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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21/넘쳐흐르는 꿈의 스텔라토

넘쳐흐르는 꿈의 스텔라토 1화

by camirin 2021. 7. 5.

[아키라]

구름이 없어서 그런가 오늘 밤은 하늘이 참 예쁘다……

 

창밖은 완전히 어두워진 밤 풍경이 보였다.

별들이 반짝거리며 밤하늘을 장식하고 있었다.

혼자서 조용한 밤을 보내다 보면 가끔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싶어 진다.

맑은 밤하늘은 곁에 있지만 과묵하고 무엇이든 들어줄 것 같다.

별에 소원을 비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았다.

 

[아키라]

(……지금 내가 별에 소원을 빈다면 무슨 소원을 빌까)

(역시 '원래 세계로 돌아가게 해 주세요'?

 아니면……)

 

턱을 괴고 생각하던 중, 문득 시야 끝자락에 기묘한 반짝임이 보였다.

 

[아키라]

……응?

 

시선을 던지니 창밖에 불티같은 것이 팔랑팔랑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아키라]

어라, 이거……

 

고개를 갸웃거리다 문득 무언가 생각났다.

 

[아키라]

(……설마 파우스트!?)

 

그는 꿈이 밖으로 새어 나오는 <거대한 재앙>의 상처를 지니고 있다.

밤에 춤추는 빛 알갱이는 예전에 본 파우스트의 꿈의 단편과 닮아있었다.

 

[아키라]

(꿈이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도록 방에 결계를 쳤다 했을 텐데……)

(그러고 보니 파우스트는 외박을 한 임무에서 막 돌아온 참이었지)

 

혹시 그때 그의 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두근거림을 느낀 나는 파우스트의 방으로 달려갔다.


[아키라]

파우스트, 방에 있나요!?

아키라예요!

 

노크를 해도 답이 없다.

반사적으로 문고리를 돌리자 의외로 잠겨있지 않고 간단히 돌아갔다.

 

[아키라]

실례합니다, 들어갈게요……!

 

결심하고 문을 열었다.

그곳에서 본 것은 뜻밖의 풍경이었다.


[아키라]

……어?

 

방 안에 펼쳐진 것은 타고 있는 불씨가 아니라 반짝반짝 빛나며 가득 차 있는 별들.

아까 올려다본 밤하늘보다 훨씬 많은 반짝임으로 넘쳐흐르고 있었다.

마치 보석을 흩뿌려놓은 듯한 눈부심이었다.

 

[아키라]

(이건 대체……?)

 

당황스러우면서도 그 아름다움에 넉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파우스트]

……

 

하지만 테이블에 엎드린 파우스트가 눈에 들어온 순간 정신을 차렸다.

 

[아키라]

파우스트!

 

달려가서 그의 몸을 크게 흔들자, 방을 뒤덮고 있던 별들이 사라졌다.

 

[아키라]

(……사라졌어!?)

파…… 파우스트, 눈 좀 떠보세요!

 

[파우스트]

……으응.

 

[아키라]

괜찮아요!?

 

[파우스트]

현자……!

네가 왜 여기에……

 

[아키라]

허락 없이 들어와서 죄송해요.

사실 아까 파우스트의 꿈이 흘러나온 것 같아서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닌지 걱정돼서……

 

[파우스트]

꿈이 흘러나왔다고? 넌 뭘 봤지?

 

[아키라]

예쁜 별들이었어요.

하늘에 가득한……

 

[파우스트]

별이 가득한 하늘……?

아아, 너한텐 그렇게 보였나……

 

[아키라]

네?

 

[파우스트]

……아무것도 아니야, 잊어 줘.

그렇군. 확실히 방금 꿨던 꿈이야.

하지만 네가 방에 들어온 것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매개를 써서 결계를 쳤는데도……

 

[아키라]

몸이 안 좋은 건 아닌가요?

테이블에 엎드린 채 쓰러져있었어요.

 

[파우스트]

…………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파우스트는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우물우물 입을 움직였다.

 

[파우스트]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야.

그……

그냥 선잠이야.

 

[아키라]

네?

 

[파우스트]

한심한 말이지만 책을 읽다가 깜빡 잠들어버린 것 같아.

 

민망한 듯 파우스트가 어깨를 움츠렸다.

나는 드디어 안심하고 숨을 내쉬었다.

 

[아키라]

그랬군요……

아무 일도 없어서 다행이에요.

 

[파우스트]

소란스럽게 해서 미안했어.

 

[아키라]

신경 쓰지 마세요.

분명 임무 때문에 피곤했던 걸 거예요.

 

[파우스트]

……그것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긴장이 풀린 모양이야.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한 파우스트의 말에 놀랐다.

마법사에서 살기 시작했을 초기에 그렇게 까칠했던 그의 입에서 '긴장을 풀다' 같은 말이 나올 줄이야.

조금씩 평온하게 지내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걸까.

그렇다면 선잠도 깜빡도 나쁜 일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파우스트]

하지만 꿈이 흘러나왔다는 건 문제군.

결계가 발동되고 있지 않았다는 건……

 

책장에 다가간 파우스트는 낡은 동물의 뿔 같은 것에 손을 대고 작게 주문을 외웠다.

 

[파우스트]

……그런 건가.

아무래도 결계에 쓰고 있는 매개에 약간 흠집이 있었던 모양이야.

 

[아키라]

어……

그래도 괜찮은 건가요?

 

[파우스트]

괜찮다면 괜찮지만……

괜찮지 않다면 괜찮지 않아.

 

[아키라]

어, 어느 쪽이죠?

 

[파우스트]

결계를 못쓰게 된 거냐는 의미라면 괜찮아.

수리를 하면 일단 기능은 해.

하지만 멀리 본다면 별로 좋지 않아.

어디까지나 응급처치니까.

조만간 동쪽 나라로 매개를 조달하러 가는 게 좋겠군.

 

[아키라]

그렇네요.

파우스트에게 있어서 결계는 빠뜨릴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무심코 둘이서 문 쪽을 바라보았다.

 

[파우스트]

오늘은 손님이 많군.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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