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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19/욕망과 축제의 프렐류드

욕망과 축제의 프렐류드 제 6화

by camirin 2021. 3. 21.

[안토니오] 
그렇네…… 
<거대한 재액>의 습격이 물러날 즈음에 말이야. 
전설에 따르면, 무르는 도박을 사랑했다고 해. 
이 천공 별궁의 카지노 룸을 오래도록 지키라고, 나에게 전하고 있는 거겠지. 
위대한 발명가 무르의 생전의 뜻을 잇기 위해서도,  
이 천공 별궁을 신전따위로 만들까 보냐! 
정말, 낡아빠진 마법사 놈들! 

안토니오씨의 매도에 넘어가는 듯, 귀족들도 마법사들을 비웃었다. 

[귀족] 
정령에 신전이라고? 
증조 할머님께서도 하지 않을 것 같은 미신으로 얼룩진 얘기뿐이군. 

[귀족] 
마법사는 과학보다 미를 좋아하니까. 
아름다운 겉모습으로 부인들은 속여도 우리는 속일 수 없어. 

[아키라] 
속인 적 없어요. 
제대로 설명하게 해주세요. 
지금도 이변때문에 곤란한 사람이 있어서…… 

[네로] 
관 둬, 현자님. 

[아키라] 
네로…… 

[네로]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놈들이 이 세상엔 많아. 
어쩔 수 없는 거야. 

초조함도 외로움도 표하지 못하고, 당연한 듯 네로는 중얼거렸다. 
등을 돌리는 그에 이어, 동쪽 마법사들도 살롱을 뒤로한다. 
안토니오 씨는 웃음소리를 키우며 잔을 높이 들었다. 

[안토니오] 
어서 나가버려! 
하지만 아까의 구경거리는 꽤 괜찮았어! 
다들, 마법사의 구경거리에 보상을 주게! 

[귀족] 
아하하! 자, 보수다! 
이거라도 받아가! 마법을 보여서 구걸하고 싶었던 거지! 

[귀부인] 
아아, 아쉬워라. 벌써 돌아가는 거야……? 
멋진 꽃 고마워, 마법사님. 
또 요술을 보여주러 와줘! 

짤랑, 짤랑, 소리내며 살롱에서 떠나는 마법사들에서 동전을 던진다. 
귀족들의 웃음에는 모욕뿐 아니라 진심 어린 호의마저 느껴졌다. 
부채를 든 귀부인이 히스클리프에게 달려들어 큰 보석이 달린 목걸이를 그에게 쥐어주었다. 

[귀부인] 
당신은 달처럼 아름답고 멋져. 
다음엔 당신의 마법을 보여줘. 
이건 당신에게만…… 특별한 보수야. 

[히스클리프] 
………… 

히스클리프는 말문이 막혔다. 
달콤하게 속삭이는 그녀의 시선에, 친절한 마음과 호의만이 느껴졌던 것이겠지. 
그녀의 발언에 화가 난 것은, 시노 쪽이었다. 

[시노] 
웃기지 마. 
이 녀석을 누구라고 생각하는거야. 
동쪽 나라의 대귀족, 블랑솃…… 

[히스클리프] 
됐어, 시노. 

히스클리프는 시노를 제지했다. 
모양 좋은 눈꺼풀을 내리깔고, 말하기 망설이다가 똑바로 귀부인을 바라본다. 
가까운 거리에서 히스클리프가 바라보자, 귀부인은 옅게 뺨을 물들였다. 

[히스클리프] 
이 물건은 받을 수 없습니다. 

[귀부인] 
어째서…… 
마음에 들지 않았어? 
아니면, 사양하는거야? 

당황하는 귀부인에게, 히스클리프는 슬프게 미소 지었다. 
힘없이 고개를 젓고 그녀에게 보석을 돌려준다. 

[히스클리프] 
……당신은 친절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분은 절대 이해해주지 않으시겠죠. 
그 점이 굉장히 슬프기에…… 
이것은 받을 수 없습니다. 

히스클리프는 가볍게 인사한 뒤, 그녀의 앞에서 떠났다. 
그녀는 언제까지고 그의 등을 바라보았다. 

[시노] 
대귀족의 아들이라고 말해줬으면 좋았을걸. 
그런 보석, 산처럼 본 적 있다고. 

[히스클리프] 
보석을 갖고있으니까 바라지 않는다고는 생각되고 싶지 않았어. 
전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여기는…… 
서쪽 나라는 조금 무섭네…… 

[파우스트] 
……서쪽 나라는 부유한 나라다. 
금화만 있다면, 손에 넣지 못할 것은 없어. 
하인이나, 악단의 얼굴을 봐봐. 
다들, 아름다운 외모지만 여위어있지. 
은화를 먹이로, 사슬에 연결된 동물들처럼 일하고있는거겠지. 

파우스트의 말에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귀족들은 즐거운 듯 보내고있지만, 시중드는 사람들은 지친 얼굴이었다. 
살롱은 우리를 잊은 듯 원래의 분위기로 돌아가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귀족들에게 둘러쌓이며, 아까 본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묘기를 부리는 듯 손끝에 불꽃을 밝히고 있다. 
귀족들은 지루한 듯 그녀가 보이는 신기한 기술을 바라보았다. 

[귀족] 
너, 그건 이제 질렸어. 
아까의 마법사들같은 대규모 마법은 못 해? 

[소녀] 
죄…… 죄송합니다…… 

[아키라] 
(저 아이,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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