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벤트 스토리 24/서릿날을 품은 짐승과 질풍의 카우리스

서릿날을 품은 짐승과 질풍의 카우리스 - 프롤로그

by camirin 2024. 6. 17.

[시노]

헤에, 이게 소문의 탑인가.

 

[네로]

진짜 끝이 안 보이네.

목에 담 오겠어.

 

[아키라]

(이런 곳에도 그 탑이……)

 

시노의 빗자루에 탄 채로 하늘 높이 우뚝 솟은 탑을 바라보았다.

──동쪽 나라의 깊은 숲 속에 기묘한 탑이 나타났다.

그 보고를 받고 시노, 네로, 클로에, 피가로 네 사람이 조사를 하러 온 것이다.

 

[피가로]

이 느낌은 이번에도 틀림없이 '마수의 씨앗'이 관계되어 있네.

 

[시노]

마수의 씨앗…….

스노우와 화이트가 말했던 그건가.


[스노우·화이트]

거기 마법사들!

잠깐 기다려~!

 

[화이트]

그대들도 알다시피 우리가 비밀리에 들여온 '마수의 씨앗'이 없어졌다네.

 

[스노우]

그건 겉보기엔 보석처럼 아름답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고대의 마법생물의 육체와 발톱과 뼈의 일부를 사용해 만들어진 것.

 

[화이트]

즉, 엄청나게 중요한 마법도구라네.

흙에 심어 마력을 주입하면 식물이 발아하듯 하룻밤새 기묘한 탑이 만들어지네.

이 건도 십중팔구, 마수의 씨앗이 관계되어 있겠지.

 

[스노우·화이트]

고대의 마수와 협력해서 탑을 끝까지 올라 마수의 씨앗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게야.

그대들, 부탁한다네~!


[클로에]

잘 됐네, 이렇게 '마수의 씨앗'을 하나 더 찾아서!

원래는 마법사에서 관리했을 특별한 마법 도구인 거지?

그런데 옮기던 중에 없어져서 쌍둥이 선생님도 큰일이었지.

 

[네로]

이상한 녀석이 악용하지 않은 게 불행 중 다행이네.

그리고 이 탑도 원래대로라면 젊은 마법사들을 위한 훈련장……이었던가.

 

[아키라]

네. 마법사와 마수가 협력해서 시련을 극복하고 탑을 돌파하면 마법사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시노]

재미있군.

이변을 해결하는 동시에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건가.

 

[네로]

하하, 의욕이 넘치네.

그럼 이번엔 우리 젊은 마법사에게 맡기고 우린 견학 겸 서포트라는 걸로…….

 

[시노]

무슨 소리야.

네로도 충분히 젊잖아.

 

[네로]

어, 내가?

 

[시노]

마법사에는 오즈나 쌍둥이도 있어.

천 년 이상 산 녀석이랑 비교해 보라고.

 

[네로]

천 년 이상 말이지…….

 

[피가로]

이쪽을 보고 무슨 일이야?

난 팔팔한 32살인데.

 

[네로]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클로에]

마수도 그렇지만, 새로운 옷과 만날 수 있는 것도 두근두근하네.

루틸한테 들었어.

탑 안에 들어가면 우리의 옷도 변한다며?

 

[아키라]

네.

마수와 세트 같은 디자인인데 전부 멋졌어요.

 

[클로에]

기대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요정 같은 게 우리를 위해 옷을 만들어주는 걸까?

만날 수 있다면 만나보고 싶어!

 

[시노]

어이. 슬슬 안으로 들어가자.

나도 어서 마수와 만나고 싶어.

미스라 녀석의 것보다 훨씬 커다란 게 기다리고 있을 게 분명해.

 

[피가로]

으음, 나는 루틸 때처럼 귀여운 마수인 쪽이 좋은데.

사람을 잘 따르기도 하고.

그 편이 더 치유되잖아.

 

[아키라]

아하하. 각자 특징이 있죠.

아서가 협력한 고대의 마수는 현명하고 긍지 높은 마수였고──.

 

[아키라·클로에]

!

 

[클로에]

방금 그 소리는…….

 

[시노]

헤에.

저게 탑 안에서 기다리는 시련이라는 건가.

좋아. 내가 해치워주지.

 

[네로]

의욕이 있는 건 좋지만, 너무 무리하진 마.

 

[피가로]

그럼, 다들.

탑의 시련에게도 불렸겠다, 슬슬 들어갈까.

 

[시노]

──현자.

 

시노가 뒤를 돌아보았다.

진홍의 눈동자에 공포는 티끌만큼도 떠오르지 않았다.

 

[시노]

안에 있는 마수가 얼마나 흉폭하든, 내가 따르게 하겠어.

넌 똑똑히 보고 있어.

내 활약을 말이야.

 

[아키라]

시노…….

(신기하다…….

시노의 말 한마디로 전부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시노]

간다.

꽉 잡아.

 

[아키라]

네, 네!


지금까지의 조사와 같이, 탑의 아래쪽에 뚫린 창문 같은 구멍으로 들어갔다.

 

[시노]

어두워서 잘 안 보이네…….

맛차 스디퍼스》

 

시노가 주문을 외우자, 주변이 한 번에 밝아졌다.

어느새 우리의 옷은 처음 보는 것으로 바뀌어있었다.

 

[클로에]

와아……!

이 벨트를 돋보이게 하는 느낌, 와일드하고 멋있어!

분위기는 쿨하지만 따로 노는 느낌도 아니고…….

목 부분의 퍼가 좋은 역할을 하고 있어!

 

클로에가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하던 그때,

안쪽에서 위협하는듯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피가로]

오, 슬슬 마수의 등장인가.

 

[시노]

기다렸다고.

자, 나와봐.

 

톡, 톡, 톡 하고 벽을 차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마법사들·아키라]

………….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그것이 나타났다.

[마수]

뀨!

 

족제비 같은 사랑스러운 모습에 선명한 청록색 눈동자.

두 발로 서면 시노의 무릎 정도의 길이일까.

꼬리 끝은 낫처럼 날카롭고 뾰족했고, 횃불의 불빛에 반짝 빛났다.

 

[시노]

뭐…….

 

[클로에]

귀, 귀여워~~~!

안아보면 안 될까!?

 

[피가로]

헤에, 작네.

 

[시노]

뭐? 너 지금 뭐라고──.

 

[마법사들·아키라]

!?

 

[아키라]

꼬리만으로 거대한 바위를 부쉈어……?

 

[네로]

파괴력 엄청나잖아…….

 

[클로에]

으, 응.

겉모습은 귀여운데 갭이 엄청나네……!

 

[클로에]

어라, 왜 또 바위를 부수는 거야!?

 

[피가로]

어라? 저쪽의 높은 바위에 올라서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네.

 

[아키라]

혹시, 우리가 내려다보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던가……?

 

고대의 마수는 우리를 관찰하는 파수꾼처럼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다시 공격할 수 있도록, 칼날처럼 예리한 꼬리까지 이쪽을 향한 채였다.

 

[피가로]

이건…… 미움받았나 본데.

 

[시노]

넌 처음 만난 상대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는군.

나때도 그랬다.

 

[피가로]

응? 그랬나?

 

[네로]

그나저나 곤란해졌네.

이래서야 고대의 마수와 협력해서 정상까지 오를 수 있으려나.

 

[시노]

……이봐, 너.

 

시노가 부르는 소리에 고대의 마수는 이빨을 드러내며 울었다.

야생동물 같은 경계심에 시노는 겁먹지 않고 미소 지었다.

그리고 마법으로 낫을 꺼내 가까운 바위를 향해 휘둘렀다.

 

[마수]

……!

 

[시노]

나와 네 낫.

어느 쪽이 강한지 승부하자.

 

순간 빨갛고 파란 눈동자가 마주 보았다.

그리고 고대의 마수가 꼬리를 한 번 붕 휘둘렀다.

마치 주먹을 들어 반격하는 것처럼.

눈에도 담기지 않을 속도로 바위에서 뛰어내렸다고 생각한 순간, 우리의 발밑에 착지했다.

 

[클로에]

으음, 조금은 경계심을 풀어준 걸까……?

 

[시노]

그래.

적어도 지금의 아라켈에게선 적의가 느껴지지 않아.

 

[네로]

아라켈?

그게 그 녀석의 이름인가?

 

[시노]

아마도.

조금 전 눈이 마주쳤을 때 어렴풋이 머릿속에 떠올랐어.

 

[피가로]

헤에, 무사히 마수와 마음이 통했네.

역시 시노야.

이걸로 시련 제1단계는 돌파했네.

 

[클로에]

다행이다─!

축하해, 시노!

 

[시노]

흐흥, 당연하지.

자. 가자, 아라켈.

 

[아라켈]

뀨!

 

이렇게 갑자기 나타난 기묘한 탑과 고대의 마수와 현자의 마법사들의 모험이 시작되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