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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19/욕망과 축제의 프렐류드

욕망과 축제의 프렐류드 제 7화

by camirin 2021. 3. 21.

[클로에] 
……저 아이, 거품 거리 출신일 거야. 

[아키라] 
거품 거리라면, 클로에가 태어난 거리……? 

[클로에] 
응…… 서쪽의 빈민가야. 
부모님 가게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어. 
마녀라는 소문이 있는 아이라 미움받았었어. 
집에서 쫓겨나고 길에서 자면서, 손끝에서 피워낸 불꽃으로 몸을 데우고…… 
혼자 자장가를 부르는 집 없는 마녀라고 불렸었어. 
부모님을 화나게 할 때마다 들었어. 
너도 똑같이 되고싶냐고. 키워주고 있으니까 감사하라고…… 

[러스티카] 
클로에…… 

[클로에] 
……저 아이가 여기 있을 줄은…… 
힘이 약한 마법사가 귀족에게 팔려 구경거리가 된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진짜였구나…… 

[시노] 
……구경거리라고? 
마법을 쓸 수 있는데 왜 그런 자존심 없는 짓을 하지. 

[클로에] 
……나쁜 짓을 하고싶지 않으니까가 아닐까. 

클로에는 슬픈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클로에] 
마법사는 기분나쁘다는 취급을 받으니까 아무도 고용하려 하지 않아. 
그렇게 되면, 일이 없어지잖아? 
마법을 써서 나쁜 일도 생기고, 
마법사가 아닌 척을 해서 사람을 속이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솔직하게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면, 이렇게 살 수밖에 없어. 

[시노] 
………… 

시노는 분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환심을 사기 위한 웃음을 띄우며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손가락 끝에 불을 밝혔다. 
불면 꺼질 것 같은 작은 불꽃은 천정에 빛나는 샹들리에의 빛보다도 약하디 약하게 빛나고 있었다.


살롱을 나온 우리는 밤하늘로 떠오르며 집회를 열었다. 

[시노] 
최악이군. 

[네로] 
최악이야…… 

[파우스트] 
최악이다. 

[히스클리프] 
……그다지, 여기는 좀, 좋아할 수 없다고 할지…… 

[시노] 
현자, 사람들읗 쫓아낼 거지. 
그 녀석들 전부 봉지에 담아서 창밖으로 던질게. 그걸로 됐지? 

[파우스트] 
제대로 사전 조사를 하지 않으니까 이런 일이 되는 거다. 
다음부터는 조금 더 신중하게 조사해서…… 

[네로] 
이제 됐어…… 
오즈를 불러서 잽싸게 치워달라고 하자. 
그 살롱은 이제 가고싶지 않아. 

집회라고 하기보단, 불만대회였다. 
동쪽 마법사의 저주를 잔뜩 들은 뒤, 서쪽 마법사들은 밝게 웃었다. 

[무르] 
응응, 알아알아. 

[샤일록] 
그 쯤에서 만족했나요? 

[러스티카] 
슬슬 즐거운 이야기를 하지 않을래? 

[파우스트] 
제대로 듣긴 했어!? 

[시노] 
좀 더 화내라고! 

샤일록이 파이프를 물고 후우 연기를 뿜었다. 
요염한 눈빛으로 밝게 미소 짓는다. 
매력적인 웃음은 먹구름마저 개게 했다. 

[샤일록] 
진지하고, 화내고있어요. 
우리가 좋아하는 마법사들을 불쾌하게 했으니까. 

[히스클리프] 
좋아하는 마법사라니? 

[러스티카] 
너희들이야. 

동쪽 마법사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음 깊이 면목없다는 듯, 러스티카가 속삭였다. 

[러스티카] 
모처럼, 서쪽 나라에 와주었으니, 즐거운 시간을 보내주었으면 했어. 
내 소중한 친구들이. 
정말 안타깝고 슬퍼. 미안해. 

동쪽 나라의 마법사들은 잠깐의 침묵 후, 동시에 등을 돌렸다. 

[시노] 
……별로 화 안 났어. 

[파우스트] 
… 너희가 잘못한 게 아니잖나. 

[히스클리프] 
저희야말로 당신들의 고향인데, 죄송합니다…… 

[네로] 
뭐, 나도 말이 심했다고 할지…… 

갑자기 기운없어진 동쪽 마법사들을 서쪽 마법사들은 빤히 바라보았다. 
애웅 애웅 말하는 고양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고양이 같다. 

[아키라] 
(재밌네, 서쪽 마법사와 동쪽 마법사…… 덜그럭거리고……) 

[파우스트] 
그리고…… 그 살롱에서는 묘한 기운이 느껴졌었어. 

[아키라] 
묘한 기운? 

[파우스트] 
그래. 자리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그 곳에 있는 행운의 균형이 깨져있어. 
한쪽으로 행운이 모여있고, 한쪽에서 행운을 뺏기고 있어. 

[샤일록] 
주술사인 당신이 말한다면 확실하겠죠. 
저도 비틀림을 느꼈습니다. 서쪽 나라 사람들은 환락을 좋아하긴 합니다만…… 
귀족들은 멈추지않는 톱니바퀴처럼 인간의 마음을 잊고 욕망에 차있죠. 
반대로, 노동자들은 욕망을 잊고 있습니다. 
본래라면, 욕망에 차오른 발에는 갑갑한 구두를, 지친 발에는 맨발을 허락하여, 
인간의 마음은 균형을 맞춰가는 것입니다. 
하나, 휴식도 불만 표시도 하지 않고 귀족들에게 은화를 구걸하며 고용된 사람들은, 
마치 파고르타와 같았습니다. 

[아키라] 
파고르타……? 

[네로] 
아주 옛날에 멸족한 요정 중 하나야. 
거지 흉내를 내며 나타나선, 무언가 은혜를 입으면 행운을 주지. 

[아키라] 
혹시 <거대한 재액>이 다가온 영향으로 그 옛날의 요정이 되살아난 걸까요……? 

[러스티카] 
일리 있는 말이네요. 
되살아난 파고르타가 고용된 사람들에게 씌여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러스티카] 
고용된 사람들은 흐물흐물 피폐해지면서 계속 행운을 받고, 너무 많은 행운을 받은 귀족들은 인간의 마음을 잃을 위기일지도…… 
평범하게 생각해보면 돌아가려 하는 손님에게 은화를 던진다니, 품위도 없고 이상하네요. 
진짜 귀족은 그런 짓은 하지 않아요. 
그렇죠?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말씀대로입니다. 
영민이 있기에 영주가 있고, 손님이 있기에 파티가 있는 거니까요. 

그 말대로다. 그 자리의 분위기에 말려 상처받았지만, 여러분, 이상해요 라고 말해도 좋을 장면이었다. 

[아키라] 
그럼, 파고르타를 토벌하면, 귀족들도 고용된 사람들도 자신으로 돌아와서,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게 될까요? 

[샤일록] 
아직 확신은 없지만, 가능성은 높습니다. 
오늘 밤, 천공 별궁에 숨어 들어서 파고르타의 기척을 느껴볼까요? 

[파우스트] 
파고르타는 꼭 천공 별궁에 있다고는 할 수 없어. 
우리는 고용된 사람들의 기숙사를 찾아보지. 
그 살롱에는 별로 가까이 가고 싶지 않기도 하고 말이야. 

[네로] 
나도야. 그쪽은 당신들한테 맡길게. 
조심해. 특히……재봉사씨. 

[클로에] 
아…… 나? 

[네로] 
평소의 활기참이 없어. 무리하지 마. 

[클로에] 
괜찮아! 고마워! 

네로에게 위로받고 클로에는 밝게 웃었다. 
하지만, 조금 무리하는 느낌도 든다. 

[아키라] 
(집 없는 마녀…… 그 아이가 신경 쓰이네) 
(그 아이도 도와줄 수 있다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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