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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1부/제2장 현자의 서

제 6화 외톨이

by camirin 2021. 2. 27.

스노우와 화이트는 어쩌면, 나를 위로하기 위해 어른의 모습이 되어준 것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아까까지만 해도 신기한 마법의 세계를 조금쯤 즐기고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챈 순간, 갑자기 어른이 된 그들의 모습,

이 모든게 너무 충격적이어서……

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스노우]

현자여!?

 

[화이트]

무슨 일인가!?

 

[아키라]

아…… 하지만, 어린이……

 

[스노우]

모습을 바꾸는 건 식은 죽 먹기지.

 

[화이트]

너무 놀라게 했는가?

 

나는 눈을 내려 뜨고, 입 밖에 내는걸 꽤 망설이다가 물어보았다.

 

[아키라]

……속이고 계셨던 건가요……?

 

스노우와 화이트는 신기한 듯 웃었다.

 

[스노우]

속이지는 않았네.

아이 모습이 본래 우리의 모습이야.

 

[화이트]

마법사는 수명이 길다네.

마력이 성숙해졌을 때의 모습에서 육체의 시간이 멈춰버리는 게지.

 

[스노우]

하나, 가끔은 어른이 되는 것도 좋구먼.

 

[화이트]

어떤가?

꽤 괜찮은 미청년이지 않나?

 

스노우와 화이트는 나의 상태를 눈치챘는지 양쪽에 앉아 조용히 손을 잡아주었다.

 

[스노우]

미안하구먼, 현자여.

우리는 쌍둥이라네. 고독을 잘 몰라.

 

[화이트]

쓸쓸할 것이라 생각되어 손을 잡아주었네만, 그대의 고독을 잘 알지 못했네.

 

[스노우]

가엾게도……

집에 돌아가고 싶은 게지.

 

[화이트]

우리도 돌려보낼 방법은 모르네.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위로하는 목소리도 눈빛도 따뜻하다.

가족과 친구들의 얼굴이 떠올라 가슴 깊숙한 곳이 뜨거워졌다.

두 사람은 손을 세게 잡아주었다.

 

[스노우]

그대의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이렇게 있도록 하지.

 

[화이트]

우리는 쌍둥이라네. 고독은 잘 몰라.

하나, 서로를 잃었을 때 처음으로 알았네.

 

[아키라]

……서로를 잃었을 때?

 

[스노우]

화이트가 죽어버렸다네.

화이트는 살아있지 않아. 유령이라네.

 

나는 놀라 화이트를 바라보았다.

화이트는 변함없이 웃고 있다.

잡은 손의 감촉도 있다.

그런데……

 

[화이트]

맞아. 나는 살아있지 않나.

스노우가 혼을 묶어놓아 잔상을 남긴 것뿐이야.

 

[스노우]

그 정도로, 혼자서는 견딜 수가 없었던게지.

그대는 대단하구먼.

외톨이라도 아무도 상처 입히지 않아.

 

[화이트]

외롭고 무서웠을 텐데, 파우스트를 살려주었어.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하겠네.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들의 상냥한 목소리를 의심하고 싶지 않다.

살짝, 쥐고 있던 손을 떼고 잘못 본 것이길 바라며 책을 펼쳤다.

 

『마법사들에게 속았다』

그렇게 쓰여있던 페이지의 다음 장을 넘겼다.

『착각이었다』라고 적혀있었다.

 

[아키라]

헷갈리게……!

 

[스노우]

왜, 왜 그러느냐?

 

[화이트]

이상한 것이 쓰여있었느냐?

 

『딱히 속은 게 아니었다.

비관적이 되어 의심해버렸다.

마법사들아 미안해. 진짜 미안!』

 

[아키라]

(전 현자님……

뭔가 굉장히 가벼운 사람이네)

저기……

이 현자의 서를 쓰신 전 현자님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스노우]

요령이 좋은 청년이었지.

검은 머리에 수다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어.

 

[화이트]

샐러리맨이라고 했었네.

전에 있던 세계에서는 잔업 수당이라고 하는 것을 찾고 있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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