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클리프]
어라……
이 책, 얼룩이 묻었네.
하얗고 사각사각한 게……
이거 설탕 가룬가?
[오웬]
비켜.
[히스클리프]
앗, 오웬……!
깜짝이야.
[오웬]
시끄럽네.
빨리 거기서 비켜. 책을 집을 수가 없잖아.
[히스클리프]
미, 미안……!
편하게 봐……
[오웬]
……야, 뭘 보는 거야.
[히스클리프]
그게……
슈톨렌을 먹으면서 책을 넘기면 설탕이나 기름이 묻는데……
[오웬]
그래서 뭐?
다음부터 네가 책을 읽는 옆에서 과자를 먹으면서 페이지를 넘겨달라고?
[히스클리프]
그건 싫네……
[오웬]
그럼 꼭 해줄게.
기대하고 있어.
[히스클리프]
……그나저나 오웬이 도서실에 있다니 별일이네.
뭔가 찾아보는 중이야?
[오웬]
어떤 열매를 찾고 있어.
서쪽 나라에서만 얻을 수 있는 희귀한 열매야.
심심하니까 잼을 만들 과일 속에 섞어주려고.
그런데 이름을 까먹어서 찾고 있어.
[히스클리프]
서쪽 나라에서만 얻을 수 있는 열매……
그거 혹시……
[오웬]
너 알아?
[히스클리프]
안다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파우스트 선생님이 수업에서 희귀한 열매를 쓰기 위해 서쪽 나라에 간다고 했으니까.
분명 오드, 오드…… 뭐더라.
[오웬]
아아,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네.
빨리 기억해 내.
억지로 기억을 끌어내 줄 수도 있고.
[히스클리프]
잠깐, 잠깐!
……있잖아, 오웬.
어렴풋이 생각났는데 그거 꽤 위험한 독이 든 열매였던 것 같아.
[오웬]
하하, 심한 트집이네.
그럼 넌 내가 잼을 만들 과일 속에 독이 든 열매를 섞으려 한다는 거야?
[히스클리프]
응.
[오웬]
의외로 확실하게 말하네.
[히스클리프]
그런 짓을 하면 다들 곤란할 테고,
만약 과일을 섞으려면 평범한 과일을 섞는 게 좋을 것 같아.
딸기라던가 사과라던가.
분명 그쪽이 달고 맛있지 않을까 하는데……
[오웬]
…………
[히스클리프]
……어떨, 까.
[오웬]
그렇네.
[히스클리프]
어!?
[오웬]
당장 네로한테 만들어달라 할래.
빨간 과일을 질퍽질퍽하게 뭉개서 설탕을 잔뜩 넣고 부글부글 끓인,
막 생긴 상처 같은 식감의 녀석.
[히스클리프]
가, 갔다.
……네로에겐 미안하지만 독이 든 잼은 어떻게든 피한 것 같고, 이걸로 괜찮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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