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탑을 탐험하던 중, 내가 지쳐 잠들어버렸을 때의 일──.
[시노]
현자, 잘 자네.
[네로]
탑의 시련도 꽤 넘겼으니까.
현자님이 피곤해서 잠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야.
[피가로]
그렇네.
현자님이 눈을 뜰 때까지 우리도 쉴까.
[시노]
뭐야?
……아아.
자, 올라와.
[클로에]
와아. 아라켈이 시노의 어깨에 올라타니 정말 잘 어울리네!
[네로]
그러게. 이 멤버 중에선 시노를 제일 잘 따르네.
[시노]
뭐 그렇지. 이 녀석이 뭘 하고 싶은지도 점점 알 수 있게 됐어.
[클로에]
있잖아. 시노는 어떻게 아라켈과 친해진 거야?
내가 다가가면 쌩 도망가버리더라고.
[피가로]
맞아. 나 같은 경우는 손만 조금 갖다 대도 이렇게 돼.
봐봐.
[아라켈]
뀨!
[네로]
……하하. 꼬리의 칼날로 피가로의 손을 잘라버릴 기세네.
[시노]
평범하게 대해줘.
그게 제일이야.
[피가로]
그래?
루틸 때는 '친해지자 대작전'같은 느낌으로 다 같이 하이터치를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마수랑 여러 방법으로 놀았었는데.
[클로에]
와아…… 재밌겠다!
나도 아라켈이랑 친해지고 싶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놀아보고 싶어.
[피가로]
그럼 다 같이 해볼까?
이다음에도 시련은 계속 있을 테고, 아라켈과 친해지는 건 메리트가 클 거야.
[네로]
귀여운 작전이라고 생각했더니 메리트라…….
[시노]
해보고 싶으면 해 봐.
네가 이 녀석이랑 친해질 수 있을지 두고 볼 만하겠어.
[피가로]
맡겨줘.
나는 인망 두터운 피가로 선생님이라고.
게다가 고대의 마수라고는 해도 짐승의 본질은 변하지 않아.
이쪽에 적의가 없다는 걸 제대로 전하기만 하면 돼.
아라켈, 이리 와.
네 날카로운 꼬리째로 내가 안아줄──.
[아라켈]
뀨!
[피가로]
아야.
[클로에]
히, 힘껏 물어버렸어……!
[네로]
(이 녀석, 성깔 있네……)
[시노]
거봐.
계산적으로 접근하니까 그런 거야.
이 녀석은 그런 거에 꽤 예리하다고.
[시노]
네로. 네가 예시를 보여줘.
[네로]
어, 나?
[클로에]
좋네! 네로는 마법사의 인기인이기도 하고, 아라켈과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지 알려주면 좋겠다!
[네로]
아니 기다려봐. 왜 그렇게 되는데.
[피가로]
나도 알고 싶네.
진심을 보여줘, 네로.
[네로]
(이거 빠지면 곤란할 분위기잖아……)
음─ 그럼 역시 맛있는 게 아닐까?
누군가 출출할 때를 대비해서 준비한 건과일을…….
자, 아라켈.
말린 포도랑 딸기야. 먹을래?
[아라켈]
뀨!
[네로]
하하, 맛있게 먹네.
꼬리까지 흔들면서……
너 이런 거 좋아하는구나?
[아라켈]
뀨뀨!
[피가로·시노·클로에]
…….
[네로]
어, 뭐야. 그 시선…….
[시노]
그렇게 나오시겠다.
[피가로]
아니.
아이템을 쓰는구나 해서.
[클로에]
으음~…….
음식이라…….
[네로]
어, 안 되는 거였어?
재봉사군까지……?
[클로에]
아, 아냐 아냐!
치사하다는 게 아니라 네로라서 할 수 있는 친해지는 방법이구나 해서.
[시노]
아이템 같은 걸 쓰지 않아도 너라면 이 녀석이랑 잘 지낼 수 있잖아.
[네로]
그, 그래?
[시노]
이 내가 하는 말이야.
틀림없어.
[네로]
하하, 그거 고맙네…….
[피가로]
그래서 클로에는 어떻게 할 거야?
친해지기 대작전, 뭔가 생각났어?
[클로에]
나는…….
역시 조금 더 시간을 들여서 노력해 볼까.
나만 아라켈과 빨리 친해지고 싶다고 초조해했지만…….
사람에겐 각자의 페이스가 있으니까.
천천히 홍차의 찻잎이 펴지길 기다리는 것처럼 가장 좋은 타이밍을 기다려볼래.
[시노]
헤에.
좋은 말이야.
[클로에]
에헤헤.
동쪽 마법사들…… 시노랑 친해졌을 때도 그랬으니까.
봐봐, 아라켈은 왠지 모르게 시노랑 닮은 것 같지 않아?
[네로]
아아, 알 것 같아.
조금 전 맛있는 걸 먹을 때의 표정이라던가가 특히.
[피가로]
조금 다쳐도 아픈 티를 전혀 안 내는 점이라던가 말이지.
[시노]
그런가?
[아라켈]
뀨?
[클로에]
후후, 그 얼굴도 똑같아!
……그러니까 아라켈.
넌 너대로 지내줘.
[아라켈]
………….
뀨!
[클로에]
아라켈?
[피가로]
어라. 조금 전까지 네 발로 있었는데 일어섰어.
[네로]
뭐지, 위협하는 포즈인가?
[시노]
……아니.
클로에, 숙여서 머리를 조금 낮춰봐.
[클로에]
이, 이렇게?
……어라.
아라켈,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거야!?
[피가로]
이거, 털 골라주는 거 아니야?
친애의 표시라는 거야.
[네로]
하하.
분명 재봉사군의 마음이 이 녀석에게도 전해진 거겠지.
[시노]
클로에, 생각한 것보다 빨리 왔네.
가장 좋은 타이밍이란 게 말이야.
[클로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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