이렇게 될까요.
 
샤일록은 파이프를 물고 마법사(師)를 향해 하얀 연기를 내뿜었다.
폭신폭신 떠도는 연기가 사라지자 모두의 옷이 외출복처럼 변해있었다.
 
[시노]
이렇게? 이렇게라니 어떻게지?
 
[샤일록]
드레스 코드가 까다로운 곳이에요.
그럼, 가볼까요.
 
샤일록이 마나석을 넣자,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문이 열린다.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서쪽 탑으로 왔다.
주황색과 보라색이 배어 나오는 서쪽 나라의 밤하늘은 젤리 같아 예뻤다.
오즈는 하늘을 올려다보곤 마도구인 지팡이를 꺼냈다.
 
[오즈]
나는 먼저 가지.
로맨틱한 풍경인지가 보고 싶은 녀석은 빗자루를 타고 오도록.
 
[시노]
흥. 오즈가 로맨틱이라니.
 
[파우스트]
놀리지 마라.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무서운 인물이니.
 
[시노]
파우스트보다?
 
[파우스트]
그에 비한다면 나 따위는 새끼 고양이 같은 존재야.
 
[오즈]
뭔가 말했나?
 
[파우스트]
아무것도 아니야.
난 오즈와 같이 마법으로 이동하지.
시노와 미틸도 같이 오도록 해.
 
[피가로]
그게 좋을지도 모르겠네.
나도 오즈와 같이 갈 테니 너희도 이쪽으로 와.
 
[미틸]
알겠어요……
조금 보고 싶었는데.
 
[시노]
난 로맨틱은 어찌 돼도 상관없어.
 
[샤일록]
그럼, 제가 현자님을 데려가겠습니다.
여러분, 먼저 가서 기다려주세요.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스노우]
우리도 빗자루에 타서 가지.
현자가 감격하는 모습이 보고싶구먼.
 
[화이트]
특히, 목적지 직전의……
이런. 후후후, 비밀이야.
 
스노우와 화이트가 즐거운 듯 자신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서프라이즈를 해 주려는 그들의 기분이 전해졌기에, 나는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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