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
…………
[화이트]
이런, 무르.
그런 곳에 주저앉아서 뭘 하고 있는 게냐?
[브래들리]
커다란 상자 같은 걸 끌어안고 이상한 녀석이구만.
[무르]
이건 그냥 상자가 아니야!
얘네들의 생활을 바라보고 있었어.
[브래들리·화이트]
얘네들?
[무르]
이 상자 정원 안의 주민들!
[화이트]
……오오, 정말이구먼!
마을 모형 안에 인형들이 움직이고 있어.
아기자기하게 움직이는 걸 보니 귀엽구나.
이건 꼭두각시…… 는 아니고, 마법 도구구먼.
[무르]
응!
서쪽 나라의 시장에서 찾았어.
엄청 싸게 팔고 있길래 사봤어!
상자 정원 안에 인형을 놓으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각자 개성을 갖고 생활을 시작해.
[브래들리]
값나가는 장난감인가, 쓸데없어.
[무르]
가격만이 물건의 가치라고는 할 수 없어.
그리고 아마 이건 가격에 비해 잘 만들어졌을걸.
자, 여길 봐!
[브래들리]
……뭐야.
인형들이 실랑이를 하는데, 이건……
[화이트]
인형들이 인형의 뺨을 때리고 방에서 나가버렸구먼.
마치 사랑싸움 같구나.
[브래들리]
이쪽 인형들은 다른 한 인형을 둘러싸고 물건을 뺏는 것 같아.
[무르]
아하하. 조금 전까지 이쪽 둘이 손을 잡고 걷고 있었는데.
사이가 좋은데 사이가 나쁘다니, 복잡하고 재밌어━!
[브래들리·화이트]
…………
[브래들리]
왠지 이 상자 정원에 있는 녀석들, 묘하게 관계가 엉망진창이지 않아?
[화이트]
음……
귀여운 건 움직임뿐이구먼.
[무르]
그런 구조니까!
이건 『애증극의 상자 정원』이라는 건데, 복잡한 관계성을 그린 인형극을 볼 수 있는 마법 장난감이야.
[브래들리·화이트]
애증극의 상자 정원……
[화이트]
장난감이라기엔 조금 위험한 어감이지만……
서쪽 나라제(製)다운 발상이긴 하구나.
이렇게 절묘하게 상식적이지 않은 느낌이.
[브래들리]
취미가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이야.
뭐, 바에라도 두고 가끔 들여다보는 정도라면 술안주로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무르]
브래드! 그럼 나랑 승부하자.
각자 마음에 드는 인형을 정해서 그 동향을 지켜보는 거야.
나랑 너 둘 중 어느 쪽이 고른 인형이 먼저 마음에 둔 사람이랑 이어질지.
그날 술값을 걸자!
[브래들리]
좋아, 그럼 난 이 인형에 걸겠어.
씩씩하게 살라고, 지면 숯덩이로 만들어줄 테니까.
[무르]
그럼 난 이 인형━!
여러 방법을 써서 행복해지자!
[화이트]
(옆에서 보면 인형 놀이를 하는 귀여운 그림일지도 모르지만……)
(이건 어린이들에겐 보여줄 수 없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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