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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1부/제1장 당신과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제 4화 누구를 위해서

by camirin 2021. 2. 27.

카인이 하는 말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진심과 성실함은 말과 시선에서 강하게 전해져 왔다.

꿈인가, 만들어진 이야기인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것만은 진짜라고 느껴졌다.

그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면, 카메라 저편에서 누군가에게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키라]

……힘을 빌려준다는 건, 무엇을 하면 되나요?

 

[히스클리프]

선생님을……

파우스트 선생님을 구해주셨으면 해요.

 

[아키라]

파우스트 선생님……?

 

[카인]

우리의 동료야. 죽어가고 있어.

네가 있다면 살릴 수 있을지도 몰라.

 

[아키라]

죽어가고 있다니, 어째서……

 

[샤일록]

동료를 감싸고,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히스클리프]

……파우스트 선생님은, 제가 신세를 진 선생님이에요……

선생님이 없었다면, 저도 죽었을 거예요……

 

죽어가고 있는 동료……

머릿속에서 반복해보아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붉게 물들어가는 히스클리프의 눈꺼풀에 그의 슬픔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히스클리프]

…… 부탁드립니다……

부디, 선생님을 살려주세요……

 

심호흡을 하고, 나는 끄덕였다.

 

[아키라]

알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히스클리프의 얼굴에 안도의 웃음이 퍼졌다.

이런 식으로 웃는 아이였구나 하고 놀랄 정도로,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웃음이었다.

 

[히스클리프]

감사합니다, 현자님……

 

[드러몬드]

기다려라! 마법사 놈들!

현자님을 넘겨줄 수는 없다……!

 

그때, 수염 난 아저씨와 심약해 보이는 청년이 큰 소리를 내며 계단을 뛰어내려왔다.

아저씨는 나를 보자, 꾸짖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드러몬드]

현자님!

속으시면 안 됩니다!

마법사는 매사에 무책임한 거짓말쟁이입니다!

주저 없이 사람을 속이고, 이상한 힘으로 마음을 조종합니다!

마법사를 믿으시면 안 됩니다!

 

나는 세 사람을 돌아보았다.

카인은 눈썹을 찌푸리고, 히스클리프는 상처 받은 얼굴을 했다.

샤일록만이 웃고 있었다.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고, 파이프를 흔들면서.

 

[샤일록]

우리가 정직한 사람이라 한다면, 당신은 거짓을 말한 것이 되겠군요.

당신이 말하는, 적당한 거짓말쟁이와 같이.

 

[드러몬드]

나는 나라를 위해 섬기고 있는 것이다!

성실하지 못한 네놈들과는 달라!

 

[샤일록]

조용히 해주십시오. 드러몬드 님.

당신은 우리에게 말을 걸 생각이시겠지만, 사실은 우리와 대화할 생각은 없어요.

당신의 말에서 전해지는 것은, 당신이 우리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것뿐.

당신은 우리가 하는 말이 진실이라 하더라도 믿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거짓말을 한다면 안심하겠지요.

당신은 당신이 싫어하는 우리가 거짓말쟁이라고 믿고 싶으니까.

그렇다면, 진실과 거짓에 의미는 있습니까?

 

[드러몬드]

……에잇, 의미 모를 말을!

현자님! 아무튼 그 녀석들의 말을 진지하게 들으셔선 안 됩니다!

현자님은 저희가 하는 말을 들으시면 됩니다!

현자님을 위해 말씀드리는 겁니다!

 

나는 어깨를 움츠렸다.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만, 아저씨는 자기가 하는 말을 들으라는 말 뿐이다.

카인은 나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들을 위해서라 말하고, 나에게 부디 부탁한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카인 일행을 돌아보았다.

 

[아키라]

잘 모르겠지만……

여러분을 따라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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