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하는 내 옆에서, 드러몬드 씨가 거북한 표정을 지었다.
[드러몬드]
그때는 정말 실례가 많았습니다……
실례라 할지, 소중한 현자의 마법사를 한 명 잃을 뻔했지요.
소중한 현자의 마법사.
드러몬드 씨의 말에 나는 감격했다.
마법사를 악질에 거짓말쟁이라고 했던 때의 드러몬드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애초에 드러몬드 씨는 대화를 나눠보면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마법 관리 대신이라는 입장상, 마법사에게 속거나, 조롱당하거나, 위협받거나 하는 일이 많아서……
그 때문에 마법사가 싫어지게 된 것이었다.
인간에게 거북한 취급을 받다가 인간이 싫어지게 된 마법사처럼.
[아키라]
드러몬드 씨,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기뻐요.
내가 감사를 전하자, 드러몬드 씨는 칭찬받은 어린아이처럼 머리를 긁적이며 수줍어했다.
[드러몬드]
이것 참……
이것도 현자님 덕분입니다.
현자님이 계셨기에……
[빈센트]
에헴.
[드러몬드]
…………윽.
빈센트의 헛기침에 드러몬드 씨는 순식간에 풀어진 표정을 바로잡았다.
[드러몬드]
너, 너희들!
환자역이 정해졌으면 훈련을 계속하도록!
[피가로]
알겠습니다.
그럼 현자님.
그가 어떤 상처를 입었었는지 기억해?
[아키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몸에서 연기가 났던 것 같아요.
이쯤에서……
[피가로]
이런 느낌이려나.
피가로가 주문을 외우자, 당시를 재현하듯 파우스트의 몸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고통스러운 신음소리. 침통한 정적.
그때의 광경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루틸]
연기……라는 건 파우스트 씨는 화상을 입었던 건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나요?
[피가로]
영혼의 상처가 육체에 나타난 거야.
왜, 배가 너무 아프면 기분이 우울해지잖아?
[미틸]
영혼에 상처를 입었다는 건, <거대한 재앙>……?
[피가로]
아마도.
나도 내 눈으로 본 게 아니니까 모르지만……
<거대한 재앙>은 정령을 사역할 수 있어.
혹은, <거대한 재앙>이 정령과 대등한 존재인 게 아닐까.
<거대한 재앙>의 이름에 모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지금까지 조용히 듣고만 있던 빈센트 씨가 입을 열었다.
[빈센트]
<거대한 재앙>의 정체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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