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
자, 이 드레스는 어떠신지?
분명 잘 어울릴 거예요.
[파우스트]
그렇게 끌리지 않는군……
[스노우]
무정한 소리 말게.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현자를 위해서지 않나.
게, 오즈여. 이 드레스는 어떤가?
[오즈]
…………
정말 하는 건가……?
[화이트]
물론일세.
이런 건 선생인 우리가 솔선해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
[피가로]
그러고 보니, 작년엔 누가 참가한 거야?
[샤일록]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과 제가.
굉장히 즐거운 밤이었답니다.
[아키라]
(아…… 마법사들의 선생님들이 모여있어)
(그리고 다리가 달린 커다란 옷장이 근처에 있어…… 뭘 하는 거지?)
안녕하세요. 여러분, 뭘 하고 계신가요? 수업 상담인가요?
[샤일록]
안녕하세요, 현자님.
발렌타인 파티의 준비예요.
슬슬 그런 시기잖아요?
[아키라]
발렌타인 알고 계세요?
[샤일록]
네. 전 현자님께 들었답니다.
돌아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위로하기 위해
달콤한 과자와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으로 현자님을 연회로 위로하는 의식이죠?
[아키라]
네……!?
[샤일록]
마녀는 마녀의 모습 그대로, 남자 마법사는 마녀의 모습으로 변화해 전 현자님을 접대했었답니다.
지금은 여성의 모습이 되었을 때 입을 드레스를 고르던 중이었어요.
[아키라]
(전 현자님…… 발렌타인 핑계로 하렘 파티를 연 건가……)
[피가로]
좋아. 그럼, 뇌쇄 미녀로 변화해서, 현자님을 뇌쇄시켜 버릴까.
현자님, 이 정도 대담한 드레스 쪽이 좋아?
[아키라]
네!? 그……
[파우스트]
그건 옷이라기보단 천이지.
[샤일록]
가끔은 괜찮지 않나요.
파우스트는 항상 검은 옷만 입으니까, 화사한 복장이 보고 싶죠, 현자님.
[아키라]
아니, 저기……
[파우스트]
하지만, 이건 노출이 너무 심하지 않나……
[오즈]
확실히……
[스노우]
뭘 점잔 빼는 겐가.
리케나 미틸을 본받아서 발이라도 들이게.
[화이트]
모두의 드레스가 기대되는구먼!
[아키라]
(어떡하지…… 다들, 발렌타인에 대해서 오해하는 것 같은데……)
(그보다 다들, 이성의 모습이 되는 것에 별로 저항이 없네. 역시 마법사……)
(사실을 말해주는 편이 좋겠지. 하지만, 조용히 있으면 마녀 모습을 한 모두를 볼 수 있어……)
(………… ……조금, 보고 싶다……)
[스노우]
무슨 일이냐, 현자여.
[화이트]
이 드레스는 마음에 안 드는 겐가?
귀엽지 않은가?
[아키라]
…………
호기심과 양심을 천칭에 달아 고민한 결과, 나는 양심을 지키기로 했다.
[아키라]
사실은……
내가 발렌타인의 설명을 끝내자, 파우스트는 여성용 드레스를 기세 좋게 옷장 안으로 던졌다.
[파우스트]
……윽, 위험하게 속아 넘어갈 뻔했어……
[피가로]
뭐야. 그럼, 여자 모습이 되어서 드레스를 입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
피가로는 어깨를 움츠리고 옷장에 드레스를 처박았다.
옷장은 우물우물 드레스를 먹고 딸깍하고 문을 열었다.
드레스는 예쁘게 행거에 걸려있었다.
[샤일록]
이런, 농담이셨군요.
뭐, 그런 느낌은 들었지만요.
[파우스트]
알면서 참가한 건가.
[샤일록]
네. 재밌어 보였기에.
[오즈]
……아서는 전 현자를 신뢰했던 모양인데, 뭔가 이외에도 속지 않았을지 걱정이 되는군……
[아키라]
(오즈…… 아서는 이미 미팅을 만남을 축복하는 회식이라고 굳게 믿고 있어요……)
[스노우]
그럼, 본래의 발렌타인이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의식이라는 겐가?
[화이트]
반한 상대에게 초콜릿을 건네는 이유는 왜지? 뇌물인가?
[피가로]
초콜릿 정도에 몸을 파는 건가?
현자님의 세계에서는 단 게 귀했던 건가?
[파우스트]
몸을 파는 건 아니겠지.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 같은 게 아닌가?
[샤일록]
여성이 구애하는 문화였나요?
남성이 구애해선 안 되나요?
[아키라]
(아아, 다들 이세계 문화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어……)
아니, 지금은 고백이나 남녀는 그렇게 상관없어요.
그 시기가 되면 기합이 들어간 신작 초콜릿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먹고 싶어 진다고 할지……
[오즈]
제과점의 의식인가?
[아키라]
그러니까……
평소에 말하지 못하는, 평상시의 감사를 담아 초콜릿을 선물하는 느낌이에요.
[스노우]
오오, 평소의 감사인가.
그거라면 재미있겠구먼!
[화이트]
우리도 즐길 수 있겠구먼!
그럼, 다 함께 현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건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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