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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1부/제3장 거대한 재앙

제 5화 <거대한 재앙>

by camirin 2021. 2. 27.

나는 카인과 나란히 걸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커다랗고 하얀 달이 푸른 하늘에 흐릿하게 떠있었다.

 

[아키라]

역시 크네요……

 

[카인]

뭐가?

 

[아키라]

달이요.

이 세계의 달은 굉장히 크구나 해서요.

 

[카인]

어제 막 습격한 참이니까 말이야.

 

[아키라]

습격……?

 

카인은 눈을 가늘게 뜨며 달을 노려보았다.

 

[카인]

저게 <거대한 재앙>이야.

1년에 한 번 습격해서 이 세상을 멸망시키려 하지.

우리가 싸우는 상대야.

 

[아키라]

……?

달이랑 싸우는 거예요……!?

 

[카인]

맞아.

습격한 달을 요격해서 하늘로 돌려보내는 것이 현자의 마법사의 역할이야.

 

달과 싸우는 마법사……

저렇게 커다란 게 다가오고,

그때마다 그걸 돌려보내고,

세상을 지켜야 한다니.

 

[아키라]

1년에 한 번, 매년……?

 

[카인]

그래, 매년.

 

[아키라]

계속요?

 

[카인]

계속.

 

카인은 어깨를 으쓱였다.

 

[카인]

한 번으로 결판이 나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래도 세상의 성가신 일들이란 거의 그런 법이야.

정리하면 다시 문제가 일어나고……

반복되고 반복되며 어떻게든 돼.

이야기 같은 깔끔한 결말 같은 건 없어.

참을성 좋게 계속해나가는 수밖에 없어.

 

[아키라]

…………

 

[카인]

……라고 결론지어버렸지만.

올해의 <거대한 재앙>은 이상했어.

 

[아키라]

이상했다면……

 

[카인]

말도 안 되게 강력했어.

역전(歷戰)의 마법사들이 대적하지 못할 정도의 힘으로 이 세계에 접근해와서……

덕분에 20명이었던 동료들이 반으로 줄어버렸지……

 

카인은 눈을 내리뜨고 침묵했다.

아침 햇살 속에서 조용히 바람이 불어온다.

 

[카인]

……<거대한 재앙>이 접근해온 탓에 왕도에도 큰 피해가 났겠지.

아서 전하를 뵙고 싶다고 했지?

아서 전하는 왕도의 그랑벨 성에 계셔.

나도 늘 출입하고 있어.

널 데려가는 것도 가능하겠지.

전하도 분명 가족처럼 대해주실 거야.

하지만, 왕도의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복구작업이 진정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겠어?

 

 

[아키라]

(……피해 규모……

달이 접근해왔어.

상상도 할 수 없는 피해겠지……)

알겠어요……

심각할 때에 제 생각만 해서 죄송해요.

 

[카인]

무슨 소리야.

네가 심각할 때에 이쪽이 억지를 부리고 있는 거야.

가능하면 이 세계나 우리를 마음에 들어해 줬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지.

살던 집과는 비교할 수 없으니까.

 

[아키라]

뭔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이쪽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카인]

정말이야?

 

[아키라]

네, 네. 청소든 뭐든……

 

[카인]

그런 건 우리가 할 거야.

새로운 마법사들을 소환해줬으면 해.

 

[아키라]

새로운 마법사?

 

[카인]

맞아.

반으로 줄었다고 했잖아?

현자의 마법사는 원래 20명이야.

결원이 생겼을 때에는 현자만이 소환할 수 있어.

괜찮다면 너에게 부탁할 수 있을까?

 

카인의 진지한 표정에 조금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키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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