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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에피소드/얼음 숲

얼음 숲 4화

by camirin 2021. 3. 15.

[스노우]

이런, 이런. 화이트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구먼.

눈사람의 다른 한쪽을 찾아야 쓰겠어……

 

[아키라]

스노우.

화이트가 죽은 이유라는 건……

 

[스노우]

전에 말했던 대로라네.

내가 화이트에게 죽을 뻔해서 말이지.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사이에 죽여버리고 만 게야.

화이트를 화나게 한 것도, 내가 고독을 알고 싶다는 말 따위를 해버린 탓이지.

고독을 겪어보려 하다가, 진짜 고독을 알게 되었어.

화이트로부터 떨어지려 했으면서 막상 화이트가 죽자 필사적으로 화이트의 영혼을 묶어뒀지.

쓸 데 없는 짓을 해 버렸어.

있어야 하는 것은, 꼭 있어야 하는 채로 좋은 것.

짝을 지어 태어난 것은 한평생 짝을 지은 채로 있는 게 좋은 게야.

 

[아키라]

스노우……

 

[스노우]

우리는 쌍둥이지.

우리는 아주 많이 닮아 있어.

지금쯤 화이트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테지.

스노우를 놔 두면 됐었다고.

스노우를 놔 두지 않았던 탓에, 우리는 영원히 이별하게 되었다고 말이지.

 

[아키라]

화이트는……

지금도 스노우와 함께 있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생각할 거예요.

 

[스노우]

고맙구나, 현자여.

나를 위로해 주려고 하는 게지?

그대는 상냥한 아이야.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네.

행복도, 불행도, 같은 토양에서 자라는 풀이야.

함께라서 느끼는 행복이 있다면,

함께라서 느끼는 불행도 있지.

우리는 둘 다 똑같이 사랑하고 있어.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오오! 찾았어!

그라키에스의 눈의 마신이야!

 

[아키라]

정말이다! 가봐요!


[화이트]

……내가 붙잡지 않았다면, 스노우가 나를 죽이는 일도 없었을 테지.

내 집착이, 나를 죽인 게야.

 

[미스라]

아, 그렇군요.

 

[화이트]

스노우도 고독을 엿본 후, 금방 돌아왔을지도 모르지.

기꺼이 보내주지 못하고, 발끈한 내 잘못이었던 게야.

 

[미스라]

아, 그렇군요.

 

[화이트]

그런데도, 또 집착해 버렸구먼……

눈사람의 다른 한쪽도 혼자만의 세계를 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지.

집착은 할 게 못 돼.

사람도, 마법사도, 혼자인 게야.

……그걸로도 충분한 것인데……

 

[미스라]

아, 그렇군요.

 

[화이트]

미스라 쨩, 제대로 듣고 있어?!

 

[미스라]

어려운 얘기라서……

그리고, 배가 고프구나, 싶어서……

 

[화이트]

하여간, 쾌락밖에는 추구하지 않는 남자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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