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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19/정의와 축제의 프렐류드

정의와 축제의 프렐류드 3화

by camirin 2021. 3. 21.

[피가로]

본거지를 중요시하느냐, 목적지를 중요시하느냐야.

중앙도 남쪽도 선량하고 남을 돕길 좋아하지만,

중앙의 마법사는 사명감이 강하고 무언가를 수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지.

그러기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도, 무언가를 버릴 것도 각오하고 있어.

옛날의 파우스트처럼 지도자에 어울리네.

 

[미틸]

그렇게 들으니 왠지, 중앙의 마법사는 멋지네요……

 

[리케]

에헤헤.

 

[루틸]

하지만, 중앙의 마법사분들의 금방 무리하는 점은 왠지 걱정이에요……

오늘도 위험한 일은 하지 말아 주세요.

 

[카인]

뭐야.

귀여운 말을 하네.

걱정 마. 이래 봬도 역전(歷戰)의 기사라고.

그럼 바로 모험을 시작하자.

목적인 태고의 신전은 황야의 어디에 잠들어있으려나.

 

[오즈]

눈 앞이다.

 

[카인]

어?

 

[오즈]

고대도시 메사가 이 아래에 잠들어있어.

 

[아서]

환상의 도시 메사……

역시 정말 있었군요!

 

[루틸]

그런데 왜 모래에 파묻혀버린 걸까요……

 

[레녹스]

도시를 멸망시켜버릴 만한 큰 천재(天災)가 일어났을지도 모르겠군.

 

[미틸]

지하에 도시가 잠들어있다니……

어떻게 신전까지 가야……

 

[아키라]

(눈에 보이는 건 전부 황야……

발밑에 도시가 있다니 믿기지 않아……)

(이만한 흙이나 모래를 파헤치는 건 마법사라도 힘들겠지……)

 

망연자실하고 있던 그때, 지팡이를 든 오즈가 앞으로 걸어 나갔다.

 

[오즈]

물러나 있어라.

 

[아키라]

오즈……?

 

[카인]

현자님, 이쪽으로.

 

카인에게 보호받으며 오즈에게서 떨어졌다.

오즈는 천천히 지팡이를 머리 위로 들었다.

새라도 올려다보는 듯한, 온화한 눈빛으로 주문을 외운다.

 

[오즈]

《복스노크》

 

둥실, 그의 머리카락이 푸른 하늘에 휘날렸다.

다음 순간, 그것은 폭풍으로 변했다.

 

[아키라]

…………!

 

카인에게 머리가 감싸진 채, 그의 팔 안에 가둬지듯 안겨졌다.

그럼에도 팔이나 뺨에 부딪히는 모래알이 느껴졌다.

 

[미틸]

와앗……!

 

[리케]

아야야야……

 

[아서]

……윽, 다들!

눈과 입을 다물고 있는 편이 좋아……!

 

그렇게 들어도 눈을 감을 수는 없었다.

충고하는 아서마저도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눈앞의 광경이 너무나도 대단해서,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잊고 말았다.

끝없는 황야에 펼쳐지는 흙과 모래가 적란운과 같이 높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산뜻한 청공의 빛마저 어둑어둑하게 덮어버리는 모래의 적란운 아래.……

유적이 된 도시의 건물들이 머리를 내밀기 시작했다.

 

[아키라]

(……이게 환상의 도시 메사……!)

 

오즈는 거대한 크레이터를 파내는 것처럼 점점 모래를 감아올리고 있었다.

그 기세는 두려울 정도였다.

주위는 순식간에 밤처럼 어두워지고, 도시가 파헤쳐지고 있었다.

세상이 다시 만들어지는 것 같다.

그곳에 서있는, 한 명의 마법사의 손에 의해.

 

[오즈]

…………

처음으로 오즈가 무섭다고 생각했다.

아니, 틀렸다. 두려움을 새겼다.

 

[아키라]

(……이건 신과 같은 힘이야……)

 

수 분……

어쩌면 수십 초였을지도 모른다.

모래의 구름은 저 멀리 사라지고,

아득히 먼 곳에 커다란 모래언덕의 산을 만들고는 푸른 하늘이 돌아왔다.

우리의 눈앞에는 태고의 도시, 메사의 유적이 펼쳐져있었다.

 

[리케]

……이게 고대도시 메사……

 

[카인]

상상했던 것보다 큰 도시네……

거의 완전한 형태로 유적도 남아있어……

 

[피가로]

분명, 저 유적 안에 태고의 신전을 되살릴 단서가 있을 거야.

이 앞은 중앙의 마법사들에게 맡길게.

태고의 신전을 되살린다면 날 불러줘.

 

[미틸]

네!?

저희는 유적에 들어갈 수 없나요?

 

[루틸]

저, 조금 둘러보고 싶어요!

 

[피가로]

안 돼 안 돼.

이번 주역은 중앙의 마법사들이야.

우린 어디까지나 후방 지원.

탐험은 그들에게 맡기고 여기서 응원하고 있자.

 

피가로는 설득하듯 루틸과 미틸의 어깨를 안으며 끌어당겼다.

그러면서 매서운 눈빛으로 오즈를 응시했다.

 

[피가로]

혹시나 위험한 일이 생기더라도 오즈가 책임지고 어떻게든 하겠지.

부탁할게, 오즈.

 

[오즈]

…………

 

부탁한다고 말했지만 협박하는듯한 피가로의 말투에 오즈는 인상을 찌푸리며 등을 돌렸다.

 

[아서]

기다려주세요, 오즈 님!

 

[카인]

아서!

그럼, 우리끼리 다녀올게.

너희는 여기에서 대기하고 있어 줘.

 

[레녹스]

미안하군.

나만이라도 따라갈까?

뭔가 위험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

 

[카인]

괜찮아. 리케는 어떡할래?

여기 있을래?

 

[리케]

설마요.

 

리케는 사랑스러운 눈썹을 치켜올리며 꾸짖는 듯 피가로를 흘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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