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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2부/제2장 왕제의 시찰

4화 그때를 생각하면

by camirin 2022. 3. 18.

부끄러워하는 내 옆에서, 드러몬드 씨가 거북한 표정을 지었다.

 

[드러몬드]

그때는 정말 실례가 많았습니다……

실례라 할지, 소중한 현자의 마법사를 한 명 잃을 뻔했지요.

 

소중한 현자의 마법사.

드러몬드 씨의 말에 나는 감격했다.

마법사를 악질에 거짓말쟁이라고 했던 때의 드러몬드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애초에 드러몬드 씨는 대화를 나눠보면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마법 관리 대신이라는 입장상, 마법사에게 속거나, 조롱당하거나, 위협받거나 하는 일이 많아서……

그 때문에 마법사가 싫어지게 된 것이었다.

인간에게 거북한 취급을 받다가 인간이 싫어지게 된 마법사처럼.

 

[아키라]

드러몬드 씨,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기뻐요.

 

내가 감사를 전하자, 드러몬드 씨는 칭찬받은 어린아이처럼 머리를 긁적이며 수줍어했다.

 

[드러몬드]

이것 참……

이것도 현자님 덕분입니다.

현자님이 계셨기에……

 

[빈센트]

에헴.

 

[드러몬드]

…………윽.

 

빈센트의 헛기침에 드러몬드 씨는 순식간에 풀어진 표정을 바로잡았다.

 

[드러몬드]

너, 너희들!

환자역이 정해졌으면 훈련을 계속하도록!

 

[피가로]

알겠습니다.

그럼 현자님.

그가 어떤 상처를 입었었는지 기억해?

 

[아키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몸에서 연기가 났던 것 같아요.

이쯤에서……

 

[피가로]

이런 느낌이려나.

 

피가로가 주문을 외우자, 당시를 재현하듯 파우스트의 몸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고통스러운 신음소리. 침통한 정적.

그때의 광경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루틸]

연기……라는 건 파우스트 씨는 화상을 입었던 건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나요?

 

[피가로]

영혼의 상처가 육체에 나타난 거야.

왜, 배가 너무 아프면 기분이 우울해지잖아?

 

[미틸]

영혼에 상처를 입었다는 건, <거대한 재앙>……?

 

[피가로]

아마도.

나도 내 눈으로 본 게 아니니까 모르지만……

<거대한 재앙>은 정령을 사역할 수 있어.

혹은, <거대한 재앙>이 정령과 대등한 존재인 게 아닐까.

 

<거대한 재앙>의 이름에 모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지금까지 조용히 듣고만 있던 빈센트 씨가 입을 열었다.

 

[빈센트]

<거대한 재앙>의 정체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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