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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19/욕망과 축제의 프렐류드

욕망과 축제의 프렐류드 제 9화

by camirin 2021. 3. 21.

영혼 조각 무르는, 스테이지를 걷는 요술쟁이처럼, 아름다운 스텝을 밟으며 걷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무르에게 다가가, 턱을 잡고 위로 들어보인다. 
그리고, 자신과 꼭 닮은 얼굴을 살펴보았다. 

[무르] 
안녕. 

[무르] 
안녕! 

[무르] 
기분은 어때? 

[무르] 
물어버릴거야! 

자유분방한 고양이처럼, 무르는 영혼 조각 무르의 손가락을 물었다. 
그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엄지손가락을 물린 채로 샤일록을 돌아본다. 

[무르] 
네 취향대로 키웠네, 샤일록. 
이건 나라고 하기보단, 너야. 
너의 욕망 그 자체지. 

샤일록은 눈썹을 찌푸렸다. 
차갑게 영혼조각 무르를 노려본다. 

[샤일록] 
지나친 오해는 그만두십시오. 
영혼이 부서진 무르에겐 애먹고 있습니다. 

[무르] 
그 말 그대로야. 
너는 나에게 애먹고싶은거지. 
네 공포도 네 자극도 나니까. 

영혼 조각 무르는 무르의 코를 잡았다. 
숨을 쉬기 불편해진 무르가 입을 연 틈에 손가락을 빼고, 대신해서 트럼프 다발을 물렸다. 

[무르] 
그거라도 물고있으렴. 
미안하지만, 아직 먹히고싶진 않아. 
하고 싶은 일이 있으니까 말이야. 

[아키라] 
하고 싶은 일……? 

영혼 조각 무르는 고양이처럼 웃으며, 나를 향해 손 안의 카드를 펼쳐 보였다. 

[무르] 
도박에 열중하는 심리의 연구에요. 
여긴 안성맞춤인 관찰 장소죠. 
안토니오 님께 파고르타가 강한 운을 내려주고 있고, 
그는 날 유령이라 생각하면서 카지노 룸의 수호자로서 존경하고 있죠. 

[아키라] 
역시, 파고르타라는 요정 때문에 이 살롱의 사람들이 이상해진 거군요. 

[무르] 
네. 행운이 계속되어도 불행이 계속되어도, 마음은 마비되어가니까요. 
다들 언밸런스고, 미쳐가고있어요. 

[아키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 안토니오씨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주지 않으면, 
인간과 마법사의 관계가 우호적인 채로 사람들을 물릴 수가 없어요. 
그래…… 안토니오씨가 당신을 존경하고 있다면, 당신이 설득한다면 귀를 기울여주지 않을까요? 

[무르] 
그럴 가능성은 있네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협력할 수는 없어요. 

[아키라] 
어째서…… 

[무르] 
제가 연구를 계속할 수 없게 되어버리니까요. 
죄송하지만, 제 욕망은 파고르타의 욕망보다 강하답니다. 

[샤일록] 
제 욕망은, 당신의 욕망보다 강하죠. 

샤일록의 목소리에 돌아보았다. 
영혼 조각 무르는 그가 손에 들고있는 것을 보고 눈을 부릅 떴다. 
퍼플 사파이어 빛으로 빛나는 조각…… 
전에도 본 적이 있는, 무르의 영혼 조각이다. 

[샤일록] 
이걸 무르에게 먹이면, 당신은 무르의 영혼의 일부로 돌아갑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관찰도 연구도 계속할 수 없어요. 

샤일록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 
영혼 조각 무르는 신랄한 미소를 띠며 고개를 저었다. 

[무르] 
샤일록, 협박이라니, 품위도 궁리도 없는 짓은 너답지 않아. 
이건 우리가 사랑한 흥정이 아니야. 

[샤일록] 
무르, 입을 여세요. 

[무르] 
아━! 

[무르] 
할 수 없어, 너는. 
네가 두려워하는건 날 잃는 게 아니야. 
나에게 경멸당하는거지. 

샤일록은, 영혼 조각 무르를 언뜻 보고 웃었다. 

[샤일록] 
저는 서쪽의 마법사. 
공포도, 상실도, 경멸도 즐겨 보이지요. 
안녕히 가세요, 무르. 

영혼 조각 무르가 희미하게 실눈을 뜬다 
샤일록이 무르의 입 속으로 퍼플 사파이어의 조각을 넣으려고 한다. 
그 순간, 나는 샤일록의 손목을 잡았다. 
놀란 듯, 두 사람이 움직임을 멈춘다. 

[아키라] 
싸……싸우는걸 바란게 아니에요. 

[샤일록] 
………… 

[무르] 
………… 

샤일록이 손을 내리고, 영혼 조각 무르가 모자를 고쳐 썼다.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무르] 
당신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현자님. 
조언을 하나 드리죠. 
파고르타의 폭주를 막기 위해선, 행운의 균형을 돌려야 해요. 
행복한 자에겐 불행을, 불행한 자에겐 행복을. 
무릇 살아있는 모든 생물에겐 행운도 불행도 균등하게 주어져야 하는 것. 
당연하게 지속되는 행운도, 당연하게 지속되는 불행도 없습니다. 
당신의 행운을 빌어요, 현자님. 

거기까지 말하자, 영혼 조각 무르는 사라져버렸다. 
샤일록이 퍼플 사파이어 조각을 살짝 손에 쥐었다. 

[샤일록] 
도움이 못되어 죄송합니다, 현자님…… 

[아키라] 
그렇지 않아요. 
영혼 조각 무르에게 조언도 받았어요. 
행운의 균형을 돌린다…… 

나는 카지노 룸을 바라보며, 모두에게 제안했다. 

[아키라] 
안토니오씨께, 카지노로 이긴다는 건 어떨까요? 

[무르] 
좋네! 내가 승부할게! 
도박 정말 좋아! 

[샤일록] 
무르에게 맡기죠. 

[러스티카] 
불행한 사람에게 행운을 돌려줄 방법은? 

[클로에] 
나…… 
그 아이…… 집 없는 마녀와 말해볼게. 

[아키라] 
클로에…… 

[클로에] 
나도 같으니까…… 
마법사고 도움도 못 되는 내가 자신의 행복 같은걸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 
그렇지 않다고 알려주고싶어. 
내가 여행을 해서 알게 된 것, 마법사(舎)에 와서 알게 된 것을 알려주고 싶어. 

[아키라] 
……알겠어요. 
그럼 내일. 다시 한 번, 이 살롱을 방문하죠. 
다음은 정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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