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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1부/제3장 거대한 재앙

제 4화 그 손에 닿아서

by camirin 2021. 2. 27.

[카인]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현자님.

 

카인의 목소리다.

 

[아키라]

(카인은 중앙국의 기사니까, 중앙국의 아서 왕자와 아는 사이라고 했었지……)

 

[카인]

현자님. 아직 자는 건가?

 

[아키라]

아, 일어나 있어요!

잠깐 기다려주세요.

아직 준비를 못해서……

 

[카인]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잠에서 막 깬 모습이라도 현자님은 멋져.

 

[아키라]

…………

(아무렇지도 않게 엄청난 대사를……

이 사람 인기 많을 것 같아……)

 

[카인]

그래도 뭐, 기사의 매너지.

기다리겠습니다.

 

[아키라]

가, 감사합니다.

 

[카인]

편안히 하세요.

 

나는 준비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그러자, 미소를 띠던 카인이 갑자기 이상한 얼굴을 했다.

 

[카인]

어라? 어디 있는 거야?

 

[아키라]

네? 여기 있는데요.

 

[카인]

어디?

 

[아키라]

눈 앞에……

 

[카인]

눈 앞?

없잖아, 봐.

 

[아키라]

와아, 팔 부딪힌다!

 

[카인]

어?

 

[아키라]

눈 앞에 있어요, 여기……

 

카인의 손을 양손으로 감싼다.

그 순간,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카인]

아, 있다.

왜 숨어있던 거야?

 

[아키라]

안 숨었어요.

전 마법은 못 쓰는걸요.

 

[카인]

그런가……

그럼 왜 안 보였던 거지.

 

[아키라]

…………

 

카인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었다.

 

[카인]

상관없나.

 

[아키라]

어, 없나요?

 

[카인]

한쪽 눈 탓일지도 몰라.

봐봐 이쪽, 눈이 빨갛지?

 

카인은 몸을 숙여 나에게 눈높이를 맞추며 눈꺼풀을 뒤집듯 한쪽 눈을 가리켰다.

 

[카인]

이쪽에 있는 빨간 쪽은 원래 내 눈이 아니야.

 

[아키라]

카인의 눈이 아니라고요……?

 

[카인]

응. 성격 나쁜 마법사에게 억지로 한쪽 눈을 파였거든.

 

[아키라]

……!?

 

[카인]

거기에 그 녀석의 눈을 끼워 넣은 거야.

 

[아키라]

……

무서운 짓을 하는 사람이 있네요.

 

[카인]

나도 멍청했지.

언젠가 그 녀석에게 이겨서 되찾아올 거지만.

 

[아키라]

아, 아프지는 않았나요?

 

[카인]

당연히 아팠어.

한동안 내 말은 안 듣고 멋대로 다른 걸 보려고도 하고.

 

힘껏 인상을 찌푸린 후, 카인은 진지한 얼굴을 했다.

 

[카인]

오웬이야.

 

[아키라]

……네?

 

[카인]

내 눈을 훔쳐간 녀석.

북쪽 마법사 오웬이라고 해.

그 녀석한테는 되도록 다가가지 마.

오웬을 만나면 먼저 눈을 피해.

그리고 오웬의 말을 듣지 마.

오웬과 이야기를 하면 끝이야.

정신을 단단히 잡지 않으면 어둠 밑바닥으로 끌려갈 거야.

 

[아키라]

……알겠어요……

 

긴장을 띄운 날 보며 카인은 친근하게 웃었다.

 

[카인]

괜찮아.

무슨 일이 있으면 내가 지켜줄게.

오웬은 먼저 접근하지 않기도 하고.

이런, 경어를 잊었네.

죄송합니다, 현자님.

자주 지적받습니다만, 저도 모르게……

 

[아키라]

……

경어는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카인]

그래? 다행이다.

예의범절은 서툴거든.

날 친구처럼 생각해줘.

좀 걷자.

산책하면서 네 부탁을 들을게.

 

[아키라]

네?

 

[카인]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께 들었어.

아서 전하를 뵙고 싶은 거지?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

 

카인은 쓸쓸하게 웃었다.

 

[카인]

난 네가 이 세계에 있어주면 좋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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