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에게 손을 잡혀 뒤를 따라가다 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황금색으로 빛나는 달콤한 향기가 맴도는 작은 강이 있었다.
[아키라]
와, 좋은 냄새네요……!
이건 뭘까요?
[스노우]
벌꿀주라네.
반짝반짝해서 예쁘지 않누?
물론 맛도 일품이지.
자, 그대도 마셔보게나.
마법으로 알코올을 날려주마.
[아키라]
그래도 되나요?
감사합니다, 스노우!
[네로]
응? 너희도 와 있었구나.
네로와 샤일록이 한 손에 벌꿀주가 든 잔을 들고 이쪽으로 걸어왔다.
[아키라]
네로, 샤일록.
[샤일록]
이 벌꿀주로 정령들께 칵테일을 만들어드리려고 하는데, 여러분도 어떠신지요?
이번 연회의 답례로, 그들이 기뻐할 만한 봄의 방문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만들 생각이랍니다.
[네로]
나도 간단하게 안주거리를 여러 가지 만들어왔으니까.
나눠먹을까 하고.
[클로에]
다들 즐거워 보이네!
뭐 하고 있어?
강가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클로에가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달려왔다.
[아키라]
다들 정령이랑 우리가 먹을 칵테일과 간식을 준비해주신다고 해요.
클로에도 같이 어때요?
[클로에]
고마워!
그럼 나도 정령들에게 뭔가 해줘야겠는걸.
……아, 그렇지!
《스이스피시보 보이팅곡》
클로에가 마법으로 테이블 세트를 꺼내자, 새하얀 식탁보가 덮인 테이블을 중앙으로 연한 색상의 꽃잎이 몇 장 떨어졌다.
[클로에]
귀, 귀여워……!
이거 정령들이 해준 걸까?
이런 모양의 꽃잎은 처음 봤어!
색 조합도 예쁘고 다음 옷의 디자인에 넣으면 멋질 거야!
눈을 반짝이며 감탄하는 클로에를 보며 옆에 있던 샤일록과 스노우, 네로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클로에]
잘됐네요, 클로에.
그들은 당신의 멋진 배려를 마음에 들어했어요.
나중에 과일을 선물로 가져와주신다고 하네요.
[러스티카]
이런, 재밌어 보이네.
우리도 끼워줄래?
[카인]
아키라, 아까 저쪽에서 여러 과일을 찾았어.
이것도 같이 먹자.
즐겁게 떠들고 있자, 러스티카와 카인, 루틸과 미틸도 이쪽으로 다가왔다.
[루틸]
와아, 벌꿀주인가요?
예쁜 색이네요……
[미틸]
정말, 형님.
지금 바로 먹고 싶다고 얼굴에 써있다고요?
[루틸]
에헤헤, 하지만 너무 맛있어 보이는 걸.
그렇지, 다 같이 건배하지 않을래요?
[아키라]
네!
루틸의 말에 웃으며 끄덕이고 다같이 칵테일과 주스가 담긴 잔을 들었다.
[루틸]
……흠흠.
그럼, 제가 건배 신호를 할게요.
우리와 정령들의 멋지고 특별한 순간에…… 건배!
[전원]
건배!
[러스티카]
멋진 노래를 들으며 예쁜 풍경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니 이런 사치가 또 있을까.
[미틸]
정말요! 형님, 이 복숭아 같은 과일 맛있어 보여요.
정령님들이 주신 걸까요?
리케의 선물로 하나 가져가도 되려나……
[루틸]
정령님들께 부탁드려봐.
분명 괜찮다고 해주시지 않을까?
[카인]
이 포도 같은 과일도 새콤해서 맛있어.
샤일록도 먹어봐.
[샤일록]
감사합니다.
그럼 사양 않고.
샤일록이 카인에게 붉은 과일을 받아 한 알을 입에 넣었다.
고상하지만 품위 있게 고운 동작에 왠지 수줍어졌다.
[샤일록]
후후. 익었는데도 알맞게 신맛이 돌아 정말 맛있네요.
[루틸·미틸]
샤일록 씨!
[미틸]
저기,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샤일록]
무슨 일이시죠?
그렇게 귀엽게 부탁받으면 어떤 부탁이라도 들어드리고 싶어 지네요.
[루틸]
전에 걸어주셨던 감각을 예민하게 하는 마법을 저희에게 걸어주시겠어요?
정령님들의 목소리를 또 직접 들었으면 해서요.
[샤일록]
네, 그럼요.
《인비벨》
그가 손에 든 파이프에서 흔들흔들 옅은 연기가 나와 루틸과 미틸을 감쌌다.
[루틸·미틸]
…………
그들은 표정에 기대를 담아 정령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듯 나무들을 보았고,
이윽고 서로 마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아키라]
루틸, 미틸.
정령들이 뭐라고 하고 있나요?
[루틸·미틸]
고맙대요!
신난 목소리와 함께 그들이 웃었다.
[루틸]
또 놀러 와 달래요!
정령님들도 즐겨주신 것 같아서 기뻐요.
루틸과 미틸은 기쁜 듯 정령이 사는 숲을 둘러보았다.
그들의 어머니도 본 풍경을, 마음에 새기는 듯.
[루틸]
저희, 앞으로도 여기 올게요!
여러분이 더 이상 외롭지 않도록요.
행복과 상냥함으로 가득한 말에 정령들도 기뻐하듯 두둥실 꽃잎이 날아올랐다.
[루틸]
후후. 기뻐라.
왠지 정령님의 노래에 맞춰서 춤을 추고 싶어 졌어요.
같이 춤추자. 미틸!
[미틸]
네!
루틸과 미틸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손을 맞잡아 춤추기 시작했다.
턴을 돌 때마다 따뜻한 바람이 불고 스텝을 밟을 때마다 그들의 발밑에서 꽃이 피었다.
[스노우]
자, 나도 저 아이들과 함께 춤추고 오겠네.
[카인]
그럼 나도 갈까.
루틸, 미틸!
나랑도 같이 춤추자!
온화한 공기에 모두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호응하듯 정령들의 노래도 무르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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