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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에피소드/비의 거리

비의 거리 4화

by camirin 2021. 3. 17.

[파우스트]

……너……

 

[네로]

불만이면 지금부터 관청에 가서 반나절 동안 줄 서달라고, 선생님.

 

[파우스트]

…………

 

[시노]

오늘은 쓰자.

혼나게 되면, 관청에 줄 서면 돼.

 

[히스클리프]

하지만……

 

[네로]

너희들, 인간을 싫어하나 했는데,

인간이 만든 규칙을 지키고 싶어 하는 걸 보면 어지간히 인간이 좋은 모양이네.

 

[파우스트·히스클리프]

…………

 

[파우스트]

쓰지.

 

[히스클리프]

쓰죠.

 

[네로]

그래야지.

너희는 저 쪽을 찾아봐줘.

나는 현자님이랑 저 쪽으로 갈게.


[아키라]

……다들, 말을 걸면 놀라네요.

허가증을 보여주면 안심하지만.

 

[네로]

보통 길거리에서 대화하지 않으니까.

가게 안에서는 이야기해도 돼.

점주에 따라서 대화 금지인 가게도 있지만.

 

[아키라]

네로의 가게는 어느 쪽이었나요?

 

[네로]

나는 허락했었어.

 

[아키라]

의외네요……

사람을 사귀는 건 서툴다고 했었으니까 대화도 금지하지 않았을까 했어요.

 

[네로]

그렇긴 하네……

인간관계를 맺는 건 싫지만, 그때만 잠깐 하는 대화는 싫어하지 않았어.

날씨 얘기나, 다른 사람의 일 얘기……

맛있었다든지, 그냥 그랬다든지 하는 얘기를 듣는 것도 싫지 않았고.

 

[아키라]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는 건 즐거울 때도 있죠.

 

[네로]

민폐였거나, 불쾌한 적도 있었어.

그럴 땐 하루 종일 기분이 나빴지.

그래도 왜일까……

며칠 지나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아키라]

네로……

 

[네로]

……벌꿀 맛이 나는 황금의 강……

어쩌면 내 가게의 손님이 한 짓일지도 몰라.

 

[아키라]

네로의 가게의……?

 

[네로]

응.

가게를 열었을 무렵에 조미료가 떨어졌을 때 쓰려고 마법의 허니 포트를 썼었어.

 

[아키라]

마법의 허니 포트요?

 

[네로]

맛은 좀 떨어지지만.

물을 넣어서, 달빛을 쬐이면 벌꿀처럼 변해.

실제로는 물이지만.

그게 어느 날, 가게에서 사라졌어.

아마, 잠깐 눈을 뗀 사이에 누군가가 훔쳐 간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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