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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21/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5화

by camirin 2021. 5. 1.

[미틸]

엣. 이곳에 와보신 적이 있으세요?

 

[루틸]

아니, 처음일 거야……

그야, 저렇게 두꺼운 구름 속을 난 기억은 없으니까……

하지만 왜일까.

왠지 굉장히 그리운듯한……

 

[미틸]

형님……?

 

[루틸]

……

 

홀린 듯 주변을 둘러보는 루틸이 걱정되었는지 미틸이 조심스럽게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루틸]

…… 미안해, 미틸.

괜찮아.

 

[카인]

일단은 헬레나를 찾아야지.

하지만, 굉장히 넓은데 어떻게 찾을지……

 

다 같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사람 그림자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클로에]

헬레나━!

우리 목소리가 들리면 대답해━!

 

[아키라]

어디 있나요, 헬레나━!

으음, 전혀 반응이 없네요……

 

[샤일록]

아무래도 착실하게 찾을 수밖에 없겠네요.

 

[루틸]

아, 그렇지!

이걸 써보면 어떨까요?

짠━!

 

 

[네로]

토끼 인형……?

 

[루틸]

네. 헬레나의 부모님께 받은 거예요.

헬레나가 좋아하던 인형이래요.

그 아이를 찾으면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이것에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주문을 걸어봐요!

그러면 단서가 나올지도 몰라요.

 

[스노우]

그렇구먼. 좋은 제안이구나.

주문 정도라면 정령을 자극할 일도 없지.

 

[루틸]

미틸, 같이 하자.

 

[미틸]

네!

 

두 사람은 인형 곁에 각자의 마법진을 그리고선 살짝 끄덕이고 주문을 외웠다.

 

[루틸]

오르토닉 세트마오제

 

[미틸]

오르토닉 세알시스피르체

 

그러자, 인형 안에서 부드러운 빛 구슬 같은 것이 떠올랐다.

그 빛은 둥실둥실 떠다니며 우리를 안내하듯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루틸]

쫓아가 봐요!


빛을 따라가 말을 걸며 숲 안쪽으로 나아갔다.

한참을 걷자, 살짝 트인 장소에 도착했다.

 

[카인]

…………

이 근처,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네.

 

[루틸]

앗, 건너편에 누가 있어요!

혹시 헬레나가 아닐까요?

 

나무뿌리에 누워있는 그림자를 발견하고 달려갔다.

그곳에는 마을에서 본 페치와 똑 닮은 아이가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미틸]

헬레나 양……!

 

[클로에]

괘, 괜찮아……!?

어디 아픈 곳은……

 

[헬레나]

…… 쿨……

 

[클로에·미틸]

어?

 

[샤일록]

이런, 이 아이는……

아무래도 잠들어있는 것 같네요.

 

[루틸]

헬레나, 헬레나……

눈을 떠……

 

[헬레나]

…… 으응……

 

루틸이 그녀의 몸을 흔들자, 헬레나는 멍하게 눈을 깜빡이며 이쪽을 보았다.

 

[헬레나]

……오빠들은 누구야?

 

[루틸]

내 이름은 루틸.

넌 괜찮니?

어디 아픈 데는 없어?

 

[헬레나]

응. 아무 데도 안 아파……

 

[루틸]

그렇구나.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다……!

이제 괜찮아.

우린 네 부모님께 부탁받아서 널 찾으러 왔어.

네가 헬레나지?

 

[헬레나]

……

난 헬레나야.

 

[루틸]

그렇구나!

헬레나는 자기 이름도 말할 수 있고 대단하네.

 

[스노우]

의식은 확실히 있는 것 같구나.

 

[아키라]

다행이다……

 

일단 무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들 안심했다.

 

[카인]

헬레나, 이제 불안할 건 아무것도 없어.

이런 곳에 혼자 있어서 무서웠지?

 

[헬레나]

아니야, 괜찮아.

 

[아키라]

(어라……?)

 

헬레나는 본인이 말한 대로 전혀 불안해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없을 터인 산속에서 어린 소녀가 이렇게 평온하다니 왠지 이상하게 느껴졌다.

 

[네로]

…………

 

위화감을 느낀 우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헬레나는 말을 이어갔다.

 

[헬레나]

나,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에 있어서, 처음엔 외롭고 무서웠는데……

울 것 같았는데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어.

모습은 아무 데도 보이지 않았지만……

굉장히 상냥한 목소리였어.

 

[미틸]

상냥한 목소리……요?

 

[헬레나]

응! 그 목소리를 듣고 있었더니 무섭지 않아 졌어.

목소리랑 같이 토끼나 처음 보는 동물도 만나러 와줬어.

다들 친절해서 재밌었어!

 

[네로]

……그렇구만, 그런 건가.

 

헬레나의 말을 듣고 네로는 납득한 듯 끄덕였다.

 

[네로]

들렸던 건 헬레나를 납치한 정령의 목소리겠지.

이 아이를 꽤 귀여워한 모양이야.

 

[아키라]

그래도 인간은 정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게……

 

[네로]

그래. 보통 인간이라면 말이지.

하지만 이 아이는 마법사야.

 

[아키라]

세상에!

마법사였나요!?

 

놀라서 문득 소녀를 돌아보았더니 헬레나는 방긋방긋 웃을 뿐이었다.

 

[헬레나]

응. 아직 마법은 별로 못쓰지만……

 

[아키라]

(부모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남쪽 나라라면 마법사와 생활하는 게 평범하니 굳지 말하지 않은걸지도)

스노우. 마법사라면 정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나요?

 

[스노우]

그래.

하나, 기운은 둘째치고 목소리까지 인식하는 건 젊은 마법사로선 어렵네.

경험이나 마력의 강함에 영향을 받으니 말이야.

하지만 어린아이는 감수성이 풍부하지.

마력의 강함에 관계없이 사람이 아닌 자의 목소리나 모습을 인식하기 쉬운 자도 있네.

그렇기에 정령도 헬레나를 데려왔을지도 모르겠구나.

 

[헬레나]

다들 어디 간 걸까……

좀 더 놀고 싶었는데……

 

[클로에]

있잖아, 헬레나.

 

쓸쓸해 보이는 헬레나 앞에 클로에가 쭈그려 앉아 시선을 맞추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클로에]

슬슬 집에 돌아가자.

엄마 아빠도 널 기다리고 계셔.

 

[헬레나]

……싫어.

여긴 정말 즐겁고 친구도 잔뜩 생겼는걸.

그러니까 아직 돌아가고 싶지 않아.

 

[클로에]

하지만 엄마 아빠가 보고 싶지 않아?

 

[헬레나]

엄마 아빠는 항상 나한테 심부름이나 청소를 하라고 하는 걸!

여기가 훨씬 재밌어!

 

[클로에]

헬레나……

 

[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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