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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1부/제1장 당신과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제 2화 손을 잡고 이끄는 자

by camirin 2021. 2. 27.

[카인]

상대가 나라도 말이야.

━━자, 들어와.

 

[군사]

네, 네……

 

[드러몬드]

카인,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여기에 있는 병사는, 네놈의 부하가 아니야!

명령은 내가 내린다!

 

[카인]

까다롭네……

 

[드러몬드]

네놈이 대범한 거다!

그러니까 기사단장 자리에서 쫓겨난 게지!

 

[카인]

알았어, 알았어!

아무래도 괜찮아. 빨리 해줘.

하세요, 각하.

 

[드러몬드]

크흠…… 모두들, 싸워라……!

 

[군사]

우오오오……

 

와아 하고 군사들이 소리를 높이고, 카인을 향해 달려든다.

갑자기 일어난 난투에 당황하며, 시원스럽게 싸우는 카인의 모습에 시선을 뺏겼다.

다짜고짜 달려드는 군사들의 검을, 가볍게 받아치며, 여유롭게 굴복시킨다.

 

[아키라]

(굉장해… 멋있어……)

 

그때, 누군가의 손이 조심스럽게 내 팔을 끌어당겼다.

서늘하고 차가운 손가락이다.

 

[???]

…………

 

[아키라]

저기……

 

[???]

아……

동쪽의 마법사, 히스클리프입니다.

따라오십시오.

 

히스클리프라 소개한 소년을 보고, 나는 놀라 숨이 멎었다.

TV에서도 인터넷에서도 본 적 없을 정도로 예쁜 소년이었다.

정교한 세공으로 조각된 미술품 같았다.

나의 시선으로부터 도망치듯, 히스클리프는 고개를 숙였다.

 

[히스클리프]

이 쪽으로.

 

난투가 일어난 곳으로부터 도망치듯, 히스클리프의 뒤를 쫓아 어둑어둑한 계단으로 향했다.

나는 점점 불안해졌다. 우리 맨션에 나선 계단 같은 것은 없었다.

 

[아키라]

아……

저기, 뭐 하나 여쭤봐도 될까요?

 

계단 중간에서 히스클리프가 어깨너머로 돌아보았다.

곱게 물든 눈동자는 마치 고가의 보석 같았다.

넋을 놓고 바라볼 뻔해서, 나는 눈썹을 찡그렸다.

히스클리프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잘 보니 위 층에서 싸우고 있는 카인도 피로가 상당해 보였다.

 

[아키라]

……괜찮으세요?

안색이 굉장히 나쁜데.

……앗……

 

갑자기, 히스클리프가 쓰러질 듯 휘청였다.

나는 서둘러 그를 부축했다.

히스클리프는 이마를 짚으며 괴로운 듯 숨을 몰아쉬었다.

 

[히스클리프]

……죄송합니다……

이제, 거의, 마력이 남아있지 않아요……

 

[아키라]

……마력……?

 

[히스클리프]

<거대한 재앙>과의 싸움을 이제 막 끝낸 참이라……

……카인도 분명, 한계……

 

[군사]

놓치지 마! 잡아!

 

[히스클리프]

…………윽

 

계단 위쪽에서 군사들이 쫓아오기 시작했다.

히스클리프는 내 손을 끌어당겨 계단을 내려가려 했다.

그러자, 아래층에서도 사람이 몰려왔다.

 

[군사]

협공이다!

이러면 도망치지 못하겠지!

 

[히스클리프]

……괜찮습니다, 현자님.

제가 지키겠습니다.

 

[아키라]

하지만, 안색이……

 

히스클리프는 가슴 앞에 오른손을 겹쳐 올렸다.

그의 손이 희미한 빛을 머금었고,

어느새 손바닥 위에는 회중시계가 들려있었다.

 

[아키라]

(뭐, 뭐야?! 지금……)

 

회중시계를 쥐고, 히스클리프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히스클리프]

《렙세바이블프 스노스》

 

그러자━━

군사들은 인형처럼 움직임을 멈췄다.

 

[아키라]

무슨……?!

 

[히스클리프]

…………윽

 

[아키라]

괘, 괜찮아요?!

 

현기증을 일으킨 듯, 히스클리프가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작게 끄덕이고는 필사적으로 일어섰다.

 

[히스클리프]

……괜찮습니다……

서둘러요. 금방 마법이 풀릴 거예요.

서두르지 않으면, 파우스트 선생님이……

 

히스클리프를 부축하며 나는 혼란에 빠졌다.

그의 필사적인 모습은, 몰래카메라의 연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군사들의 검의 날카로움도.

피로를 숨기고 싸우는 카인의 진지함도.

 

[카인]

히스, 무사해?!

 

[히스클리프]

……윽, 괜찮아!

 

[아키라]

(그렇다면……)

(이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

오늘 밤바람은, 피부에 착 감기네요.

마치, 안달이 난 정인의 손가락처럼……

중앙 탑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카인과 히스클리프는 무사할까요.

자, 한 눈 팔지 말고.

놓고 갑니다. 무르.

 

[무르]

지금 가!


[히스클리프]

현자님, 이 쪽으로.

 

[아키라]

네……

 

인형처럼 굳어버린 사람들 사이를 지나며, 뭐가 뭔지 모르는 채 히스클리프의 뒤를 따라갔다.

조금만 더 가면 계단 아래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던 그때, 군사의 손가락이 꿈틀 하고 움직였다.

 

[히스클리프]

……앗, 마법이 풀린다……

 

바로 다음 순간, 군사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군사]

……윽, 현자를 잡아라!

어라? 없어?

어디로 갔지?!

 

[군사]

멍청아! 네 뒤다!

 

[군사]

어느 틈에?! 놓칠까 보냐……!

 

움직이기 시작한 군사들이 우리를 둘러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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