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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 2부/제3장 과거의

1화 그들의 양보

by camirin 2024. 6. 12.

동쪽 마법사는 사람을 싫어하고, 낯을 가리며, 폐쇄적이다.

그러므로, 높으신 분의 시찰 같은 이벤트는 정말 싫어한다.

애초에 주목받는 것을 싫어하기에 무언가 하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동쪽 마법사들은 씁쓸한 표정을 하며 받아들여주었지만, 진심을 말한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보여진다는 걸 알면서도 평소대로 하라니 불가능해.

발안자가 제정신인지 의심되는군

평소의 동쪽 마법사들을 보고 싶으면 훌륭한 마법으로 들키지 않도록 몸을 숨길 필요가 있어.

빈센트는 그럴 수 없지.

그게 불가능한 이상, 이 시찰은 어리석은 짓이야.

평소 모습따위 볼 수 없을 테니.』

 

그 부분을…….

 

『뭐, 현자님이 하고 싶다면 해도 상관없지만…….』

 

라는 느낌으로 어울려주고있다.

그렇기에 문을 열였을 때, 동쪽 마법사가 이곳에 없다한들 불만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동쪽 마법사들은 있었다.

책상에 앉아 각자가 책을 읽고 있었다.

실내는 고요함으로 가득했다.

 

[드러몬드]

현자님…….

동쪽 나라는 어떤 훈련을 하고 있는 걸까요……?

 

[파우스트]

자습이다.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파우스트가 답했다.

다른 세 명도 묵묵히 독서에 몰두하고 있었다.

 

『책을 읽는 모습 정도라면 견학시켜 줄 수 있어』

 

라는 것이겠지.

편협하고 까다로운 동쪽 나라의 기질을 알고 있는 나는 그들의 양보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보내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사교적인 중앙국과 남쪽 나라와 그럭저럭 우호적인 교류를 나누고 온 빈센트 씨는 불만이었던 것 같다.

그 모습이 양보가 아니라 거만한 반항으로 보였던 것일 것이다.

손뼉을 두 번 치고는 이렇게 말했다.

 

[빈센트]

시작하도록. 빠르게.

 

[시노]

………….

 

[파우스트]

………….

 

[네로]

………….

 

[히스클리프]

………….

 

동쪽 마법사들은 불쾌해했다.

무시하는 줄 알았으나, 이윽고 히스클리프가 빈센트 씨 일행을 신경 쓰기 시작했다.

그는 동쪽 나라의 대귀족의 자제로, 국가와 가문의 이름을 업고 있다.

빈센트 씨의 불쾌감을 살 수는 없었다.

히스클리프의 안절부절 못 하는 모습에 파우스트가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짧은 숨을 내쉬고 책을 탁 덮었다.

 

[파우스트]

손님의 구경거리가 될 만한 볼거리는 없어.

그래도 상관없다면.

 

[빈센트]

상관없다.

너희의 평소 훈련을 보이도록.

 

[네로·시노·히스클리프]

………….

 

『보여지고있는데 평소대로라니 가능할 리가 없잖아……』

라고 얼굴에 쓰여있었지만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파우스트]

그럼 어제 수업을 이어서 하지.

 

[시노]

실기가 아닌 건가. 실기로 하자.

내 실력을 보여주지.

 

[히스클리프]

네 실력은 내가 알고 있으면 돼.

그게 아니면 중앙국에서의 출세를 바라는 거야?

 

정치적인 사정에 둔감한 시노에게 히스클리프는 작은 소리로 꾸짖었다.

확실히 만에 하나 시노가 빈센트 씨의 마음에 들어버리면 성가신 문제가 된다.

시노는 잘 이해하진 못 한 것 같지만, 히스클리프의 발언이 마음에 들었는지 자신만만하게 으스댔다.

 

[시노]

호오.

그런 말도 잘하게 됐군.

그런 거라면 자제할게.

파우스트.

시작해. 빠르게.

 

[파우스트]

다음에 또 말하면 저주하겠어.

그럼 네로. 어제의 복습이다.

문트의 법칙을 설명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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