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녹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남쪽의 마법사 레녹스.
이쪽에 계신 분은 400년 전부터 모신 저의 주군, 파우스트 라비니아 님……
[파우스트]
크흠.
[레녹스]
…………
방금 소개에 문제 있을까요?
[파우스트]
내 지금 직업에 부하는 필요 없어.
나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을 주군이라 하면 네가 오해받아.
[레녹스]
……파우스트 님을 저주꾼 파우스트 님이라고 소개드려야만 하나요?
[파우스트]
당연하지. 경칭도 필요 없어.
[레녹스]
…………
동쪽 마법사인 저주꾼 파우스트.
저주꾼이라 하니 어감이 좋지 않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있고 사실은……
[파우스트]
저주꾼은 저주꾼이야.
다음은 내가 네 소개를 하지.
남쪽 나라의 마법사 레녹스 램.
말수는 적지만 성실하고 의지할 수 있는 남자다.
일상생활에서도, 전장에서도.
물론 목초 지대에서도.
그는 남쪽 나라에서는 양치기를 하고 있어.
자, 그 아이를 보여줘.
[레녹스]
이 녀석 말씀이신가요?
감사합니다.
[파우스트]
그가 신용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건 내가 보증하지.
저주꾼의 보증 같은 건 참고가 안 되겠지만 말이야.
[레녹스]
파우스트 님.
[파우스트]
뭐지.
[레녹스]
역시, 저주꾼 외에 파우스트 님의 영광스러운 과거를 소개해드려도 될까요?
[파우스트]
사람 잘못 봤어.
난 영광스러운 과거 같은 건 없다.
그리고 타임 오버야.
[레녹스]
한 번만 다시 하게 해 주십시오.
[파우스트]
끈질기군.
[레녹스]
딱 한 번만.
[파우스트]
안 돼.
[레녹스]
…………
한 번만.
[파우스트]
완고하구만……
그래, 알았어.
과거 얘기는 빼고 날 소개해 줘.
[레녹스]
그러니까, 파우스트 라비니아.
지금은 선글라스를 끼고 계시지만 눈 색은 선명한 보라색으로……
[파우스트]
그런 정보 필요한가?
[레녹스]
……정이 깊고 상냥한 분입니다.
[파우스트]
하하…… 그건 네 얘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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