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
처음 뵙겠습니다, 안토니오 님.
저는 서쪽의 마법사, 샤일록.
이 쪽에 계신 분은 다른 세계에서 오신 현자님과, 현자님의 마법사들입니다.
안토니오 씨는 빤히 나를 쳐다봤다.
시시하다는 듯, 한쪽 눈썹을 치켜올린다.
[안토니오]
현자……
<거대한 재액>에 맞서 싸운다는 현자의 마법사인가.
[아키라]
네. 아키라라고 합니다.
안토니오씨는 눈썹을 내리고 바보 취급하듯 코웃음을 쳤다.
[안토니오]
다른 세계에서 왔다면서, 특별히 아름답지도 않고 영리해 보이지도 않아.
지루한 생물이구먼.
[동쪽 마법사들]
뭐?
내가 뭐라 대꾸하기 전, 동쪽 마법사들이 한 순간에 불쾌함을 담은 공격적인 시선을 보냈다.
(동쪽 마법사들이 날 위해…… 조금 기쁘네……)
그런 한 편에서, 서쪽 마법사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어쩌면, 화를 내고 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웃음을 지우는 일은 없다.
[러스티카]
현자님은 굉장히 아름다우시고, 굉장히 지혜로워.
대단하신 분입니다.
오랜만입니다, 안토니오 님.
[안토니오]
오랜만이라고?
날 만난 적이 있는 건가?
[러스티카]
네. 이 별궁에서 뵌 적이 있습니다.
제 마법과 쳄발로에 감격해주셨었습니다.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안토니오]
시시한 것은 기억하지 않아.
[러스티카]
시시한 것……
러스티카는 슬픈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안토니오]
흥. 그래서, 무슨 용건인가.
[아키라]
<거대한 재액>이 너무 가까이 다가온 영향으로, 지금 이 세상은 각지에서 이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변을 진정시키기 위해, 성스러운 축제를 거행하고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이 장소를 빌릴 수 없을까요?
[안토니오]
천공 별궁을 빌린다고?
[아키라]
사람들을 물려주셨으면 합니다.
원시의 정령들은 사람의 기척을 싫어합니다.
태고의 신전을 되살리기 위해……
[안토니오]
신전을 되살려? 이 천공 별궁에?
……어리석군! 우리는 마법사따위에게 의지하지 않아!
너희들의 게으름 탓에 <거대한 재액>에게 많은 재산 피해를 입었어.
배상금을 청구하고싶을 정도야!
[아키라]
하지만……
[안토니오]
마법사따위에게 기대지 않더라도 우린 마법 과학 기술 장치의 힘이 있어.
원동력이 되는 마나석도 산처럼 갖고 있다고.
너희가 지금 보인 마법같은 것, 마나석이 있는 한 얼마든지 보일 수 있어.
신기하지도 어쩌지도 않아!
샹들리에에서 내려와라, 원숭이 흉내나 내는 광대 녀석!
안토니오 씨는, 샹들리에를 가리켰다.
무르가 신기한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무르]
원숭이 흉내? 우끼끽!?
[안토니오]
그 얼굴로 멍청한 짓은 그만둬!
어차피, 마법의 힘으로 변장하고있는거겠지.
우리 서쪽 나라가 자랑하는, 세기의 천재 무르로!
무르의 초상화를 본 적이 있어!
넌 진짜 무르가 아니야!
무르가 그런 멍청한 흉내를 낼까보냐!
원숭이 흉내를 내는 무르를 슬쩍 올려다보고 샤일록이 깊게 끄덕였다.
[샤일록]
그렇게 생각하고싶은 기분은 잘 압니다.
그래도, 익숙해지면 귀여운 녀석이랍니다.
[무르]
우끽, 우끼끽!?
[샤일록]
봐요. 애교가 있잖아요.
[무르]
애교있어━! 끼끽!
[안토니오]
시끄러워, 나는 속지 않아!
당장 샹들리에에서 내려와!!
[클로에]
무, 무르!
이 쪽, 이 쪽으로 와!
클로에가 손짓하자 무르가 착지한다.
안토니오 씨는 한 숨을 쉬고, 지루한 듯 중얼거렸다.
[안토니오]
위대한 무르는, 이미 죽은 거야……
그의 유령을 내 카지노 룸에서 봤어.
[아키라]
……무르의 유령을 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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