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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22/울보 토끼와 모자의 플로르

20. 04. 19 울보 토끼와 모자의 플로르 - 숏 스토리1

by camirin 2022. 4. 19.

[피가로]

……좋아, 완성!

 

[파우스트]

피가로.

 

[피가로]

안녕, 파우스트.

네가 먼저 말을 걸어주다니 별일이네.

나한테 용건이라도 있어?

 

[파우스트]

용건이라고 할 정도는 아닌데……

답안지를 만들고 있는 것 같길래 조금 신경 쓰였어.

혹시 방해했나?

 

[피가로]

전혀.

지금 막 끝난 참이니까 딱 좋았어.

이건 미틸한테 부탁받은 거라서.

 

[파우스트]

미틸에게?

필기시험을 내 달라고?

 

[피가로]

맞아.

동쪽 마법사들은 이런 시험을 자주 보잖아.

히스클리프한테 얘기를 들은 것 같아.

저도 해보고 싶어요, 라고 하더라고.

 

[파우스트]

그렇군……

미틸은 부지런하고 좋은 학생이네.

 

[피가로]

그렇지.

하지만 네 학생도 우리 애들에게 지지 않을 좋은 애들이잖아.

 

[파우스트]

훗, 확실히 나한텐 아까울 만큼 좋은 학생들일지도 모르겠네.

그보다, 괜찮으면 그 답안지 좀 보여주겠어?

수업에 참고하게 해 줘.

 

[피가로]

물론이지.

자, 봐.

 

[파우스트]

…………

 

[피가로]

아하하.

그렇게 빤히 보면 조금 부끄러운걸.

 

[파우스트]

…………

 

[피가로]

어, 어라?

그 반응……

설마 어디 이상한 문제라도 있었어?

 

[파우스트]

있었지.

 

[피가로]

있었어!?

 

[파우스트]

아니, 이상한 문제가 있단 말은 어폐가 있었어.

내가 잘 만들지 않는 종류의 문제가 일부 있어서……

예를 들면…… 이거.

'만약 오늘을 특별한 날로 만든다면, 어떤 기념일로 할지 답하시오'

 

[피가로]

아아, 그거 말이구나.

그런 장난기 있는 문제도 좋지?

오늘은 우리에게 있어서 임무도 없고, 수업도 없고, 특별히 볼일이 없는 아무것도 아닌 날이야.

그런 평범한 특별하지 않은 날을 내 마음대로 특별하게 꾸미고 즐기는 게, 특히나 루틸은 특기거든.

이건 그 애랑 얘기하던 중에 생각났어.

독창성을 키우면서 매일을 풍부하게 하고, 웃음을 늘게 하는 멋진 문제지.

 

[파우스트]

남쪽 나라의 마법사답네.

하지만, 이 문제에는 정답이 없잖아.

정답이 없는 문제의 답안에 대체 어떻게 점수를 매길 거지?

 

[피가로]

그런 건 간단하지.

내 마음에 들면 다들 참 잘했어요 꽃을 그려줄 거야.

 

[파우스트]

자유롭네……

 

[피가로]

자유로운 게 좋잖아.

그럼 어디, 너라면 이 문제에 뭐라고 답할 거야?

오늘이라는 날에 어떤 이름을 붙일래?

 

[파우스트]

그건……

…………

 

[피가로]

……엄청 진지하게 생각하네.

여전히 성실하구나.

그러고 보니 곧 '울보 토끼와 춤추는 모자의 만남을 축하하는 날'인가.

루틸이랑 미틸은 꽃을 준비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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