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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19/욕망과 축제의 프렐류드

욕망과 축제의 프렐류드 제 8화

by camirin 2021. 3. 21.

[집 없는 마녀] 
……겨우, 정리가 끝났다…… 
아침부터 일만 했더니 피곤하네…… 
……내가 요령이 좋지 못해서 문제인 거야…… 
……피아노다…… 
이 살롱에 온 후론 노래도 전혀 부르질 않았네…… 
……길 위에서 잤을 땐, 외톨이였지만 부르고싶을 때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즐거웠어…… 
……무슨 말을 하는거야. 
좀 더 일해야 해…… 좀 더 남에게 도움이 되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마녀인 나 따위에게 자치는 없으니까……


[안토니오] 
……60살 생일인가…… 
오늘도 유쾌한 날이었어. 
내일도 유쾌한 날이 되려나…… 
더, 더 열기를 띄고싶어. 
다이스, 카드, 룰렛……! 
부를 손에 넣고,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끼고 싶어. 
이 카지노룸에서 그의 유령을 만난 날부터 나는 천하무적이야…… 
크게 패배하더라도, 금세  부를 손에 넣지. 
카지노 룸을 수호하는 위대한 천재여. 
숫자와 확률과 도박을 사랑한 당신의 가호로, 더욱 나를 즐겁게 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인생을 즐길 수 없어! 
죽기 전 삶의 기쁨을 맛보고싶어! 
좀 더, 좀 더……!


[아키라] 
……다들 돌아갔네요…… 

[클로에] 
그렇네…… 
안토니오 님, 혼자 뭘 하고있던걸까. 

[샤일록] 
……이건…… 

[러스티카] 
뭔가 찾았나요? 샤일록. 

[샤일록] 
카지노 테이블이 젖어있었어요. 
하지만, 시선을 돌리니 금방 말라버렸어요. 마치 숨는 듯이. 

[러스티카] 
요정의 기운이네. 
파고르타가 완전히 되살아나진 못한 거겠지. 
그러니까, 행복이 희미한 사람에게 씌여있을지도 몰라. 

[아키라] 
(젖은 테이블에 요정의 기운…… 
그럼 혹시, 집 없는 마녀가 순간 젖은 것처럼 보였던 것도……) 

그때, 아무도 없는 테이블에서 룰렛이 돌기 시작했다. 
덜걱덜걱덜걱…… 조용히 소리를 내는 테이블을 돌아본다. 
어디선가, 희미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클로에] 
뭐, 뭐지…… 

[샤일록] 
파고르타의 장난……? 
아뇨, 이건…… 그의…… 
…………! 

갑자기, 강한 바람이 일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트럼프 카드가 돌풍에 날아올라 살롱 안에 흩어진다. 
뿔뿔이 그리고 아무렇게나 날아다니는, 킹과 퀸, 하트의 에이스. 
그것들은 어느샌가 회오리바람 같은 소용돌이를 치며 검은 인영을 뒤덮기 시작했다. 
인영이 살며시 손을 내밀어온다. 
그러자, 예의바르게 트럼프 카드는 그 손 위에 모여 하나의 다발이 되었다. 

[아키라] 
당신은……!? 

[???] 
어서 오십시오, 현자님. 
한 밤 중의 카지노 룸에. 

신기한 바람이 사라지고, 신사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창을 통해 내리쬐는 달빛을 받으며, 수수께끼의 인영의 얼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적이고 냉철한, 꿰뚫어보는 듯한 눈빛…… 
대담하며 오만한, 신사적인 미소…… 
무르와 꼭 닮은 고양이같은 눈동자…… 

[아키라] 
(무르……가 아니야! 실체화한 무르의 영혼 조각……!?) 
(그러고 보니, 안토니오 씨가 무르의 유령을 봤다고…… 그건 실체화한 무르의 영혼 조각이었던 건가!) 

그는 내 눈 앞에 나타나 모자를 벗고 우아하게 허리숙여 인사했다. 

[무르] 
저는 서쪽의 마법사 무르. 
만나뵙게되어 영광입니다, 현자님. 
샤일록, 너도. 
서쪽 마법사들도. 

빙긋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나는 그가 가진 독특한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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