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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2부/제3장 과거의

4화 성스러운 마법사

by camirin 2024. 6. 12.

네로는 말없이 파우스트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손뼉을 치며 웃어 보인다.

 

[네로]

아하하!

 

[파우스트]

…………?

뭔가 이상한 소리라도 했나?

 

[네로]

아니, 역시 난 설명은 잘 못하는구나 해서.

나참, 선생한텐 이길 수가 없다니까.

 

[파우스트]

왜 그래, 갑자기 빈말이나 하고.

 

[네로]

아니 아니, 진심이야.

 

[시노]

네로. 너 지금 웃으면서 넘기는 기술을 쓰지 않았어?

 

[네로]

가만히 있어, 아기 고양이.

 

[시노]

아기 고양이라고 하지 마!

 

[히스클리프]

하지만 굉장히 재밌는 이야기였어.

나도 언젠가 봉인 마법을 써보고 싶고, 봉인마법을 풀어보고 싶네.

 

[네로]

그래. 히스는 잘할 것 같아.

 

네로는 히스클리프를 향해 미소 지었다.

유능한 제자를 지켜보는 듯 상냥한 눈빛이었다.

두 사람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파우스트도 미소 짓고 있었다.

파우스트는 음침하고 편협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인물이지만,

웃으면 다른 사람 같아진다.

가끔 보이는 부드러운 표정은 고결하고 선량한 도사 같았다.

갑자기 빈센트 씨가 눈살을 찌푸렸다.

 

[빈센트]

너, 안경을 벗어봐라.

 

파우스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노려보지도 않고 빈센트 씨를 언뜻 한 번 볼뿐이었다.

 

[파우스트]

거절하지.

 

빈센트 씨는 미간에 주름을 새겼다.

짜증을 숨기지 않고 드러몬드 씨에게 물었다.

 

[빈센트]

어디선가 본 얼굴이다.

저 마법사의 이름은?

 

[드러몬드]

파우스트입니다.

 

[빈센트]

파우스트?

 

빈센트 씨는 깜짝 놀라 파우스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중앙국에 있어 파우스트의 이름은 특별했다.

초대 국왕 알렉의 친우이자 그랑벨 왕조의 건국에 협력한 마법사의 이름이 파우스트였기 때문이다.

빈센트 씨의 눈빛에 희미한 당혹감과 경의가 떠올랐다.

 

[빈센트]

파우스트…….

성스러운 마법사라 불린 파우스트 님과 같은 이름이다.

전설과 같은 보라색 눈동자…….

혹, 그분의 관계자인가?

 

파우스트는 대답하지 않았다.

말없이 시선을 돌린 사이, 빈센트 씨는 위축된 것처럼 어깨를 움츠리고 시선을 피했다.

공표할 수는 없지만, 관계자일 뿐 아니라 파우스트는 전설 속 파우스트 본인이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사실과는 다르다.

친우였던 알렉과는 치명적인 결별을 맞이했다.

자신을 죽이려 한 친우 알렉…….

그 자손인 빈센트 씨의 얼굴을 파우스트는 조용히 바라보았다.

긴 정적 후, 시선을 피한다.

 

[파우스트]

이다음은 복잡한 내용이야.

수업에 방해되니 나가줘.

 

[드러몬드]

파우스트…….

빈센트 전하께 실례가 아닌가.

 

[빈센트]

아니, 됐다.

그럼 실례하지.

 

놀라울 정도로 순순한 대답을 한 후, 빈센트 씨는 솔선해서 방을 나갔다.

우리는 망설이며 동쪽 마법사들에게 인사한 후 방을 나갔다.


복도를 걸으며 빈센트 씨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열띤 흥분을 안고 안절부절못하며 턱을 어루만졌다.

 

[빈센트]

……왜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했지.

거울을 맞댄 것처럼 꼭 닮았어…….

 

[드러몬드]

비, 빈센트 전하?

 

[빈센트]

파우스트 님이다.

알렉 폐하께서 그린 파우스트 님과 꼭 닮았어.

 

[드러몬드]

저 파우스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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