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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클리프64

제 4화 누구를 위해서 카인이 하는 말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진심과 성실함은 말과 시선에서 강하게 전해져 왔다. 꿈인가, 만들어진 이야기인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것만은 진짜라고 느껴졌다. 그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면, 카메라 저편에서 누군가에게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키라] ……힘을 빌려준다는 건, 무엇을 하면 되나요? [히스클리프] 선생님을…… 파우스트 선생님을 구해주셨으면 해요. [아키라] 파우스트 선생님……? [카인] 우리의 동료야. 죽어가고 있어. 네가 있다면 살릴 수 있을지도 몰라. [아키라] 죽어가고 있다니, 어째서…… [샤일록] 동료를 감싸고,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히스클리프] ……파우스트 선생님은, 제가 신세를 진 선생님이에.. 2021. 2. 27.
제 3화 진지한 눈빛 그때, 층계참의 창문에서 신기한 향의 하얀 연기가 맴돌았다. 와인 같은, 현기증이 나는 달콤한 향이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드니, 조금 전까지 아무도 없었을 터인 창가에 청년이 걸터앉아 있었다.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어딘가 요염한 색기를 풍겼다. 입에 문 긴 파이프 탓일지도 모른다. [???] 좋은 저녁이에요. [히스클리프] 샤일록! [???] 안 될 사람. 카인과 둘이서 무리나 하고…… 하늘을 나는 것도 겨우였죠. [히스클리프] 하지만, 파우스트 선생님이…… [???] 알고 있습니다. 이 뒤는 저희에게 맡기세요. 파랗게 질린 히스클리프의 뺨을 쓰다듬고, 청년은 히스클리프의 어깨너머로 나에게 미소 지었다. [???] 처음 뵙겠습니다, 현자님. 저는 서쪽의 마법사, 샤일록. [아키라] ……마법사…… 동요하는.. 2021. 2. 27.
제 2화 손을 잡고 이끄는 자 [카인] 상대가 나라도 말이야. ━━자, 들어와. [군사] 네, 네…… [드러몬드] 카인,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여기에 있는 병사는, 네놈의 부하가 아니야! 명령은 내가 내린다! [카인] 까다롭네…… [드러몬드] 네놈이 대범한 거다! 그러니까 기사단장 자리에서 쫓겨난 게지! [카인] 알았어, 알았어! 아무래도 괜찮아. 빨리 해줘. 하세요, 각하. [드러몬드] 크흠…… 모두들, 싸워라……! [군사] 우오오오…… 와아 하고 군사들이 소리를 높이고, 카인을 향해 달려든다. 갑자기 일어난 난투에 당황하며, 시원스럽게 싸우는 카인의 모습에 시선을 뺏겼다. 다짜고짜 달려드는 군사들의 검을, 가볍게 받아치며, 여유롭게 굴복시킨다. [아키라] (굉장해… 멋있어……) 그때, 누군가의 손이 조심스럽게 내 팔을 끌어당.. 2021. 2. 27.
제 1화 보름달의 밤에 이끌려서 [아키라]오늘 밤은 바람이 세네……그래서 그런지 고양이들이 이쪽저쪽에서 울고 있어.고양이 캔을 싸게 샀으니까, 돌아오면서 고양이 할머니 댁에 들러야지.쿠로랑 하나코는 참치고, 타마는 닭가슴살, 토라는 연어.싯포 할아버지는 시니어용.가까우니까 가끔 돌봐주고 있는데, 어떤 고양이도 개성적이고 귀엽단 말이야.그러고 보니, 고양이 할머니가 말씀하셨지.바람이 강하고 고양이가 우는 보름달이 밝은 밤에는, 무언가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고.와…… 굉장하다, 커다란 보름달……평소보다 빛도 눈부신 것 같아.이렇게 밝고 크면 스마트폰 카메라로도예쁘게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초점을 맞추고……됐다. 큰 달을 사진에 담고, 나는 스마트폰을 보며살고 있는 맨션의 엘리베이터 앞까지 왔다. ***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를 부르고, 열린.. 2021.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