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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21/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천공의 연회에 봄을 불러들여 6화

by camirin 2021. 5. 1.

그 모습을 보고 한걸음 떨어진 곳에 있던 네로는 살짝 그녀 쪽으로 다가갔다.

 

[네로]

그렇구만.

너한테 즐거운 추억이 많이 생겼으면 다행이야.

 

[헬레나]

응!

 

[네로]

그래도 말이야.

부모님은 네가 없어서 쓸쓸하고 걱정된다고 굉장히 슬퍼하고 있었어.

 

[헬레나]

……

 

[네로]

분명 두 분 다 널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시는 게 아닐까?

도와달라고 하는 것도 분명 널 위해서일 거야.

 

네로는 따뜻한 말투로 헬레나에게 말하며 토끼 인형을 그녀에게 건넸다.

 

[네로]

자, 이 녀석이 너희 부모님 대신 마중 왔어.

 

인형을 보자 헬레나는 잊으면 안 될 소중한 것을 떠올린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헬레나]

…………

 

[네로]

이 녀석 좋아하지?

그리고 사실은 부모님도.

 

[헬레나]

……응.

나, 얘도 아빠도 엄마도 정말 좋아……

 

헬레나는 인형을 끌어안고 흐느꼈다.

그 모습은 마치 꿈에서 깬 듯했다.

 

[헬레나]

흑, 흐윽……

아빠도 엄마도 보고 싶어.

역시 집에 돌아가고 싶어……!

 

[미틸]

이제 괜찮아요, 헬레나 양.

같이 집으로 돌아가요.

 

[클로에]

와앗, 눈을 그렇게 비비면 부을 거야.

자, 닦아줄 테니까 울지 마.

 

[루틸]

헬레나, 부모님이 집에서 맛있는 밥을 만들고 기다리겠다고 하셨어.

 

[헬레나]

응, 응……!

 

흐느껴 우는 헬레나에게 다들 상냥하게 말을 건넸다.

 

[루틸]

……

 

루틸은 갑자기 뭔가 떠오른 표정을 짓더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루틸]

아이가 미아가 되고, 마중을 오고……

혹시 여긴……

 

[카인]

루틸, 왜 그래?

 

[루틸]

……생각났어요.

역시 저 어릴 적에 여기에 와본 적이 있어요.

헬레나와 똑같이.


울다 지친 헬레나는 좋아하는 인형을 끌어안고 잠들어버렸다.

네로의 등에 업힌 어린아이의 자는 얼굴을 보며 루틸은 그리워하듯 입을 열었다.

 

[루틸]

미틸이 태어나기 전……

어느 날, 저는 헬레나와 똑같이 정신을 차렸더니 여기에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령에게 납치당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미틸]

형님도 정령에게……

 

[루틸]

쓸쓸함을 느낀 건 처음뿐이었어요.

누군가 '여기서 살자'라고 말하면서 달콤한 과일과 귀여운 동물을 데려와줘서……

동화 같은 광경에 전 외로움도 잊고 꿈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치렛타]

루틸……!

드디어 찾았다!

 

[루틸]

어머니?

그렇게 급하게 무슨 일이세요?

 

[치렛타]

계속 찾아다녔어!

어디 아픈 데는 없어?

괜찮아?

 

[루틸]

으, 응. 아무 데도 안 아파요.

 

[치렛타]

그럼 다행이다……

네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하아……

나 이외의 생명을 이렇게 소중하게 여길 날이 오다니 생각도 못했어……

 

[루틸]

……아……


루틸은 과거를 생각하듯 만발하는 푸른 꽃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루틸]

그때까지는 굉장히 즐거웠는데……

어머니를 보니 기쁜 듯, 안심한 듯한 기분이 돼서 울어버렸어요.

 

[아키라]

그런 일이 있었군요……

 

나는 당시의 일은 알 수 없지만 어렴풋이 그 광경이 상상이 되는 것 같았다.

정령에게 납치되어 높은 하늘 아래 꽃이 하늘하늘 떨어지는 가운데 치렛타와 재회한 루틸.

 

[미틸]

혹시 형님이 말했던 발푸르기스의 밤 같은 추억이란 건……

 

[루틸]

응. 분명 이것일 거야.

 

[스노우]

어릴 적의 어슴푸레한 기억이라면 착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루틸]

분명 어머니는 헬레나의 부모님처럼 어린 저를 걱정해주신 거겠죠.

 

루틸은 그렇게 말하고 잠든 헬레나의 머리를 따뜻하게 쓰다듬었다.

 

[루틸]

어서 헬레나를 부모님 곁으로 돌려보내줘야겠어요.

 

[샤일록]

그렇네요.

그녀가 눈을 뜰 때쯤에는 가장 먼저 부모님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해주죠.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의 부모님이 기다리는 마을로 돌아가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하지만━

 

[스노우]

다들 기다리거라.

 

[아키라]

네?

 

수근수근 숲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나무들의 가지가 의지를 가진 듯 뻗어나가며 우리가 가는 길을 막았다.

 

[미틸]

앗!

이게 뭐죠……!

 

[네로]

이거 순순히 보내주지 않을 건가 본데.

 

[카인]

정령 짓인가.

떨어지지 마 아키라.

둘러싸이기 전에 내가━━

 

[스노우]

손을 대면 안된다.

괜히 정령을 자극하면 여기서 영영 나가지 못할지도 모르니 말이야.

 

[클로에]

어, 어떡해!?

 

기세 좋게 늘어나는 나무들이 하늘을 덮기 시작하고,

나뭇가지가 사방팔방으로 뻗으며 길을 막았다.

혼란과 동요에 공기가 흐트러졌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상황에 불안이 가슴을 스칠 때,

몇 명의 마법사가 튕기듯 고개를 들었다.

 

[러스티카]

이 목소리는……

 

[샤일록]

……

조금 곤란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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