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이 일어난 아이의 이름은 헬레나로, 원래는 상냥하고 활발한 작은 아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큰 소리에 잠이 깬 부모가 아이의 방에 갔더니 헬레나가 갑자기 날뛰며 덮쳐왔다고 한다.
그 후, 그녀는 사나운 짐승이 되어버렸고, 아무리 말을 걸어도 통하지 않아 집에 연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대화를 나누면서도 초췌해진 부모의 모습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마음 아파했다.
샤일록도 슬픈 듯 눈을 감았다.
[샤일록]
……다른 집 아이들에게는 같은 이변이 일어나지 않았나요?
[어머니]
네……
짐승처럼 변하는 병을 앓게 된 건 헬레나뿐이에요……
아직도 저희가 다가가는 것만으로 날뛰어서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아이를 두려워하게 됐어요……
[아버지]
마을 안에서는 짐승이 되는 병이 헬레나에게서 다른 아이들에게 옮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습니다.
왜 그 아이만 이렇게……
그때, 가까이 보이는 작은 집 안에서 물건이 쓰러지는 듯 격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법사들]
!!
[???]
크르르!
[아키라]
(뭐야, 이 소리는……!?)
[아버지]
여, 여기가 저희 집입니다……!
아직 그 아이가 날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머니]
아아, 헬레나……!
어째서……
루틸은 당황하는 아버지와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는 어머니에게 다가가 그 손을 살짝 잡았다.
[루틸]
……괜찮아요.
헬레나를 도와주기 위해 저희가 왔으니까요.
[카인]
그래. 그 말대로야.
내가 안쪽 상황을 보고 올게.
누가 같이 가주겠어?
[샤일록]
그럼 제가 가죠.
스노우 님, 러스티카, 네로.
현자님과 다른 분들을 부탁드립니다.
[네로]
그래, 알았어.
[러스티카]
너희도 모쪼록 조심해.
두 사람은 끄덕이고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문을 열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스노우]
……
[루틸]
스노우 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스노우]
헬레나라 했나……
이상한 기운을 풍기는구먼.
[카인]
윽! 다들 집에서 떨어져!
[아키라]
에?
집 안에서 방이 엎어지듯 격한 소리와 카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 순간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 순간. 금발의 소녀가 2층 창문 유리를 깨고 인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가벼운 몸놀림으로 우리 앞에 내려섰다.
[소녀]
크르르……!
겉모습은 귀엽고 작은 여자 아이다.
하지만, 그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마치 진짜 짐승 같았다.
[아키라]
이 아이가 헬레나……!?
눈 앞의 소녀는 사나운 울음소리를 내고 우리를 노려보았다.
거리를 벌릴 틈도 없이 소녀는 입을 크게 벌리고 우리를 덮쳐왔다.
[네로]
현자님!
부름과 동시에 네로는 팔을 강하게 끌어 나를 보호하듯 내 앞에 섰다.
[네로]
자, 이쪽으로 와!
소녀는 그대로 주저 없이 네로를 공격하고 그의 팔을 물고 늘어졌다.
[네로]
……!
……그렇구만.
너 꽤 말괄량이구나.
[소녀]
크르르……!
헬레나는 또 짐승처럼 크게 울고는 네로의 몸에서 떨어져 이번에는 러스티카를 향해 날아가려 했다.
[아키라]
러스티카……!
[러스티카]
괜찮습니다, 현자님.
자, 이리온.
[스노우]
《노스콤니아》
러스티카가 양팔을 벌림과 동시에 스노우가 주문을 외우자, 소녀는 갑자기 태세를 무너뜨렸다.
그리고 그대로 온몸이 이완된 듯 바닥에 주저앉은 것을 러스티카가 끌어안았다.
[러스티카]
스노우 님, 감사합니다.
[스노우]
감사할 것 없어.
마법으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뺏은 것뿐이네.
지금은 재운 상태에 가까워.
[미틸]
네로 씨!
[아키라]
괜찮으신가요!?
방금 팔을 물렸던 것 같은데……!
[네로]
아, 괜찮아.
네로가 팔을 걷어보니 그곳엔 아파 보이는 물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클로에]
괘, 괜찮지 않잖아!
이렇게 피가 흐르는데……
어서 치료해야……
[네로]
진짜 괜찮다니까.
아프진 않으니까.
[클로에]
어, 그래도……
네로의 말에 곤란해하고 있을 때, 카인과 샤일록이 집에서 뛰쳐나왔다.
[카인]
미안해!
마법으로 얌전하게 만드려 했더니 아슬아슬하게 놓쳐버렸어.
[아키라]
저는 괜찮아요.
그런데 네로가 공격당해서……
[샤일록]
그렇군요.
이 아름다운 머리의 꼬마 공주님은 저희보다 네로 쪽이 취향이었던 거군요.
[네로]
그거 관계있어……?
[아버지]
어이, 헬레나!
정신 차리거라!
[어머니]
헬레나, 헬레나……!
안색이 변한 부모가 러스티카에게 안겨있는 헬레나의 몸을 흔들었다.
헬레나는 움찔 몸을 떨더니 다시 짐승 같은 울음소리를 냈다.
[헬레나]
크르르르……!
[미틸]
헬레나 양……
[루틸]
스노우 님. 이건 <거대한 재앙>의 영향인 걸까요……
[스노우]
아니, 아마 아닐 게다.
[샤일록]
예. 이 소녀는 인간이 아니니까요.
샤일록은 헬레나의 정체를 간파한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미틸]
네……!?
[클로에]
무, 무슨 뜻이야……?
[샤일록]
2층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것처럼 인간과는 먼 신체능력이나, 이성이 없는 짐승 같은 행동……
그리고, 그녀에게 물렸을 터인 네로의 팔에 통증이 없었던 것이 무엇보다 큰 증거예요.
[미틸]
그, 그래도요.
그렇다고 하면 그 아이의 정체는 대체 뭔가요?
[러스티카]
그녀는 '변한 것'이 아니라 '바꿔치기당한 것'이라는 거지.
[아키라]
바꿔치기……?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당황했다.
러스티카는 미소를 지우지 않고 주문을 외웠다.
[러스티카]
《아모레스트 비에쎄》
자, 네 진짜 모습을 보여주렴.
[헬레나]
크, 르, 륵……
괴로운 듯한 울음소리를 내는 그녀의 주위로 담쟁이덩굴이 자라 빙글빙글 그 몸을 둘러쌌고,
마지막에는 빛을 발하며 터졌다.
[부모]
헬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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