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벤트 스토리 21/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9화

by camirin 2021. 5. 1.

스노우에게 손을 잡혀 뒤를 따라가다 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황금색으로 빛나는 달콤한 향기가 맴도는 작은 강이 있었다.

 

 

[아키라]

와, 좋은 냄새네요……!

이건 뭘까요?

 

[스노우]

벌꿀주라네.

반짝반짝해서 예쁘지 않누?

물론 맛도 일품이지.

자, 그대도 마셔보게나.

마법으로 알코올을 날려주마.

 

[아키라]

그래도 되나요?

감사합니다, 스노우!

 

[네로]

응? 너희도 와 있었구나.

 

네로와 샤일록이 한 손에 벌꿀주가 든 잔을 들고 이쪽으로 걸어왔다.

 

[아키라]

네로, 샤일록.

 

[샤일록]

이 벌꿀주로 정령들께 칵테일을 만들어드리려고 하는데, 여러분도 어떠신지요?

이번 연회의 답례로, 그들이 기뻐할 만한 봄의 방문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만들 생각이랍니다.

 

[네로]

나도 간단하게 안주거리를 여러 가지 만들어왔으니까.

나눠먹을까 하고.

 

[클로에]

다들 즐거워 보이네!

뭐 하고 있어?

 

강가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클로에가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달려왔다.

 

[아키라]

다들 정령이랑 우리가 먹을 칵테일과 간식을 준비해주신다고 해요.

클로에도 같이 어때요?

 

[클로에]

고마워!

그럼 나도 정령들에게 뭔가 해줘야겠는걸.

……아, 그렇지!

《스이스피시보 보이팅곡》

 

클로에가 마법으로 테이블 세트를 꺼내자, 새하얀 식탁보가 덮인 테이블을 중앙으로 연한 색상의 꽃잎이 몇 장 떨어졌다.

 

[클로에]

귀, 귀여워……!

이거 정령들이 해준 걸까?

이런 모양의 꽃잎은 처음 봤어!

색 조합도 예쁘고 다음 옷의 디자인에 넣으면 멋질 거야!

 

눈을 반짝이며 감탄하는 클로에를 보며 옆에 있던 샤일록과 스노우, 네로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클로에]

잘됐네요, 클로에.

그들은 당신의 멋진 배려를 마음에 들어했어요.

나중에 과일을 선물로 가져와주신다고 하네요.

 

[러스티카]

이런, 재밌어 보이네.

우리도 끼워줄래?

 

[카인]

아키라, 아까 저쪽에서 여러 과일을 찾았어.

이것도 같이 먹자.

 

즐겁게 떠들고 있자, 러스티카와 카인, 루틸과 미틸도 이쪽으로 다가왔다.

 

[루틸]

와아, 벌꿀주인가요?

예쁜 색이네요……

 

[미틸]

정말, 형님.

지금 바로 먹고 싶다고 얼굴에 써있다고요?

 

[루틸]

에헤헤, 하지만 너무 맛있어 보이는 걸.

그렇지, 다 같이 건배하지 않을래요?

 

[아키라]

네!

 

루틸의 말에 웃으며 끄덕이고 다같이 칵테일과 주스가 담긴 잔을 들었다.

 

[루틸]

……흠흠.

그럼, 제가 건배 신호를 할게요.

우리와 정령들의 멋지고 특별한 순간에…… 건배!

 

[전원]

건배!


[러스티카]

멋진 노래를 들으며 예쁜 풍경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니 이런 사치가 또 있을까.

 

[미틸]

정말요! 형님, 이 복숭아 같은 과일 맛있어 보여요.

정령님들이 주신 걸까요?

리케의 선물로 하나 가져가도 되려나……

 

[루틸]

정령님들께 부탁드려봐.

분명 괜찮다고 해주시지 않을까?

 

[카인]

이 포도 같은 과일도 새콤해서 맛있어.

샤일록도 먹어봐.

 

[샤일록]

감사합니다.

그럼 사양 않고.

 

 

샤일록이 카인에게 붉은 과일을 받아 한 알을 입에 넣었다.

고상하지만 품위 있게 고운 동작에 왠지 수줍어졌다.

 

[샤일록]

후후. 익었는데도 알맞게 신맛이 돌아 정말 맛있네요.

 

[루틸·미틸]

샤일록 씨!

 

[미틸]

저기,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샤일록]

무슨 일이시죠?

그렇게 귀엽게 부탁받으면 어떤 부탁이라도 들어드리고 싶어 지네요.

 

[루틸]

전에 걸어주셨던 감각을 예민하게 하는 마법을 저희에게 걸어주시겠어요?

정령님들의 목소리를 또 직접 들었으면 해서요.

 

[샤일록]

네, 그럼요.

《인비벨》

 

그가 손에 든 파이프에서 흔들흔들 옅은 연기가 나와 루틸과 미틸을 감쌌다.

 

[루틸·미틸]

…………

 

그들은 표정에 기대를 담아 정령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듯 나무들을 보았고,

이윽고 서로 마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아키라]

루틸, 미틸.

정령들이 뭐라고 하고 있나요?

 

[루틸·미틸]

고맙대요!

 

신난 목소리와 함께 그들이 웃었다.

 

[루틸]

또 놀러 와 달래요!

정령님들도 즐겨주신 것 같아서 기뻐요.

 

루틸과 미틸은 기쁜 듯 정령이 사는 숲을 둘러보았다.

그들의 어머니도 본 풍경을, 마음에 새기는 듯.

 

[루틸]

저희, 앞으로도 여기 올게요!

여러분이 더 이상 외롭지 않도록요.

 

행복과 상냥함으로 가득한 말에 정령들도 기뻐하듯 두둥실 꽃잎이 날아올랐다.

 

[루틸]

후후. 기뻐라.

왠지 정령님의 노래에 맞춰서 춤을 추고 싶어 졌어요.

같이 춤추자. 미틸!

 

[미틸]

네!

 

루틸과 미틸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손을 맞잡아 춤추기 시작했다.

턴을 돌 때마다 따뜻한 바람이 불고 스텝을 밟을 때마다 그들의 발밑에서 꽃이 피었다.

 

[스노우]

자, 나도 저 아이들과 함께 춤추고 오겠네.

 

[카인]

그럼 나도 갈까.

루틸, 미틸!

나랑도 같이 춤추자!

 

온화한 공기에 모두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호응하듯 정령들의 노래도 무르익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