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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1부/제2장 현자의 서

제 7화 일본어 메뉴얼

by camirin 2021. 2. 27.

[스노우]

전 현자가 있던 길드에서는 손에 넣기 힘든 보물이었던 모양이야.

 

[화이트]

내 이름을 마음에 들어했지.

소속돼 있던 길드도, 내 이름 같았다면 하면서 눈물을 찔끔거렸어.

 

[아키라]

(……블랙기업에서 일했던 걸까?)

 

『여러 모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봤지만, 좀처럼 알아낼 수가 없어서

다음 사람을 위해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내가 있던 회사에서 전 담당자가 인수인계도 하지 않고 그만뒀기 때문에,

매뉴얼의 중요성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일본어 밖에 쓸 줄 모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죄송합니다.

아마, 일본어로 된 현자의 서는 이게 처음일 거예요.』

 

『고대 국어 같은 문자로 된 건 찾았지만, 「입니다」 밖에 읽을 수 없어서 덮었습니다.

위 책장의 두루마리로 된 거예요.』

 

『참고로, 전 현자 분의 현자의 서는 아무리 봐도 아라비아 글자라서,

이것도 전혀 읽을 수 없어 덮었습니다.』

 

『영어 메일도 후배한테 맡겨뒀어서, 영어도 모르기 때문에 덮었습니다.』

 

『영어로 된 현자의 서는 서쪽 책장의 중앙 부근에 모아놨습니다. 참고해주세요.』

 

이후부터는 일기 같은 글과, 매뉴얼 같은 글이 뒤섞여있는 모양새로 되어 있었다.

한참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커다란 꽃 모양 동그라미로 장식된 『희소식!!!』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에 대해서』

 

『중앙국의 아서 왕자가 찾는 걸 도와준다고 했다.

아서, 좋은 녀석. 동생 같아. 귀여워.』

 

[아키라]

……아서 왕자…….

 

[스노우]

아서를 알고 있는 겐가?

 

[아키라]

아, 아뇨……

이 책에 쓰여 있었어요. 두 분은 알고 있나요?

 

[화이트]

잘 알고 있지.

아서는 심성이 고운 좋은 아이야.

뭔가, 전 현자에게 신경을 써 줬었네.

 

[아키라]

어, 어떻게 하면 아서 왕자와 만날 수 있나요?

 

스노우와 화이트는 서로 눈을 맞추고, 웃었다.

 

[스노우]

아서는 중앙국의 왕자라네.

그대가 대신을 따라갔다면, 금방 만날 수 있었을 게야.

 

[화이트]

대신은 어땠는가?

마법사(舎)에 와 버려서, 화내지는 않았는가?

 

[아키라]

화냈었어요……

 

[스노우,화이트]

그랬겠지.

 

[아키라]

그리고……

무르가 쥐로 만들었어요.

 

[스노우]

호호호.

꽤나 화가 나 있겠구먼.

 

[화이트]

인간 따위가 화를 내 봤자, 우리는 무섭지 않지만.

 

의기양양한 얼굴의 두 사람을 보고, 덩달아 나도 웃었다.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아키라]

옆에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혼란스러워져서……

실례되는 행동을 해 버렸어요.

 

[스노우]

그래, 그래.

그대의 마음이 진정된다면 그거로 된 게야.

 

[화이트]

우리는 막 만났을 뿐.

그대는 이 세계에 막 온 참이야.

불안한 것도 당연하겠지.

 

[아키라]

저기……

저는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걸 위해 아서 왕자와 만나고 싶어요.

 

스노우와 화이트는 쓸쓸한 듯 웃었다.

 

[스노우]

그렇구먼……

그대가 남아준다면 좋겠지만……

 

[화이트]

가족이나 친구가 그리운 건 당연하겠지.

아서와 만날 수 있도록 우리들도 힘써보겠네.

 

[아키라]

감사합니다…

 

[스노우]

카인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 게야.

카인은 아서와 같은 중앙국의 기사야.

 

[화이트]

제 아무리 카인이라도 기진맥진해서 오늘 밤은 잠들었을 테니, 내일이라도.

 

[아키라]

카인에게……

알겠습니다.

 

[스노우]

그대도 쉬는 것이 좋을 게야.

현자의 방까지 안내해 주겠네.

 

[아키라]

감사합니다.

저기, 이 책, 빌려가도 될까요?

 

[화이트]

현자의 서?

물론, 그것은 현자의 것이야.

 

[스노우]

여기는, 전 현자가 쓰던 방일세.

 

[화이트]

아직 어질러져 있지만, 적당히 치우고 느긋하게 지내면 돼.

 

[아키라]

네…… 감사합니다.

 

[스노우]

잘 자게나.

 

[화이트]

좋은 밤 되게나.

 

[아키라]

안녕히 주무세요.

 

[아키라]

……

 

혼자 남아 방을 둘러보았다.

생활감이 있는, 누군가의 흔적이 남은 방이다.

왠지 잠이 오지 않아, 나는 침대 위에서 현자의 서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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