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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21/빛나는 하늘의 페르 노엘

21. 12. 22 빛나는 하늘의 페르 노엘 - 숏 스토리 2

by camirin 2021. 12. 20.

[히스클리프]

어라……

이 책, 얼룩이 묻었네.

하얗고 사각사각한 게……

이거 설탕 가룬가?

 

[오웬]

비켜.

 

[히스클리프]

앗, 오웬……!

깜짝이야.

 

[오웬]

시끄럽네.

빨리 거기서 비켜. 책을 집을 수가 없잖아.

 

[히스클리프]

미, 미안……!

편하게 봐……

 

[오웬]

……야, 뭘 보는 거야.

 

[히스클리프]

그게……

슈톨렌을 먹으면서 책을 넘기면 설탕이나 기름이 묻는데……

 

[오웬]

그래서 뭐?

다음부터 네가 책을 읽는 옆에서 과자를 먹으면서 페이지를 넘겨달라고?

 

[히스클리프]

그건 싫네……

 

[오웬]

그럼 꼭 해줄게.

기대하고 있어.

 

[히스클리프]

……그나저나 오웬이 도서실에 있다니 별일이네.

뭔가 찾아보는 중이야?

 

[오웬]

어떤 열매를 찾고 있어.

서쪽 나라에서만 얻을 수 있는 희귀한 열매야.

심심하니까 잼을 만들 과일 속에 섞어주려고.

그런데 이름을 까먹어서 찾고 있어.

 

[히스클리프]

서쪽 나라에서만 얻을 수 있는 열매……

그거 혹시……

 

[오웬]

너 알아?

 

[히스클리프]

안다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파우스트 선생님이 수업에서 희귀한 열매를 쓰기 위해 서쪽 나라에 간다고 했으니까.

분명 오드, 오드…… 뭐더라.

 

[오웬]

아아,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네.

빨리 기억해 내.

억지로 기억을 끌어내 줄 수도 있고.

 

[히스클리프]

잠깐, 잠깐!

……있잖아, 오웬.

어렴풋이 생각났는데 그거 꽤 위험한 독이 든 열매였던 것 같아.

 

[오웬]

하하, 심한 트집이네.

그럼 넌 내가 잼을 만들 과일 속에 독이 든 열매를 섞으려 한다는 거야?

 

[히스클리프]

응.

 

[오웬]

의외로 확실하게 말하네.

 

[히스클리프]

그런 짓을 하면 다들 곤란할 테고,

만약 과일을 섞으려면 평범한 과일을 섞는 게 좋을 것 같아.

딸기라던가 사과라던가.

분명 그쪽이 달고 맛있지 않을까 하는데……

 

[오웬]

…………

 

[히스클리프]

……어떨, 까.

 

[오웬]

그렇네.

 

[히스클리프]

어!?

 

[오웬]

당장 네로한테 만들어달라 할래.

빨간 과일을 질퍽질퍽하게 뭉개서 설탕을 잔뜩 넣고 부글부글 끓인,

막 생긴 상처 같은 식감의 녀석.

 

[히스클리프]

가, 갔다.

……네로에겐 미안하지만 독이 든 잼은 어떻게든 피한 것 같고, 이걸로 괜찮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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