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전 현자가 있던 길드에서는 손에 넣기 힘든 보물이었던 모양이야.
[화이트]
내 이름을 마음에 들어했지.
소속돼 있던 길드도, 내 이름 같았다면 하면서 눈물을 찔끔거렸어.
[아키라]
(……블랙기업에서 일했던 걸까?)
『여러 모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봤지만, 좀처럼 알아낼 수가 없어서
다음 사람을 위해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내가 있던 회사에서 전 담당자가 인수인계도 하지 않고 그만뒀기 때문에,
매뉴얼의 중요성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일본어 밖에 쓸 줄 모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죄송합니다.
아마, 일본어로 된 현자의 서는 이게 처음일 거예요.』
『고대 국어 같은 문자로 된 건 찾았지만, 「입니다」 밖에 읽을 수 없어서 덮었습니다.
위 책장의 두루마리로 된 거예요.』
『참고로, 전 현자 분의 현자의 서는 아무리 봐도 아라비아 글자라서,
이것도 전혀 읽을 수 없어 덮었습니다.』
『영어 메일도 후배한테 맡겨뒀어서, 영어도 모르기 때문에 덮었습니다.』
『영어로 된 현자의 서는 서쪽 책장의 중앙 부근에 모아놨습니다. 참고해주세요.』
이후부터는 일기 같은 글과, 매뉴얼 같은 글이 뒤섞여있는 모양새로 되어 있었다.
한참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커다란 꽃 모양 동그라미로 장식된 『희소식!!!』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에 대해서』
『중앙국의 아서 왕자가 찾는 걸 도와준다고 했다.
아서, 좋은 녀석. 동생 같아. 귀여워.』
[아키라]
……아서 왕자…….
[스노우]
아서를 알고 있는 겐가?
[아키라]
아, 아뇨……
이 책에 쓰여 있었어요. 두 분은 알고 있나요?
[화이트]
잘 알고 있지.
아서는 심성이 고운 좋은 아이야.
뭔가, 전 현자에게 신경을 써 줬었네.
[아키라]
어, 어떻게 하면 아서 왕자와 만날 수 있나요?
스노우와 화이트는 서로 눈을 맞추고, 웃었다.
[스노우]
아서는 중앙국의 왕자라네.
그대가 대신을 따라갔다면, 금방 만날 수 있었을 게야.
[화이트]
대신은 어땠는가?
마법사(舎)에 와 버려서, 화내지는 않았는가?
[아키라]
화냈었어요……
[스노우,화이트]
그랬겠지.
[아키라]
그리고……
무르가 쥐로 만들었어요.
[스노우]
호호호.
꽤나 화가 나 있겠구먼.
[화이트]
인간 따위가 화를 내 봤자, 우리는 무섭지 않지만.
의기양양한 얼굴의 두 사람을 보고, 덩달아 나도 웃었다.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아키라]
옆에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혼란스러워져서……
실례되는 행동을 해 버렸어요.
[스노우]
그래, 그래.
그대의 마음이 진정된다면 그거로 된 게야.
[화이트]
우리는 막 만났을 뿐.
그대는 이 세계에 막 온 참이야.
불안한 것도 당연하겠지.
[아키라]
저기……
저는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걸 위해 아서 왕자와 만나고 싶어요.
스노우와 화이트는 쓸쓸한 듯 웃었다.
[스노우]
그렇구먼……
그대가 남아준다면 좋겠지만……
[화이트]
가족이나 친구가 그리운 건 당연하겠지.
아서와 만날 수 있도록 우리들도 힘써보겠네.
[아키라]
감사합니다…
[스노우]
카인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 게야.
카인은 아서와 같은 중앙국의 기사야.
[화이트]
제 아무리 카인이라도 기진맥진해서 오늘 밤은 잠들었을 테니, 내일이라도.
[아키라]
카인에게……
알겠습니다.
[스노우]
그대도 쉬는 것이 좋을 게야.
현자의 방까지 안내해 주겠네.
[아키라]
감사합니다.
저기, 이 책, 빌려가도 될까요?
[화이트]
현자의 서?
물론, 그것은 현자의 것이야.
[스노우]
여기는, 전 현자가 쓰던 방일세.
[화이트]
아직 어질러져 있지만, 적당히 치우고 느긋하게 지내면 돼.
[아키라]
네…… 감사합니다.
[스노우]
잘 자게나.
[화이트]
좋은 밤 되게나.
[아키라]
안녕히 주무세요.
[아키라]
……
혼자 남아 방을 둘러보았다.
생활감이 있는, 누군가의 흔적이 남은 방이다.
왠지 잠이 오지 않아, 나는 침대 위에서 현자의 서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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