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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21/석양이 미소짓는 온실의 랩소디

21. 11. 08 석양이 미소짓는 온실의 랩소디 - 숏 스토리 1

by camirin 2021. 11. 4.

[무르]

…………

 

[화이트]

이런, 무르.

그런 곳에 주저앉아서 뭘 하고 있는 게냐?

 

[브래들리]

커다란 상자 같은 걸 끌어안고 이상한 녀석이구만.

 

[무르]

이건 그냥 상자가 아니야!

얘네들의 생활을 바라보고 있었어.

 

[브래들리·화이트]

얘네들?

 

[무르]

이 상자 정원 안의 주민들!

 

[화이트]

……오오, 정말이구먼!

마을 모형 안에 인형들이 움직이고 있어.

아기자기하게 움직이는 걸 보니 귀엽구나.

이건 꼭두각시…… 는 아니고, 마법 도구구먼.

 

[무르]

응!

서쪽 나라의 시장에서 찾았어.

엄청 싸게 팔고 있길래 사봤어!

상자 정원 안에 인형을 놓으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각자 개성을 갖고 생활을 시작해.

 

[브래들리]

값나가는 장난감인가, 쓸데없어.

 

[무르]

가격만이 물건의 가치라고는 할 수 없어.

그리고 아마 이건 가격에 비해 잘 만들어졌을걸.

자, 여길 봐!

 

[브래들리]

……뭐야.

인형들이 실랑이를 하는데, 이건……

 

[화이트]

인형들이 인형의 뺨을 때리고 방에서 나가버렸구먼.

마치 사랑싸움 같구나.

 

[브래들리]

이쪽 인형들은 다른 한 인형을 둘러싸고 물건을 뺏는 것 같아.

 

[무르]

아하하. 조금 전까지 이쪽 둘이 손을 잡고 걷고 있었는데.

사이가 좋은데 사이가 나쁘다니, 복잡하고 재밌어━!

 

[브래들리·화이트]

…………

 

[브래들리]

왠지 이 상자 정원에 있는 녀석들, 묘하게 관계가 엉망진창이지 않아?

 

[화이트]

음……

귀여운 건 움직임뿐이구먼.

 

[무르]

그런 구조니까!

이건 『애증극의 상자 정원』이라는 건데, 복잡한 관계성을 그린 인형극을 볼 수 있는 마법 장난감이야.

 

[브래들리·화이트]

애증극의 상자 정원……

 

[화이트]

장난감이라기엔 조금 위험한 어감이지만……

서쪽 나라제(製)다운 발상이긴 하구나.

이렇게 절묘하게 상식적이지 않은 느낌이.

 

[브래들리]

취미가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이야.

뭐, 바에라도 두고 가끔 들여다보는 정도라면 술안주로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무르]

브래드! 그럼 나랑 승부하자.

각자 마음에 드는 인형을 정해서 그 동향을 지켜보는 거야.

나랑 너 둘 중 어느 쪽이 고른 인형이 먼저 마음에 둔 사람이랑 이어질지.

그날 술값을 걸자!

 

[브래들리]

좋아, 그럼 난 이 인형에 걸겠어.

씩씩하게 살라고, 지면 숯덩이로 만들어줄 테니까.

 

[무르]

그럼 난 이 인형━!

여러 방법을 써서 행복해지자!

 

[화이트]

(옆에서 보면 인형 놀이를 하는 귀여운 그림일지도 모르지만……)

(이건 어린이들에겐 보여줄 수 없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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