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현자님.
카인의 목소리다.
[아키라]
(카인은 중앙국의 기사니까, 중앙국의 아서 왕자와 아는 사이라고 했었지……)
[카인]
현자님. 아직 자는 건가?
[아키라]
아, 일어나 있어요!
잠깐 기다려주세요.
아직 준비를 못해서……
[카인]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잠에서 막 깬 모습이라도 현자님은 멋져.
[아키라]
…………
(아무렇지도 않게 엄청난 대사를……
이 사람 인기 많을 것 같아……)
[카인]
그래도 뭐, 기사의 매너지.
기다리겠습니다.
[아키라]
가, 감사합니다.
[카인]
편안히 하세요.
나는 준비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그러자, 미소를 띠던 카인이 갑자기 이상한 얼굴을 했다.
[카인]
어라? 어디 있는 거야?
[아키라]
네? 여기 있는데요.
[카인]
어디?
[아키라]
눈 앞에……
[카인]
눈 앞?
없잖아, 봐.
[아키라]
와아, 팔 부딪힌다!
[카인]
어?
[아키라]
눈 앞에 있어요, 여기……
카인의 손을 양손으로 감싼다.
그 순간,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카인]
아, 있다.
왜 숨어있던 거야?
[아키라]
안 숨었어요.
전 마법은 못 쓰는걸요.
[카인]
그런가……
그럼 왜 안 보였던 거지.
[아키라]
…………
카인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었다.
[카인]
상관없나.
[아키라]
어, 없나요?
[카인]
한쪽 눈 탓일지도 몰라.
봐봐 이쪽, 눈이 빨갛지?
카인은 몸을 숙여 나에게 눈높이를 맞추며 눈꺼풀을 뒤집듯 한쪽 눈을 가리켰다.
[카인]
이쪽에 있는 빨간 쪽은 원래 내 눈이 아니야.
[아키라]
카인의 눈이 아니라고요……?
[카인]
응. 성격 나쁜 마법사에게 억지로 한쪽 눈을 파였거든.
[아키라]
네……!?
[카인]
거기에 그 녀석의 눈을 끼워 넣은 거야.
[아키라]
무……
무서운 짓을 하는 사람이 있네요.
[카인]
나도 멍청했지.
언젠가 그 녀석에게 이겨서 되찾아올 거지만.
[아키라]
아, 아프지는 않았나요?
[카인]
당연히 아팠어.
한동안 내 말은 안 듣고 멋대로 다른 걸 보려고도 하고.
힘껏 인상을 찌푸린 후, 카인은 진지한 얼굴을 했다.
[카인]
오웬이야.
[아키라]
……네?
[카인]
내 눈을 훔쳐간 녀석.
북쪽 마법사 오웬이라고 해.
그 녀석한테는 되도록 다가가지 마.
오웬을 만나면 먼저 눈을 피해.
그리고 오웬의 말을 듣지 마.
오웬과 이야기를 하면 끝이야.
정신을 단단히 잡지 않으면 어둠 밑바닥으로 끌려갈 거야.
[아키라]
……알겠어요……
긴장을 띄운 날 보며 카인은 친근하게 웃었다.
[카인]
괜찮아.
무슨 일이 있으면 내가 지켜줄게.
오웬은 먼저 접근하지 않기도 하고.
이런, 경어를 잊었네.
죄송합니다, 현자님.
자주 지적받습니다만, 저도 모르게……
[아키라]
아……
경어는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카인]
그래? 다행이다.
예의범절은 서툴거든.
날 친구처럼 생각해줘.
좀 걷자.
산책하면서 네 부탁을 들을게.
[아키라]
네?
[카인]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께 들었어.
아서 전하를 뵙고 싶은 거지?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
카인은 쓸쓸하게 웃었다.
[카인]
난 네가 이 세계에 있어주면 좋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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