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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1부/제2장 현자의 서

제 8화 달을 갈망하며

by camirin 2021. 2. 27.

나와 같은 처지인 사람의 글을 읽고 있자니, 마음이 진정되어가는 것 같았다.
전부 읽어보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과 아서 왕자의 이름이 있는 곳을 찾아 진지하게 읽었다.
 
『아서 왕자에게 부탁했더니,
궁정 요리사에게 라멘 비슷한 것을 만들게 시켜주었다.
정말 맛있었다. 조금 울었다』
 
『아서 왕자가 좋은 소식을 가져왔다.
먼 옛날에는 이세계에서 몇 번이고 왔다 갔다 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 같다』
 
『아서 왕자와는 말이 잘 통한다.
그 녀석이 마법사(魔法舎)의 마법사(魔法使い)였다면 이곳의 생활은 좀 더 쾌적하겠지만』
 
『오즈가 절대 허락하지 않겠지.
아서가 올 때마다 사라져서는 절대 마주치질 않는다』
 
[아키라]
…………
오즈와 아서 왕자는 사이가 좋지 않은건가……?
 
읽던 도중 잠 기운이 올라와서 책을 덮었다.
원래 세계와 이 세계를 왕래한 사람이 있다.
그것만으로도 안심이 됐다.
방구석에서는 좋은 허브 향기가 올라오고,
창 밖에서는 부드러운 바람 소리가 들린다.
눈부실 정도로 밝은 달빛이 들어왔다.
 

[아키라]
……커다란 달……
이 세계의 달은 저렇게 큰 걸까……
지면에 추락할 것 같아……
 
이윽고 나는 잠에 빠졌다.
 
***
 
[무르]
아아……
드디어 만나게 됐는데 말이야.
벌써 이별이라니 쓸쓸해.
안녕, 아름다운 그대……
 
[샤일록]
무르.
<거대한 재앙>을 향해 그리운 듯 그런 말을 하는 건 당신뿐이에요.
 
[무르]
샤일록.
 
[샤일록]
이번 흉사는 전부 당신 탓이 아닌가요?
<거대한 재앙>에게 사랑을 한 이단 마법사 무르.
 
[무르]
…………
 
[샤일록]
<거대한 재앙>을 너무 그리워해 당신의 혼은 산산조각 났어요.
그럼에도 아직 질리지도 않고 달을 그리워하고 있지요.
 
[무르]
하지만, 좋아하니까!
반짝반짝한 것.
 
[샤일록]
……그게 세상을 멸망시킬 흉사로 이어진다 해도 말인가요?
저 달은 당신이 너무나도 그리워하니 예년보다도 강한 힘으로 이 세상에 다가온 걸지도 모릅니다.
혹시나 당신을 만나러 온 것이라면, 당신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세상은 구원받을지도 모르지요.
……제가 이것을 다른 마법사들에게 밝힌다면 당신을 처형하라 말할지도 모릅니다.
 
[무르]
같은 말을 여러 번 쓰네.
‘~지도 모른다’가 좋아?
 
[샤일록]
비꼬는 건가요?
 
[무르]
고기? 아침으로 먹을 거야?
 
[샤일록]
들고양이 같은 당신도 싫진 않습니다만, 예전의 당신이 그립습니다.
위대한 철학자 무르.
그 생각은 누구보다도 새롭고, 누구보다도 오래된 지식을 알고 있었어요.
질투조차 기억할 만큼, 당신은 총명하고 고결했습니다.
 
[무르]
그런 것보다, 밤하늘을 올려다봐!
어때, 예쁘지?
 
[샤일록]
저 달을 그리워하는 건 그만두세요.
 
[무르]
아아, 예쁘다……
 
[샤일록]
그렇게 하면, 부서진 영혼이 돌아올지도 모른답니다.
부디, 세기의 현인이여.
달에게 끌려가지 말아 주세요.
 
[무르]
사랑스럽고 두려운 나의 재앙.
또 만나러 와줘.
사랑해, 영원히.
 
[샤일록]
……후후.
설득해봤자 헛수고였네요.
 
[무르]
헛수고도 좋아해!
 
[샤일록]
입만 살아있는 것만은 변하지 않네요.
정말, 증오스러운 무르.
 
[무르]
아하하하!
 
[샤일록]
……내일부터는 어떻게 될는지요.
잃은 동료들 대신에 대체 어떤 마법사들이 찾아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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