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틸]
엣. 이곳에 와보신 적이 있으세요?
[루틸]
아니, 처음일 거야……
그야, 저렇게 두꺼운 구름 속을 난 기억은 없으니까……
하지만 왜일까.
왠지 굉장히 그리운듯한……
[미틸]
형님……?
[루틸]
……
홀린 듯 주변을 둘러보는 루틸이 걱정되었는지 미틸이 조심스럽게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루틸]
앗…… 미안해, 미틸.
괜찮아.
[카인]
일단은 헬레나를 찾아야지.
하지만, 굉장히 넓은데 어떻게 찾을지……
다 같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사람 그림자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클로에]
헬레나━!
우리 목소리가 들리면 대답해━!
[아키라]
어디 있나요, 헬레나━!
으음, 전혀 반응이 없네요……
[샤일록]
아무래도 착실하게 찾을 수밖에 없겠네요.
[루틸]
아, 그렇지!
이걸 써보면 어떨까요?
짠━!
[네로]
토끼 인형……?
[루틸]
네. 헬레나의 부모님께 받은 거예요.
헬레나가 좋아하던 인형이래요.
그 아이를 찾으면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이것에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주문을 걸어봐요!
그러면 단서가 나올지도 몰라요.
[스노우]
그렇구먼. 좋은 제안이구나.
주문 정도라면 정령을 자극할 일도 없지.
[루틸]
미틸, 같이 하자.
[미틸]
네!
두 사람은 인형 곁에 각자의 마법진을 그리고선 살짝 끄덕이고 주문을 외웠다.
[루틸]
《오르토닉 세트마오제》
[미틸]
《오르토닉 세알시스피르체》
그러자, 인형 안에서 부드러운 빛 구슬 같은 것이 떠올랐다.
그 빛은 둥실둥실 떠다니며 우리를 안내하듯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루틸]
쫓아가 봐요!
빛을 따라가 말을 걸며 숲 안쪽으로 나아갔다.
한참을 걷자, 살짝 트인 장소에 도착했다.
[카인]
…………
이 근처,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네.
[루틸]
앗, 건너편에 누가 있어요!
혹시 헬레나가 아닐까요?
나무뿌리에 누워있는 그림자를 발견하고 달려갔다.
그곳에는 마을에서 본 페치와 똑 닮은 아이가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미틸]
헬레나 양……!
[클로에]
괘, 괜찮아……!?
어디 아픈 곳은……
[헬레나]
쿨…… 쿨……
[클로에·미틸]
어?
[샤일록]
이런, 이 아이는……
아무래도 잠들어있는 것 같네요.
[루틸]
헬레나, 헬레나……
눈을 떠……
[헬레나]
응…… 으응……
루틸이 그녀의 몸을 흔들자, 헬레나는 멍하게 눈을 깜빡이며 이쪽을 보았다.
[헬레나]
……오빠들은 누구야?
[루틸]
내 이름은 루틸.
넌 괜찮니?
어디 아픈 데는 없어?
[헬레나]
응. 아무 데도 안 아파……
[루틸]
그렇구나.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다……!
이제 괜찮아.
우린 네 부모님께 부탁받아서 널 찾으러 왔어.
네가 헬레나지?
[헬레나]
응……
난 헬레나야.
[루틸]
그렇구나!
헬레나는 자기 이름도 말할 수 있고 대단하네.
[스노우]
의식은 확실히 있는 것 같구나.
[아키라]
다행이다……
일단 무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들 안심했다.
[카인]
헬레나, 이제 불안할 건 아무것도 없어.
이런 곳에 혼자 있어서 무서웠지?
[헬레나]
아니야, 괜찮아.
[아키라]
(어라……?)
헬레나는 본인이 말한 대로 전혀 불안해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없을 터인 산속에서 어린 소녀가 이렇게 평온하다니 왠지 이상하게 느껴졌다.
[네로]
…………
위화감을 느낀 우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헬레나는 말을 이어갔다.
[헬레나]
나,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에 있어서, 처음엔 외롭고 무서웠는데……
울 것 같았는데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어.
모습은 아무 데도 보이지 않았지만……
굉장히 상냥한 목소리였어.
[미틸]
상냥한 목소리……요?
[헬레나]
응! 그 목소리를 듣고 있었더니 무섭지 않아 졌어.
목소리랑 같이 토끼나 처음 보는 동물도 만나러 와줬어.
다들 친절해서 재밌었어!
[네로]
……그렇구만, 그런 건가.
헬레나의 말을 듣고 네로는 납득한 듯 끄덕였다.
[네로]
들렸던 건 헬레나를 납치한 정령의 목소리겠지.
이 아이를 꽤 귀여워한 모양이야.
[아키라]
그래도 인간은 정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게……
[네로]
그래. 보통 인간이라면 말이지.
하지만 이 아이는 마법사야.
[아키라]
세상에!
마법사였나요!?
놀라서 문득 소녀를 돌아보았더니 헬레나는 방긋방긋 웃을 뿐이었다.
[헬레나]
응. 아직 마법은 별로 못쓰지만……
[아키라]
(부모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남쪽 나라라면 마법사와 생활하는 게 평범하니 굳지 말하지 않은걸지도)
스노우. 마법사라면 정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나요?
[스노우]
그래.
하나, 기운은 둘째치고 목소리까지 인식하는 건 젊은 마법사로선 어렵네.
경험이나 마력의 강함에 영향을 받으니 말이야.
하지만 어린아이는 감수성이 풍부하지.
마력의 강함에 관계없이 사람이 아닌 자의 목소리나 모습을 인식하기 쉬운 자도 있네.
그렇기에 정령도 헬레나를 데려왔을지도 모르겠구나.
[헬레나]
다들 어디 간 걸까……
좀 더 놀고 싶었는데……
[클로에]
있잖아, 헬레나.
쓸쓸해 보이는 헬레나 앞에 클로에가 쭈그려 앉아 시선을 맞추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클로에]
슬슬 집에 돌아가자.
엄마 아빠도 널 기다리고 계셔.
[헬레나]
……싫어.
여긴 정말 즐겁고 친구도 잔뜩 생겼는걸.
그러니까 아직 돌아가고 싶지 않아.
[클로에]
하지만 엄마 아빠가 보고 싶지 않아?
[헬레나]
엄마 아빠는 항상 나한테 심부름이나 청소를 하라고 하는 걸!
여기가 훨씬 재밌어!
[클로에]
헬레나……
[네로]
…………
'이벤트 스토리 21 > 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7화 (0) | 2021.05.01 |
---|---|
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6화 (0) | 2021.05.01 |
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4화 (0) | 2021.05.01 |
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3화 (0) | 2021.05.01 |
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2화 (0) | 2021.05.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