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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21/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1화

by camirin 2021. 5. 1.

[아키라]

어디서 좋은 냄새가……

 

햇살이 눈부시고 아주 맑은 날의 오전 중.

나는 복도를 맴도는 달콤하고 향기로운 냄새에 이끌려 식당으로 발을 옮겼다.

 

[루틸]

현자님! 안녕하세요.

 

[아키라]

안녕하세요, 루틸.

그리고 여러분도요.

 

그곳엔 루틸과 미틸, 클로에와 스노우와 화이트가 어딘지 두근두근한 모습으로 모여있었다.

 

[아키라]

다들 즐거워보이네요.

무슨 일 있었나요?

 

[루틸]

후후, 사실은요……

 

[네로]

자, 오래 기다렸지.

 

그때, 네로가 주방에서 나왔다.

그의 손에는 맛있어 보이는 타르트가 들려있었다.

막 구워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타르트에 과일을 잔뜩 올린 예쁜 겉모습은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루틸·미틸]

와아……!

 

[스노우·화이트]

오오, 맛있어 보이는구먼!

 

[클로에]

우린 네로의 타르트를 기다리고 있었어!

 

[네로]

현자님도 어때?

어제 중앙 시장에서 좋은 과일을 사서 후르츠 타르트를 만들었어.

 

[아키라]

먹을래요, 감사합니다!

 

[네로]

천만에.

난 주방으로 돌아갈게.

추가분을 구워올 테니까 모자라면 말해.

 

[아키라]

그럼, 잘 먹겠습니다……

와아, 맛있어!

 

[미틸]

달고 바삭바삭해서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것 같아요……!

리케 몫도 미리 남겨놔야겠어요

 

[아키라]

그러고 보니 리케가 없네요?

네로가 간식을 만든다는 걸 알았다면 날아왔을 텐데.

 

[화이트]

오늘은 날씨가 좋으니 말이야.

리케는 아서와 중앙 시장에 몰래 나간 것 같네.

 

[스노우]

그밖에도 단련이나 산책으로 나가 있는 자들이 많아.

무르도 양탄자로 하늘을 날아 어딘가로 나갔지.

 

[아키라]

야, 양탄자……?

(빗자루로 날 기분이 아니었던 걸까……)

 

[루틸]

확실히 이렇게 날씨가 좋으면 나가고 싶어지는 법이죠.

 

[미틸]

그렇네요.

남쪽 나라에 가는 걸 오늘로 당겨도 됐겠어요.

 

[루틸]

아직 해도 중천이고 이걸 먹고 나서 가버릴까?

간식도 바스켓에 잔뜩 담아서 피크닉처럼!

 

[아키라]

남쪽 나라……?

무슨 일정이라도 있나요?

 

[루틸]

사실은 미틸과 남쪽의 발푸르기스의 밤의 연회를 찾으러 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아키라]

발푸르기스의 밤……

 

들어본 적이 있는 말이었기에 그 뜻을 떠올려보았다.

 

[아키라]

그건 분명 마법사들의 연회를 말하는 거였죠?

 

[클로에]

맞아 맞아!

 

[미틸]

남쪽 나라에서는 인간과 마법사와 정령, 동물, 식물들이 봄이 찾아온 걸 기뻐하는 축제라고 전해 내려왔어요.

지금까지는 계속 동화라고 생각했지만……

 

[클로에]

마법사들이 북쪽 나라의 마(魔)의 산에 모이는 발푸르기스의 밤은 실제로 있지.

 

[스노우]

그렇지.

클로에는 저번 연회에 참가했었지?

 

[클로에]

응, 여러 마법사와 만나서……

당황하는 일도 있었지만 재밌었어.

 

[아키라]

연회를 찾으러 간다는 건, 남쪽 나라의 발푸르기스의 밤도 실재할 수도 있다는 건가요?

 

[루틸]

……모르겠어요.

그저 저는 어릴 적에 그 축제에 참가한 적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클로에]

어라, 그래?

 

[루틸]

응.

정말 어렸을 때인 것 같지만.

예쁜 숲 속에서 정령과 동물들이 모여서 즐겁게 지내는 광경을 흐릿하지만 기억하고 있어.

 

[미틸]

하지만 형님은 어디서 그 축제가 열렸는지도 기억나지 않으시대요.

 

[스노우]

그렇구먼.

하나, 신기한 기억이구나.

우리도 남쪽 나라에서 그런 축제가 열렸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어.

 

[아키라]

하지만, 동화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제로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두근두근하네요.

 

[루틸]

네, 아주요!

게다가 장소는 모르지만 그때 느꼈던 기분만은 지금도 확실하게 기억해낼 수 있어요.

즐겁고, 기쁘고, 하지만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자신이 그림책 속에 들어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그런 기분……

 

그렇게 말하며 루틸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어렸을 적 가슴속을 채워준 신기하고 따뜻한 감정을 음미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즐겁고, 기쁘고, 왠지 눈물이 나는,

그것은 분명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꿈같은 아름다운 광경이었겠지.

 

[루틸]

그렇지!

혹시 괜찮으시다면 여러분도……

 

[샤일록]

안녕하세요, 현자님.

여기에 계셨군요.

 

다 같이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있던 때, 샤일록과 러스티카, 카인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카인은 왠지 조금 긴장감 있는 표정을 띠고 있었다.

 

[아키라]

여러분, 무슨 일 있었나요?

 

[카인]

그래. 콕 로빈에게 의뢰를 받아왔어.

<거대한 재앙>의 영향으로 생각되는 사건이 남쪽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해.

 

[미틸]

남쪽 나라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샤일록]

……남쪽 나라의 탑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어린 소녀가 어느 날을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행동을 하게 됐다고 해요.

그 모습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닌 흉폭한 맹수로, 마치 부상당한 짐승 같다고……

 

[루틸·미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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