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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1부/제2장 현자의 서

제 5화 한 줄기의 불안

by camirin 2021. 2. 27.

[아키라]

저기, 스노우 씨, 화이트 씨……

 

[스노우]

우리에게 존칭을 쓸 필요는 없네.

현자란 그런 게야.

 

[아키라]

그럼…… 스노우, 화이트.

안내라니, 어디로 가는 건가요?

 

[화이트]

현자의 서가 있는 곳이네.


스노우와 화이트가 나를 안내해준 곳은 무수한 책이 보관되어있었다.

역사와 지식의 양을 느끼고, 무의식 중에 압도되어버린다.

 

[아키라]

……이건……

 

[스노우]

전부 현자의 책이네.

 

[아키라]

이게 전부……?

 

[화이트]

그렇다네.

이계에서 이 세계로 온 자들이 남긴 것이지.

 

[스노우]

이것이 전 현자가 기록한 현자의 서라네.

 

[화이트]

우리는 읽을 수 없는 글자로 적혀있는데,

그대는 읽을 수 있겠는가?

 

묵직하고 훌륭한 책을 건네받고, 나는 긴장했다.

고동이 빨라지며 표지를 열었다.

그곳에 적혀있는 것은, 일본어였다.



『10월 30일.

할로윈의 꿈에서 좀처럼 깨지 않는다.

즐거운 꿈이니까, 뭐, 괜찮은가』

 

『11월 3일.

마녀가 귀엽다. 퍼레이드를 했다.

모두의 인기인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11월 10일.

아무리 그래도 꿈이 너무 길다.

설마, 꿈이 아닌가?』

 

『어떻게 해야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지?

도쿄로 돌아가고 싶어……

라멘과 오뎅과 카레가 먹고 싶어……』



[아키라]

(……이건……)

(역시, 꿈이 아니야……?)

 

격해지는 고동을 느끼며, 나는 급히 페이지를 넘겼다.

일기 같은 기술이 이어지며, 약하디 약한 글씨로 덩그러니 적혀있는 글자에 심장이 뭉개졌다.

 

『무리다. 돌아갈 수 없어』

 

『나는 평생 여기에서 살게 될 거야』

 

『마법사에게 속았다』

 

(속았다?)

나는 파랗게 질려 쌍둥이를 돌아보았다.

 

[스노우]

응?

 

[화이트]

으응?

 

[스노우]

무슨 일이냐?

 

[화이트]

역시 읽을 수 없었는가?

 

미소를 띠며 다가오는 두 사람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

 

[아키라]

(평생, 돌아가지 못한다니, 마법사에게 속았다니……)

(나도……?)

 

쌍둥이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더니,

곧 내 쪽을 쳐다보면 히죽히죽 웃었다.

 

[스노우]

왜 그러느냐,

어린애 같은 얼굴을 하고.

 

[화이트]

그대가 어린이라면, 우리가 어른이 되어주지.

 

[스노우·화이트]

하나 둘……

 

손을 잡고 쌍둥이가 동시에 말했다.

그러자, 비 오는 날의 죽순처럼 그들이 쑥쑥 자랐다.

훤칠한 청년의 모습이 되어, 나를 내려다본다.

 

[스노우]

자, 현자여.

 

[화이트]

머리를 쓰다듬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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